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실천선언 50년㉕] 자유언론의 길 ‘우리대장 천관우’
2024년 11월 22일 11시 00분
KBS 기자협회가 길환영 사장의 부당한 보도개입과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해 KBS 이사회 이사 전원에게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KBS 기자협회가 독립적인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보고서는 우선 길환영 사장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사임은 청와대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진 사퇴 제안을 김 전 국장이 수용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길 사장이 김 전 국장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는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의 증언을 제시했다.
KBS 기자협회 진상보고서는 또 길환영 사장이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적은 있지만 실제 보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길 사장이 보도본부장실을 방문한 5월 5일 당일 방송됐던 9시 뉴스 ‘이슈 앤 뉴스’ 코너 리포트 제작 과정을 조사한 결과 실제 해경 비판 내용이 크게 수정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KBS기자협회 진상조사보고서.
진상보고서는 이 밖에도 길 사장의 압력으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와 국정원 댓글 수사 관련 뉴스가 축소 보도됐다는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가 대부분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과 KBS 노조를 통해 길환영 사장의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길 사장이 2011년 경매를 통해 취득한 이태원의 단독주택은 경매 당시 이미 불법 증개축된 건물이었지만 길 사장이 이를 알고도 8억여 원을 들여 낙찰을 받았고 이후 용산구청에 매년 1,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길 사장의 이 같은 건물 취득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린 전형적인 투기 수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길환영 사장의 부동산 관련 문서.
KBS 노조는 길환영 사장이 지난 2008년 대전방송총국장 재직시 주가조작 혐의가 드러난 CNK 오덕균 대표와 4천만 원대의 프로그램 제작 MOU를 체결한 사실을 폭로했다. 노조는 길 사장이 CNK의 콩고 다이아몬드 광산 사업권 획득 과정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함으로써 주가조작 사건의 서막을 열어줬다며 관련 의혹을 검찰이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KBS 홍보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주가조작 관련설을 부인했고 이태원 부동산 취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KBS 기자들의 취재, 제작 거부가 지속되면서 KBS 뉴스 프로그램의 파행 운영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KBS 보도본부 소속 일선 기자는 물론 거의 모든 부장과 팀장들이 보직을 사퇴했고 각 지역국의 보도국장과 부장들도 보직을 내려놔 이들을 대체할 후속 인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도본부 소속인 스포츠국의 부장과 팀장들도 보직사퇴 대열에 합류해 국가기간 방송사인 KBS의 6.4 지방선거 보도와 월드컵 중계 방송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 언론노조 KBS본부, 이사회 해임제청안 부결 시 29일 총파업.
KBS 이사회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야당 측 소수 이사들이 제안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공식 상정하고 28일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규환 KBS 이사는 다수 이사들과 합의 하에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이 상정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고, 양성수 이사는 해임제청안이 상정된 만큼 오는 28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28일로 예정된 KBS 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2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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