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마우나리조트 참사 1년...공무원은 “책임 없음”

2015년 02월 03일 22시 02분

2014년 2월 17일 오후 9시 6분 경.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천정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모여있던 520여 명의 대학생 중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쳤다. 검찰수사 결과 이 사고는 체육관 인허가 과정부터 시공, 안전관리까지 총체적 문제점이 집합된 인재로 드러났다.

당시 이 체육관을 인허가 해준 관할 관청인 경주시청은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사고발생 1년 후, 과연 이 말은 지켜졌을까.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 체육관을 허가한 관할 관청 공무원들은 단 1명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14명의 인명사고를 낸 대형참사에 경주시청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무것도 몰랐다”는 공무원 정말 책임이 없는걸까.

붕괴된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은 위변조한 공문서로 탄생했다. 관광단지 특성상 리조트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려면 경상북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신축을 서둘렀던 리조트측은 경상북도의 승인을 생략했다.

대신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공무원으로부터 기존에 승인 받았던 리조트 조성계획서를 건네받아 마치 원래 체육시설이 계획서에 있던 것처럼 위조했다. 이 계획서의 ‘시설지구별 결정조서’에서 공란으로 돼 있던 체육공원 건축 연면적 란에 ‘(변경)1500㎡,증 1500㎡’이란 문구를 기재한 후 다시 끼워 넣은 것이다.

당시 이 공문서를 리조트측에 건네준 담당부서 과장은 “담당 공무원은 리조트 측을 믿고 서류를 건네준 것이고 위조한 것을 몰랐다. 담당과장, 계장들도 위변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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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측은 위변조한 서류를 바탕으로 경주시청 건축과에 ‘건축허가’신청서를 냈다. 건축과도 리조트측이 제대로 승인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건축허가를 내줬다. 경주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수백장 서류 가운데 한 장이 위변조 돼 끼어 넣어진 것을 공무원이 알 길은 없다”고 밝혔다.

위변조 서류로 건축허가를 받은 리조트 측은 건물도 부실하게 지었지만 건축과는 무난하게 준공허가까지 내줬다. 여기서도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법상 준공 전에 공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현장조사를 감리사 등에 대행하고 있다. 공무원은 서류상 하자가 없으면 준공허가를 해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은 모두 “몰랐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피해갔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단 1명. 리조트측에 공문서를 건넨 말단 공무원 1명만 견책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문경고’로 감경됐다. 불문경고는 신분상 불이익이 없어 사실상 징계를 면한 것과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불법, 부실한 체육관이 경주시청 관리하에 인허가를 받았지만 정작 경주시청 공무원들은 모두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간 것이다.

“인허가 문제 시청과 사전 협의중” 공무원은 정말 몰랐을까.

그러나 뉴스타파가 입수한 경찰 내사문건을 보면 과연 경주시청이 리조트측의 불법을 정말로 몰랐을 지 의심되는 대목이 나온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건설에 참여한 코오롱 건설에서 ‘2009년 4월 ‘마우나리조트 체육시설 공사 회의내용’’을 압수했다. 이 회의내용에는 “체육관 인허가 문제와 관련해 ‘시청과 사전 협의 진행중”이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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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측이 서류를 위변조한 건 2009년 5월, 코오롱측은 이미 한 달 전부터 경주시청과 체육관 인허가와 관련한 논의를 했단 얘기다. 취재진은 경주시청 담당공무원에게 진짜로 위변조 사실을 몰랐는지 물었다. 담당 공무원은 “그때 당시의 일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렇게 책임을 피해간 경주시청은 참사 이후 한달간 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한 이후 현재는 사고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다. 당시 사고로 중상을 입고 1년 째 병상에 누워있는 장연우(부산외대, 미얀마어과 1)씨 어머니 이정연 씨는 “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정부는 사고나고 한 달 정도만 반짝 관심을 기울이더니 지금은 연락 한 번 해오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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