주간 배송기사들이 하루에 보통 롤테이너 약 10개에 담긴 물품을 분류합니다. 여기에 소모되는 시간이 하루에 한 4, 5시간은 됩니다. 캠프에 물품이 담긴 롤테이너가 전달되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이거를 다 배송을 하려면 기다려야 되는 거죠. 대기 시간과 분류하는 시간들이 거의 하루에 4, 5시간은 소요가 됩니다.강민욱 /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
주간 배송기사들은 신선물품에 한해 저녁 8시까지 배송해야 되고 그렇지 않은 일반 물품에 대해서는 밤 12시까지 배송해야 합니다. 야간 기사의 경우 아침 7시까지 모든 물품에 대해 다 배송을 끝내야 됩니다.
(기자 질문 : 평소에 300개를 배송해야 되는데 내가 오늘 몸이 안 좋아서 한 100개 정도만 한 150개 정도만 하면 안 되겠냐. 이런 물량 조절은 배송기사한테 아예 불가능한 건가요?)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시스템은 배송기사가 배송하는 구역에 그날 주문이 된 물건은 뭐든지 다 쳐야 됩니다, 나오는 건.강민욱 /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
왜 엘리베이터 왜 안 타냐고요? 그게 더 빡세요. 시간이 더 걸려요. 이거 박스 크기가 뭐 얼마나 된다고요. 큰 음료수 같은 거면 몰라도. 그리고 엘리베이터 엄청 더워요. 지금 같은 날씨에 엘리베이터 안은 한 40도는 될 겁니다.C 씨 / 제주도 쿠팡 배송기사
쿠팡 퀵플렉스가 다른 택배사 배송 일에 비해 수익이 높긴 합니다. 그런데 그건 배송 물량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배송 건당 수수료가 더 높은 것도 아니에요. 쿠팡은 '배송기사들이 돈을 잘 번다'고 하지만, 몸을 갈아서 돈을 버는 거거든요. 그거를 처우가 좋다고 표현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아닙니다.A 씨 / 제주도 쿠팡 배송기사
(택배업계에) 분류 작업이 많이 없어졌어요. 아주 작은 규모의 택배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분류하시는 분들이 따로 있어요. 그런데 쿠팡은 점점 역으로 가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부러움의 눈으로 봤던 다른 회사 택배기사들이 지금은 저희를 안쓰럽게 봅니다.A 씨 / 제주도 쿠팡 배송기사
돌아오면 그냥 쓰러져 자기 바빴어요. 씻지도 못하고 그냥 눕는다던가 밥을 제대로 못 먹었어요. 저녁이 되면 한 6시 반쯤 일어나거든요. 그쯤 되면 고기류를 잘 못 먹었었어요, 속이 부대낀다고. 소화가 안 된다 그러고. 이렇게 먹으면 일을 하지를 못 한대요.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거예요. 1주일에 하루 쉬었지만 리듬이 깨진다고 쉬는 날에도 밤에 잠을 안 잤어요. 밤에 안 깨어 있으면 그다음 근무하는 날이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쉰다고 해도 퇴근 날 아침 집에 와서 바로 다음 날 저녁에 나가야 하는 거잖아요. 하루를 통째로 쉴 수 있는 날은 없었어요. 주 7일이나 마찬가지였어요.쿠망 사망 배송기사 고 정슬기 씨 배우자
어느 날은 몸 이곳 저곳이 다 멍인 거예요. 굴렀다는 거예요, 발을 헛디뎌서 계단에서. '왜 그렇게까지 일을 하냐. 좀 쉬엄쉬엄 하면 되는 거지’라고 하니깐 7시까지 일을 못 마치면 안 된다고 얘기를 몇 번을 하더라고요. 그날 (주문 물량이) 400개가 나오든 500개가 나오든 본인이 다 해야 돼요. 사람들은 ‘물량 조절할 수 있잖아?’ 그게 아니에요. 그 지역을 맡았으면 그냥 끝내야 돼요, 7시까지. 안 그러면 클렌징으로 인해서...쿠망 사망 배송기사 고 정슬기 씨 배우자
(구역 변경 후 배송을 도와주는) 아르바이트생을 써야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왜 아르바이트생을 쓰면서까지 배송을 해야 되냐'라고 물었어요. 남편이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으면 나는 이 구역 물건을 소화를 못 한다'고 했어요. 이 구역에서 나온 물건은 100% 다 내가 소화해야 된다. 안 그러면은 클렌징으로 인해서 내가 이 구역에서 정리가 된다. 그럼 회사 측에 말해서 '물량을 조정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거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만신창이인 상태로 계속 그 일을 했던 것 같아요.쿠팡 사망 배송기사 고 정슬기 씨 배우자
쿠팡 규정에 따르면, 1주일에 한 번은 쉬어야 하거든요. 이미 6일 일한 사람은 자신의 업무용 계정으로는 일할 수 없죠. 그런데 15일, 20일 연속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업체(대리점)에서 편법을 쓰는 거죠. 먼저 타인의 계정을 만들어 캠프에 등록합니다. 등록해서 '이 사람이 근무 나갈 거다'라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기존 배송기사들한테 일을 나가라고 강요하죠. '당신이 책임질 수 있냐, 라우트(배송구역) 날아가면 어떻게 할 건데'라면서요. 이런 게 항상 적발되는 것도 아니고, 또 적발돼도 대리점들이 '다음번에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페널티가 없어요. 보통은 경고로 끝납니다. 그러니까 또 하는 거죠.A 씨 / 제주도 쿠팡 배송기사
지속적인 노동자 사망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하는데, 쿠팡은 매번 말로만 위기를 모면해 보려고 하지 않습니까. 쿠팡의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인데, 달랑 '격주로 이틀 쉬게 해주겠다'고만 하는 건 언론 플레이 아닙니까. 더 큰 문제는 쿠팡의 이러한 나쁜 기업 행태를 보고도 다 묵인하는 우리 사회입니다. 정부도 국회도 모르는 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쿠팡이 저렇게 안하무인인 겁니다.정금석 씨 / 쿠팡 사망 배송기사 고 정슬기 씨 아버지
사회적 합의 체결 당시인 2021년 쿠팡은 자기들은 거의 직고용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지금은 달라졌죠. 쿠팡 친구라고 하는 직고용 배송기사는 전체의 25%밖에 안 되고, 75% 정도는 위탁 배송기사들입니다. 더 이상 사회적 합의에 쿠팡이 빠질 이유가 없어요. 물론 사회적 합의가 강제적인 건 아니고, 그러니까 안 들어오는 거겠죠. 결국 국토부나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또 이끌어야 하는데, 국토부나 노동부가 그걸 아직 안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송기헌 / 국회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취재 | 홍주환 조원일 |
영상취재 | 김희주 이상찬 오준식 신영철 |
편집 | 장주영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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