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총리 딸 뽑기 위해  ‘맞춤형’ 교수 채용
-김 전 총리, 대법관 시절 김길자 총장 부부 ‘무죄’ 판결

인천의 경인여자대학교가 김황식 전 총리의 딸을 전임교수로 부정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지난 4월 10일~18일 경인여대 법인과 대학 운영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된 사실이다. 김 전 총리는 대법관 시절이던 2006년, 경인여대 김길자, 백창기 설립자 부부가 교비 부당사용 혐의로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뒤집고 대법에서 무죄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경인여대가 김 전 총리의 딸을 교수로 채용한 것은 이 같은 무죄 판결에 대한 보은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 김황식 전 총리는 대법관 시절 경인여대 관련 사건의 주심 판사였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교육부 실태조사 처분안에 따르면, 2015년 10월 경인여대는 당시 상임이사였던 김길자 전 총장의 지시로 유아보육과 시간강사였던 김 모 교수를 전임교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2016년 1학기 전임교원 충원 요청서’ 제출을 해당 학과에 요구했다.

경인여대 ‘교원인사관리 규정’에 따르면 전임교원 채용 시 해당 학과에서 먼저 충원이 필요하다고 본부 측에 충원서를 제출하는데, 당시에는 반대로 본부에서 먼저 해당학과에 충원서를 내라고 요구했다. 같은날 아동보육과, 아동미술과, 아동체육과는 각 1명씩 전임교원 충원 요청서를 내면서 김 모 교수의 전공에 맞춰 아동보육 초빙분야 지원자격에 ‘교육학’을 추가했다. 또 대학본부는 교원 충원 요청서에도 없는 ‘심리상담 전공자’에 대한 우대 사항을 추가했다.

김 모 교수는 학사는 미술사, 석사는 교육학, 박사(수료)는 교육상담심리를 전공했다. 김 모 교수에게 ‘맞춤형’으로 전임교원 채용 공고를 낸 셈이다. 또한 경인여대는 3개 학과의 지원율을 미리 김 교수에게 알려주고, 경쟁률이 가장 낮은 아동체육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김 교수는 1차 서류심사에서 5배수 내 공동 4순위, 2차 공개강의 4순위, 3차 면접심사 2순위로 최종 이사장 면접에 올라갔다. 그리고 백창기 이사장은 1순위가 아닌 2순위 후보였던 김 교수를 전임교원으로 임명했다.

▲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처분안에 나온 경인여대 김 모 교수 채용당시 지원자격. 조사 결과 김황식 전 총리의 딸인 김 모 교수가 경인여대에 부정하게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김 모 교수는 김황식 총리의 딸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김황식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2011년 경인여대 시간강사로 채용됐다. 김 교수는 김 전 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총리의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와 김 전 총리 누나의 시아버지가 총장으로 있는 동강대학에서 시간강사(2003년~2008년)를 지낸 것으로 드러나 취업 특혜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논란 이후 김 교수가 자리를 옮긴 곳이 경인여대였다. 김 전 총리는 2006년 대법관 시절 자신이 주심판사로 참여한 재판에서 김길자, 백창기 설립자 부부의 교비 부당사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1, 2심 법원은 모두 유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뒤집고 무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한 것이다. 이 판결은 교비 부당사용 혐의가 적발돼 학교에서 물러났던 김길자 전 총장 부부가 2008년 다시 학교로 복귀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당시 교수 채용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경인여대 한 관계자는 “당시 김 교수를 심사했던 한 심사위원은 김길자 전 총장이 “김황식 총리 딸을 뽑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며 “이번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그런 진술이 반영돼 부정채용 사실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모 교수는 “경인여대 처음 오게 된 계기는 아는 교수님 소개였으며, 김길자 전 총장과는 면접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한 사이였다. 자신에게 미리 학과 경쟁률을 알려준 사람도 없었다”며 교육부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김황식 전 총리 측은 "대법관 당시 경인여대 판결은 정당한 재판 과정을 통한 결론이었고, 이를 근거로 10년 뒤의 자녀의 채용 문제와 연관짓는 것은 근거 없는 명예훼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김길자 전 총장 부부는 자신의 측근과 가족 등도 부당하게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했던 기독교 세례 강요 의혹의 핵심 인물인 경인여대 교회 김 모 교목실장(유아교육과 교수)은 교육경력이 불분명한데도 특별채용했으며, 김길자 전 총장이 운영하는 대한민국사랑회 전담 직원인 박 모 사무국장을 김길자 전 총장의 수행비서로 부정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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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길자 전 총장의 조카를 특별한 심사 없이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정규직 전환을 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김길자 전 총장과 백창기 전 이사장 부부는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교직원들로부터 매월 학교와 법인 업무를 보고받으며, 학교와 법인 운영에 불법적으로 관여해 온 것으로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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