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

“수갑 미군” 출국 묵인 검찰, 직무유기로 고발 검토

2013년 03월 15일 08시 43분

지난주 뉴스타파는 무고한 민간인을 수갑으로 불법체포한 미군들이 한국을떠났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7개월동안 기소여부도 결정하지 않았으면서 미군들이 나가도록 동의해준 것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된 것이다.

보도직후,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들은 피의자 신분인 미군들이 수사 주체인 검찰의 묵인하에 한국을 빠져나간 것은 검찰 스스로 사법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사실상 직무유기라며 검찰의 태도를 성토했다. 평택지역 시민단체들은 또 ‘한국 사람들이 잘못을 했을때는 검찰이 단호하게 처벌하는 반면, 유독 미군 문제에 대해서만 왜 너그럽게 대처하는지 의아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서울 신촌과 동두천 등에서 미군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지난해 한미 양국은 주한 미군 범죄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기소전이라도 한미간 협의를 통해 미측으로부터 피의자 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언론은 이에 대해 일본의 소파 개정보다 진일보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시 보도자료만 냈을뿐 지금까지 합의문 전문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외교적인 문제뿐 아니라 미국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앵커 멘트>

지난주 뉴스타파는 한국인을 수갑으로 불법체포한 혐의로 검찰에 조사를 받던 미군들이 기소 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이미 한국을 떠났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바 있습니다.

보도 직후,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제기됐고,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직무 유기라며 형사고발 조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 범죄 속보, 박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중석 기자>

한국 검찰이 조사중인 평택 수갑 사건의 피의자인 미군 헌병들이 모두 한국을 빠져나갔다. 

[김원희 주한 미7공군 공보관]

“지금 상황에서 말씀드리는 건 모두 떠났고...”

특히 한국 검찰이 이들의 출국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동의까지 해줬다. 

[민영선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검찰이 수사의지가 없다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 거기에 대해 제가 답변을 드릴 수가 없고요.”

지난주 뉴스타파가 단독 보도한 내용입니다. 

지난 14일, 평택지청 앞...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검찰을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출국동의 평택검찰 각성하라.”

피의자 신분인 미 헌병들이 수사주체인 검찰의 묵인하에 한국을 빠져나간 것은 검찰 스스로 사법주권을 포기한 것이고 이는 사실상 ‘직무유기’라는 것입니다.

민변과 시민단체들은 법률 검토를 거쳐 출국을 용인해 준 해당 검사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할 방침입니다. 

[조영선 변호사 / 민변 주한미군문제연구회 위원장]

“이 사건은 미군 쪽에서 요구하는 공무집행중 사건으로 보면서 수사를 지연시킨게 아닌가, 악의적으로 지연시킨 게 아닌가... 이제 와서는 그게 심각한 피해가 아니다, 조금 있으면 공무집행 중이었기 때문에 불기소, 무혐의하는 것으로 예견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솔직한 저의 추측입니다.”

외교통상부조차 한국을 떠난 미군을 재판을 위해 소환한 전례가 없다고 말합니다. 

[외교통상부 담당공무원]

“다시 기소가 결정된 이후에 미군이 다시 소환조사가 가능합니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죠.

(이론상으론 가능한데 지금까지 그런 전례가 있었나요?)

“전례는 없었죠. 없었고요.”

하지만 검찰은 아직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을 뿐, 수사와 재판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민영선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기소가 만약에 된다면 재판이 정상적으로 가능한가요?)

“그것은 아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요 그것도 나중에 설명을 드릴께요.”

 미국의 한 군사전문지. 뉴스타파 보도 직후인 지난 11일 "한국 민간인을 수갑을 채운 혐의로 조사 중인 7명의 미군 헌병이 허락을 받아 모두 한국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이상한 대목이 눈에 띕니다. 

‘미 헌병들이 누구에게도 심각한 상해를 입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될만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이렇게 수원지검 평택지청 검사가 말했다고 보도한 대목입니다. 

우리 언론에는 줄곧 기소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말을 해왔던 한국 검찰.

[민영선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기소 여부는 언제쯤 결정이 되나요?)

“그건 아직 정해진 게 없어서 답변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서...”

그러나 미국 측 언론은 한국검찰이 사실상 미군을 기소할 뜻이 없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것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 그러나 검찰은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민영선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준 사실도 없고 확인해 드릴 수도 없고요.”

(확인해 줄 수 없다고요? 그러면 이 미국보도로 그 미군들이 해를 입힐 정도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 처리할 정도가 아니라라는 말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평택 지청에서 이런말이 나왔다 얘기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거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고...”

실제, 그동안 검찰의 수사태도를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취재팀이 만난 당시 수갑 사건의 한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단 한차례 피해자 조사를 받았을 뿐, 이후 아무런 추가조사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미군 헌병과의 대질심문은 없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사건을 맡았던 담당 검사가 인사이동으로 교체됐습니다. 

검찰의 수사 의지가 의심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00 / 평택 미군수갑 사건 피해자]

“잘 해결될 거라는 생각 안했어요. 왜냐하면 여태까지 미군에 관련한 사건을 보면 특별히 이렇게 결말짓고 끝낸 적은 여때까지 봐도 없는 것을 보니까...”

[강상원 평택 평화센터 소장]

“한국사람들이 잘못을 했을 때는 검찰이 굉장히 단호하게 처벌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 미군 사건을 바라보면서 ‘왜 유독 미군한테만 저렇게 너그럽지’라고 하는 의아함과 분노감이 클거라고 생각하고요.”

지난 2011년. 서울 신촌에서 여고생이 미군에 성폭행을 당합니다. 8개월 뒤, 한미 양국은 주한 미군 범죄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합니다. 

당시 외교통상부가 내놓은 보도 자료입니다. “우리 측은 기소전이라도 한미 간 협의를 통해 미측으로부터 피의자 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시 언론들도 ‘일본의 소파 개정보다 진일보했다’, ‘주한미군 피의자 처리 독소조항을 없앴다’며 합의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 발표 두 달 뒤 발생한 평택 미군의 한국인 수갑 사건을 보면, 합의 내용 따로 현실 따로입니다. 

실제 이 합의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놨을 뿐, 지금까지 합의문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외교통상부에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외교통상부 담당공무원]

“저희가 기본적으로 공개를 안 하고 있고요. 관계부처 의견도 받아야하고 그리고 미측의 동의도 받아야 됩니다.”

(합의문 자체를 공개하는 게 국민의 알권리든지 특히 이게 이제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런 점도 있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관계부처 의견도 존중해야 하고 미국의 입장도 존중을 해야 되고요.”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미군문제팀장]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합의사항 미국 눈치를 보면서 미국이 원치 않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이런 태도는 정말 문제라고 봅니다.”   

수사 중인 미군이 출국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문제 될게 없다는 검찰. 주한 미군 범죄 처리를 크게 개선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냈으면서도, 정작 그 합의 전문은 공개하지 않는 외교통상부.

[양 00 / 평택 미군 수갑 사건 피해자]

“대한민국 국민이면 검찰이나 경찰이나 보호해주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데 그런 게 안되는 거 보니까, 씁쓸하죠.”

대한민국 정부의 현주소입니다.

뉴스타파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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