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전혀 광주사태에 관여한 바도 없고 책임은 물론 없고 일체 없었다 이런 변명의 글을 1면에 실은 거예요. 그래서 내가 즉각 릴리 대사에 대해서 반박하는 이런 장문의 기사를 썼어요. 13가지 항목으로 조목조목 따져서 미국이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는 것, 아무리 발뺌을 해도 될 수 없다는 걸 적었어요. 모든 상황 증거로 해서 미국이 발뺌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인들을 농락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을 얘기하고 이제는 신문지상에서 할 것이 아니라 공중토론으로 하자. 나 영어 잘 한다 그러니까 하자. 이렇게 했더니 그걸로 끝나버렸어.리영희, 광주 MBC 특별대담 (2005년)
전두환 시기에 들어와서는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아무런 가능성이나 징조가 보이지 않았단 말이에요 .모레 가면 또 내일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주 캄캄했어. 캄캄하고 말하자면 빠져 나갈 길이 없다는 거. 이 핍박과 고난. 지식인으로서 특히 이걸 견뎌야 한다는 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그게 걱정되고 내일에 대한 공포 모레에 대한 공포가 생기더라고 정말 어려운 때였어요.리영희, 오마이TV (2005년)
국본(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에서 활동했던 사람들 중에 리영희 선생님에게서 배운 바가 없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걸요? 지난 세 차례의 민주정부 또는 진보정부의 대통령들은 다 국본 출신이에요. 넓은 의미에서 지금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리고 그 국본에 이름을 올렸던 분들 중에 국무총리 장·차관, 장관 이런 분들의 숫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요. 그 때 국본에, 6월 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적어도 4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이라면 그중에서 리영희 선생님의 제자가 아닌 분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고 저는 봐요. 예외 없이 모두가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죠.유시민 이사장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돌이켜보면 16년 전, 그러니까 (한겨레신문이 )창간되기 한 8개월 전에 엄혹했던 오로지 억압과 탄압과 침묵만이 지배했던 사회에서 뭔가 그런대로 빛이 되고 질식해가는 국민들에게 산소와 공기를 제공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그런 마음을 가진 몇몇 해직기자, 네댓 명이 국민주를 모집해서 그것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 가지고 신문을 하나 만들면 어떻겠냐는 그런 의견을 의논했습니다.리영희 , 한겨레 15주년 기념식 (2003년)
리영희 선생님 삶을 보면 물론 지식인으로서의 삶, 자기 목소리를 내서 불의의 시대에 항거했던 지식인으로의 삶이 너무 크게 와 닿아서 약간 그런 부분은 경외감이 들어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저라면 만약에 그 시대에 똑같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자신이 없어요. 지식인이란, 때론 언론인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을 글에서 많이 주시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글쓰기에서도 저한테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이 아닐까 싶어요오승훈 팀장, 한겨레 탐사팀
제가 이제 PD수첩의 피디라고 하니까 당부를 하시더라고요. 언론인으로서 탐사보도를 하는 자가 민족이나 또는 진영 또는 애국 이런 것에 휘둘리지 말고 말 그대로 진실을 추구해라. 그것이 언론인의 자세다. PD수첩 피디가 젊은데 그렇게 커 나갔으면 좋겠다 하고 저한테 당부를 하시더라고요. 사실은 별 거 아닌 것 같은 말이고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말 같기도 한데 그 때는 그게 참 와 닿았어요.한학수 피디, MBC <PD수첩>
하신 말씀 중에 유명한 말씀 있잖아요. ‘내가 숭앙하는 것은 애국이나 뭐 이런 게 아니라 진실이다.‘ 그런 저널리스트로서 진실 탐구자로서 갖는, 누구나 언론인이라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가치이기도 한데, 그러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좋은 언론인으로서의 어떤 본인이 가졌던 신념을 초지일관 계속 지켜나가셨던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분이라면 사표로 삼아도 부족함이 없겠다.김철원 기자, 광주 MBC 취재부
무엇보다도 인간 '리영희'를 통해서 제가 봤던 것은 연대하는 거였거든요. ‘같이 손잡고 같이 하면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으니까 같이 해봅시다.' 라는 말을 전 리영희를 읽고 많이 느꼈거든요. 그래서 너무 팍팍하지 않게 좀 더 여유를 갖고 다른 것도 보고 같이 연대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 또래 청년들한테.전세훈,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제가 울타리 밖(학교)을 나가는 순간 수많은 유혹에 휘둘릴 테고 유혹이 아니라 정말 생존과 관련된, 진실되지 못한 글을 선택할 수도 있는 순간이 온다면 정말 너무 슬플 것 같은데,. 진짜 생각이 많이 날 거 같아요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으셨을 텐데 이런 생각도 많이 들 것 같고요.심주영, 동신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취재작가 | 이경은 |
촬영 | 이광석 |
글 구성 | 정재홍 |
연출 | 김성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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