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문자에 등장하는 교수들은 선물만 받은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삼성을 비판하고, 삼성 사장단 앞에서 조언을 서슴지 않았던 교수들이 뒤에서는 장충기를 선배님, 회장님이라 부르며 인사청탁을 하기도 했다. 이들 교수들은 뉴스타파의 취재에 하나같이 문제가 없다거나 공식 인터뷰를 거절했다.

선배 아들 인사청탁에 후배 교수까지 나서

신상기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명예교수. 그는 한국경제발전학회 명예회장이자, 과거 삼성의 지배구조에 쓴소리를 했던 경제학자 중 한명이다. 지난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촉발된 삼성개혁 운동에서 신상기 교수는 삼성 비자금 특검 촉구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8월, 해외에 체류 중이던 신 교수는 장 사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다시 한 달 후 신 교수가 다시 장 사장에 카카오톡을 보냈다.

두 메시지에 등장하는 박모 과장은 신 교수의 지인인 박태하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명예교수의 아들이다. 한국경제발전학회장을 지낸 박 교수는 장충기 전 사장의 부산고, 서울대 동문이다.

이번에는 박태하 교수가 장충기에게 문자를 보냈다. 2016년 3월, 박 교수는 아들을 살려달라며, 장충기에게 읍소했다.

박 교수는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 장충기 사장에게 아들의 인사 이동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석달 뒤인 2016년 6월, 박 교수는 아들이 승진에서 실패하고 삼성전자를 그만뒀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후에는 장충기에게 아들을 다른 곳에 취업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취재진은 박태하 교수에게 아들의 부서이동과 취업을 요청한 것이 적절했는지, 취업청탁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대신 신상기 교수에게 입장을 물었다.

  • 신상기 교수 : 그 후배 일 잘 해 그러니까 좀 더 좋은 보직 없나, 유능하다면 일 잘하니 더 일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 좋지 않아요?그런 식으로 부탁을 안 해요?
  • 기자 : 공정하지 못한 인사가 될 수 있잖아요?
  • 신 교수 : 불공정 공정 누구 기준인데?누구 기준이예요?
  • 기자 : 상식에 비춰서 볼 수 있는 거죠.
  • 신 교수 : 상식이라는 게 누구 상식이에요? 이건 누구도 봐도 떳떳하다는 거지 내 말은 (장충기랑)알고도 있고 절친하니까 개인적으로 야 그것 좀 잘 봐줘 안 그래요?그럴 수 없어요?
  • 기자 : 저는 그렇지 않은데요, 교수님.
  • 신 교수 : 꼭 해야 된다는 억압을 주는 것도 아니고, 공정이랑 불공정하다..전 서로 가치판단이 달라요.

삼성 앞에서 혁신 외치다 뒤로는 딸 청탁 서울대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를 지낸 중국경제전문가로, 현재 문재인 정부 민간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의  대외경제분과 의장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2015년 11월, 삼성 수요사장단협의회에 연사로 초청 받아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이 혁신하기 위한 방법들을 조언했다. 그 후 두달 뒤, 장충기 사장에게 ‘선배님’ 호칭을 써가며 자신의 딸 이름과 사번까지 적어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뉴스타파가 전화를 하자 정 교수는 해당 문자 메시지와 질의 내용을 적어 보내달라고 했으나 답을 하지 않았다. 정 교수의 사무실을 찾아가자 개인적인 일이라고 변명만 늘어놓았다.

  • 정영록 교수 : 무슨 교수가 개인이지 무슨 지식인이에요. 그걸 갖다가 그런 식으로 몰 이유도 없죠. 여러분들이 대학교를 지식인의 뭐라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이에요. 모든 건 개인이에요
  • 기자 : 그럼 개인이라면 이런 인사청탁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 정 교수 : 이게 인사청탁인지 아닌지도 여기서 판단을 그렇게 하시지만 아닐 수도 있고 그거는 개인의 일이에요.

취재 : 한상진 송원근 조현미 박경현 강민수 홍여진
데이터 : 최윤원
영상촬영 : 정형민 최형석 김남범 신영철 오준식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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