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민간인 불법사찰 3탄_6급 주무관이 청와대를 협박?

2012년 03월 31일 06시 27분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 “제가 자료 삭제를 지시했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제가 몸통입니다. 몸통입니다.”

그러나 이영호씨의 주장과 달리 몸통 의혹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지난해 1월 공직윤리지원관실 정 모 과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하여튼 이 분이라는 건 제가 확실히 기억해요. 워딩을 정확하게 하자면, ‘이 분’...”VIP한테 보고됐단 말야.“ 민정에서 우리를 다 관리하는 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믿고 따르라는 거죠.”

[이재화 변호사] “장진수씨가 청와대 ‘VIP'에게 보고됐다는 진술을 한 그 다음날 느닷없이 (검찰의)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그 다음날 바로 장진수씨 자택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점심 때 청와대에서는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이 기자들하고 식사를 하면서 장진수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자)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발언을 합니다.”

그런데 장진수 주무관이 VIP를 언급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장진수씨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흘렸습니다.

[이재화 변호사]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예요. 만약에 6급 직원, 주무관이 청와대이 비서관에게 그런 요구(5억~10억 요구)를 하면 즉각적으로 이건 공갈의 실행에 착수를 한 것 아닙니까? 바로 수사의뢰를 합니다. 공직기강 비서관이란 게 그런 자리예요.”

사실 장 주무관이 법정에서 진실을 털어놓겠다고 한 이후 청와대는 직장 알선과 현금 등을 제시하며 장 주무관 무마에 적극 나선 적이 있습니다.

지난 30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그 당사자입니다.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 “겨우 틀어막고 있는데 결론은 뻔한 거 아냐. 전면 재수사 불가피하고 여태까지 검찰수사 한 거 전부 다 그냥 못 넘어갈 테고. 그러면 이제 문제는 여기에 관련됐던 모든 사람들이 이제 다 수사선상에 다시 오르고 재수사 해야 될 거라고. 그럼 우리 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할테고 우리 총리실 다 자유롭지 못할테고...”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제가 그걸 뭐 그렇다고 제가 안아가라는 말씀은 그거는 저는 납득이 안 됩니다.”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 “내가 어떤 형태로든 방법 찾아오면, 그러면 자네가 내 얘길 들어줄 텐가?”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네. 방법을 한 번 찾아보시면 뭐.”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 “그리고 캐쉬를 달라고 그러면 이거 못 믿겠다, 평생 못 믿겠다, 이러면. 캐쉬로 달라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 찾아줄게.”

청와대 발 5억에서 10억 제시사료(?) 당사자로 거명되지만 오히려 장 주무관이 먼저 요구했다고 말하는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 그러나 그와 관련된 증언이 류충렬 전 지원관(?)과 장진수 주무관의 전화통화에 분명하게 등장합니다.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 &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그래, 거기(청와대) 가서 얘기 다 전달했고.” “예. 예.” “뜻도 다 전달했고, 액수도 대충 전달했고. 내가 10억을 최종석(행정관)한테 얘기했어. 하니까 전혀 안 놀라더라고. 알겠다는 식으로 얘기했고. 그리고 타협의 여지는 두 사람이 알아서 하는 거다.” “예. 예.”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사실은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은 어쨌든 저는 이제 처자식을 공부시키고 해야 되는 막중한 이제... 자식들을 공부를 시켰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오명은 안고 가더라도 요놈들만, 그 정도 돈이 있으면 ‘아, 이놈들 공부는 시킬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은 했거든요. 돈 문제는... 최초의 시작점은 제가 정확하게 기억을 못해요,어느 시점인지. 그렇지만 어쨌거나 제가 가서 저분들(청와대 관계자)한테 ”돈으로 해결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진 않았죠. 그건 아니죠, 절대.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돈을 달라고 했는데 그러면 저분들이 ”알았어“ 선뜻 주겠다고 한 것도 이상하잖아요? 안 맞고요, 그건 내용도.”

문제의 류충렬 전 지원관을 찾았습니다. 그는 현재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민관합동주재 개혁단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 류충렬 단장님 사무실 맞습니까?) “자리를 비우셨는데요.”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를 적극 회피하던 류충렬 전 지원관을 퇴근길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 (5억에서 10억을 위에서 해줄 수있다, 라고 얘기를 했잖아요. “아, 그 녹취록 보세요. 한 번 읽어보고 다시 전화 주세요.” (장 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 만났는데 5억에서 10억 충분히 (마련) 될 것 같더라.) “그 말 있으면 확인해 보세요.” (확인을요?) “확인하고 전화 주세요.”

녹취록의 사실을 부정하는 류충렬 전 지원관. 그는 작년 1월 13일 장진수 전 주무관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합니다.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 &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실제 깊이, 좀 이렇게 2심에.” “예.” “잘 풀기 위해 노력했고. 벌금형이 거의 가능할 수 있다는 식으로 비서관님이 얘기하는데 사실인 것 같더라, 내가 봐도. 거 뭐, 그냥 현금 5억으론 안 될까? 쉽게 얘기하더라고. 현금 5억은 안 될까, 그러더라고.” “예.” “게임을 알고 출발해야 되니까. ” “예.” “뭐 5에서 10억 사이는 충분히 될 것 같고.” “예.” “그럼 이제 미니멈 5억에다 10억 사이로 될 것 같고 다 그 정도로 할 것 같더라고. 돈 관계나 뭐, 돈이 어디서 만들어지든 그거는 뭐 알아서 할 문제고... 어쨌든 나오는 건 청와대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어. 그렇지?” “예. 예.”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관리복무관] (그런데 그 비서관은 누구를 지칭하는 걸까요?) “제가 100회 이상의 통화를 했고 100회 이상의 말을 했는데 내가 어떻게 짜깁기가 됐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인데. 그 녹취가요.” (예.) “제가 지금 그 녹취를, 제 목소리를 들어도 정말 짜깁기 된 건 아닌가, 확인부터 해봐야 되겠다. 잘 한 번 보십시오.” (그러면 “현금 5억이면 안 될까. 쉽게 얘기하더라.” 할 때 ‘현금 5억이면 안 될까’는 누가 하는 말인가요?) “그건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없고요. 그건 변수가 아니고요.”

[이재화 변호사] “자기를 보호하는 사람이 장(석명) 비서관이라고 류충렬 국장이 누누이 얘기했다는 거예요. 장석명 비서관의 (보고 체계상) 바로 밑이 류충렬 단장인데 그 류충렬 국장, 매개가 됐던 사람이 장진수 주무관에게 민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벌금형이 된다고 이야기 했다, 돈 주겠다고 이야기 했다, 여러 차례 이야기 한 겁니다. 공식 보고라인에서 중간에 있는 사람이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거는 사실이라고 봐야 합니다.”

장진수 주무관을 공익제보자로 보고 흔쾌히 변론을 맡았다는 이재화 변호사. 그는 이번 재수사마저 사건의 본질을 놓친다면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이재화 변호사] “지금 청와대 쪽 인사들이 논리대로 장진수씨가 (금전을) 요구했다 하더라도 그건 본질이 아닙니다. 요구하더라도 청와대가 증거 인멸을 하거나 장진수의 입막음의 필요성이 없으면 돈을 줄 이유가 없습니다. 약속할 이유도 없고. 문제는 청와대가 장진수를 돈으로 회유하고 돈을 줬다는 데 문제가 있는 거고, 그것은 결국 증거 인멸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을 했다는 반증인 거죠.”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들이 민간인 불법사찰과 은폐 사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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