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보 '가상자산' 첫 신고… 66명이 10억 9500만 원 보유

2024년 03월 27일 19시 10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66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37일 기준 전체 국회의원 후보 951명 중 약 7%에 해당한다. 뉴스타파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698명과 비례대표 후보 253명의 재산 신고 내역을 전수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많은 가상자산을 신고한 사람은 경기도 안산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다. 배우자와 차녀 명의로 4억 6300만 원 어치 비트코인을 신고했다. 2위는 경기도 수원시정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다. 김 후보는 본인 명의로 비트코인 1억 1400만 원 어치를 신고했다. 3위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인 박충권 후보다. 박 후보는 2023년 12월 31일 기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5800만 원 어치 가상화폐(솔라나)를 보유하고 있었다가 올해 2월 전량 처분했다고 신고했다. 
후보들이 가장 많이 신고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이었다. 33명의 국회의원 후보가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2위 리플(XRP)은 22명, 3위 이더리움(ETH)은 18명이었다.
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선거구에 출마한 이양수 후보의 가상자산 내역. 본인과 장남이 각각 거래소에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 정보를 평가액과 함께 공개했다. (자료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가상자산을 신고한 66명 중 가상자산의 평가액이 1,000만 원을 넘는 후보는 17명이다. 평가액이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인 후보는 30명이었다. 나머지 후보 19명은 100만 원 미만의 가상자산을 신고했다. 후보들이 신고한 가상자산의 총액은 약 10억 95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650만 원이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후보 66명의 평균 자산은 23억 3,000만 원이었다. 전체 후보 951명의 평균 자산인 23억 1,000만 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액수다.
공직 후보자 재산 공개 항목에 가상자산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2023년 3월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이 150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실이 공개된 적이 있었지만, 당시 가상자산에 대한 재산 신고 제도가 없어 비트코인이 ‘현금’으로 등록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됐다. 뉴스타파는 공직자 재산 등록 및 공개 과정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 등을 꾸준히 보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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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공개 내용에 후보자와 가족들이 각 거래소별로 어떤 가상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그리고 가상자산의 평가금액이 얼마인지 등의 정보가 포함되면서 그동안 제기된 제도적 허점이 상당부분 보완됐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예치금을 보유한 경우에는 예금 항목으로 예치한 금액을 신고하도록 했다. 경기도 화성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업비트 예치금 5억 8,000만 원 신고)와 광주 동구남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후보(장남 업비트 예치금 47만 원 신고)는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에 예치금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후보마다 가상자산의 표기방법이 조금씩 달랐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가상자산의 코드(비트코인의 경우 BTC라는 약칭을 쓴다)를 함께 표시했지만, 일부 후보들은 코드 없이 가상자산 이름을 한국어로만 표시하기도 했다. 또 같은 가상자산을 후보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을 평가하는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서울 서초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한나 후보는 ‘비상장 가상화폐 MTIX’ 40만 개를 총 평가액 2,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시세 제공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MTIX 가상화폐의 시세는 개당 0.9437원(2024년 3월 27일 오후 5시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김 후보 소유 가상자산은 신고액에 크게 못 미치는 37만 원 수준이 된다.
제작진
데이터김강민 변지민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