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논문 중복게재...승진에 도움됐나?
2015년 02월 27일 21시 41분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이 이전에 쓴 논문을 그대로 베껴 작성한 이른바 ‘중복게재’ 눈문을 한양대 교수업적 평가에 제출해 점수를 받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인용없는 중복게재라는 연구부정 행위에 이어 연구 실적을 부풀린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홍 후보자가 연구실적을 부풀려 점수를 받은 시점이 지난 2011년 한양대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하기 직전이어서, 연구윤리 위반 의혹이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파가 신경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양대로부터 제출받은 홍용표 후보자의 한양대 재직시절 교수업적 평가표를 분석한 결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010년 한해 동안 발표논문(프로시딩) 4건을 포함해 모두 7건의 논문을 업적으로 제출했다.
여기엔 2010년 12월 연세대 통일연구원 <통일연구>에 게재한 영어논문 The Evolution of Syngman Rhee's Anti-Communist Policy and the Cold War in the Korean Peninsula (이승만의 반공정책과 한반도의 냉전)도 포함됐다. 이 논문은 전문학술 논문으로 분류됐고, 한양대 교수업적 평가위원회로부터 3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점을 받은 이 영어 논문은 홍 후보자가 이미 자신이 이전에 공식 발표한 논문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결과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000년 영국에서 공식 출판한 홍 후보자의 영문 논문 ‘State security and regime security : President Syngman Rhee and the insecurity dilemma in South Korea, 1953-60 (국가안보와 정권안보 : 1953년에서 60년 사이 이승만 대통령과 남한의 불안정 딜레마)’ 제2장의 내용을 대부분 중복게재한 것이다.
이전 논문에서는 미주에 있던 내용이 2010년 논문에는 본문으로 옮겨진 차이 정도가 있을 뿐 내용은 대부분 같았다. 그러나 홍 후보자는 2010년 논문 어디에도 이전 논문을 인용했다는 등의 출처 표기를 하지 않았다. 인용없는 중복게재로, 연구 부정행위 또는 연구 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
※ 관련 기사 : 홍용표 통일부 장관후보자 논문 중복 게재… ‘연구윤리 위반’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홍 후보자는 즉각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논문 중복게재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홍 후보자는 중복게재한 논문을 연구실적 평가에 제출해 점수를 받는 등 부당하게 활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동안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홍 후보자가 중복게재한 논문을 실적리스트에 포함시켜 제출하고, 점수를 받는 등 연구실적까지 부풀린 사실이 한양대가 국회에 제출한 교수업적 평가 자료를 통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더구나 지난 2000년 출판한 논문의 경우, 홍 후보자가 지난 2001년 한양대 교수에 임용 지원할 당시 이미 주요 연구실적으로 제출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홍 후보자는 2001년 교수 임용시 제출한 논문 출판물의 내용 일부를 2010년 전문학술지에 인용없이 중복게재하고 이를 다시 한양대 교수 업적 평가에 제출해 사실상 동일한 논문으로 같은 학교에서 두 번이나 점수를 받은 것이다.
특히 중복게재 논문으로 연구실적을 부풀린 시점이 2011년 한양대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하기 직전이어서 베낀 논문을 교수 승진에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따라서 오는 11일 열릴 홍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학자로서 도덕성은 물론 연구 윤리 위반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이미 2008년부터 인용없는 자기 논문 중복게재는 연구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금지규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자도 제자들의 논문 가로채기 의혹과 함께 중복게재 논문을 연구실적으로 제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장관후보자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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