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국학원이라는 민간단체가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받은 정부 보조금의 지출 내역을 검증했다. 국학원은 국학을 널리 알리겠다며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1988년 만든 민간단체다. 이승헌 총장은 주식회사 단월드를 창립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국학원외에 지구시민운동연합 등 여러개 민간단체를 설립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3억62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국학원에 지원했다. 보조금은 대부분 이른바 나라사랑 교육의 강사비로 지출됐다. 지난 2016년에는 국학원 강사 99명이 7월부터 6개월간 전국 360개 초중고교에 파견돼 나라사랑 강의를 하고 모두 2300여만 원의 강사비를 받았다.

정부 보조금을 받고 강단에 선 강사들은 어떤 자격을 갖췄을까. 국학원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나라사랑 교육 강사들이 국학강사 1급 또는 2급 자격증을 보유했다며 각 자격증 별 교육과정을 보내왔다. 국학강사 자격증은 국학원이 자체 발급한 민간 자격증이다.

국학원은 국학강사 2급 자격증 교육과정에 수강생들이 국경일, 독도, 무궁화, 우리말, 태극기 등 6개 주제에 대해 각각 2시간씩 따로 교육을 받아 강사 자격을 취득해 학교 등에서 나라사랑 교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각 지역 국학원 홈페이지 등에서 찾은 국학강사 2급 자격증 과정은 국학원이 보내온 자료와 서로 달랐다.  2014년 서울국학원이 공지한 글을 보면 두시간 씩 10차례 기본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또 2016년 광명국학원이 공지한 국학강사 교육은 10차례 각 1시간 반씩 모두 15시간의 교육을 수료하면 국학강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이에 대해 국학원측은 “국학강사 시험은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합격할 수 있음에도 시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는 사례가 있어서 교육생 모집 안내문에는 교육일정과 장소 등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한 것”이라며 시험을 실시해 강사 자격을 준다고 밝혔다.

국학원은 또 국경일 등 6개 주제에 대해 각각 2시간씩 교육한다고 했지만 광명국학원의 교육 내용은 환인과 단군, 동북 공정 등이었다.

뉴스타파는 국학강사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체 교육과정 자료를 요청했지만 국학원 측은 응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각 지역 국학원에 따라 15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2급 자격증을 준다고 공지한 곳도 있다고 지적하자 국학원측은 해당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대신 국학원은 강사들이 레벨업 교육을 통해 독립군 이야기 등 해당 강의 주제에 맞는 심화 교육을 수료했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파는 심화교육의 실체를 검증했다. 국학원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를 보면 이승호,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신근식 숲힐링피아교육원장 등 3명이 강사 레벨업교육을 담당하고 정부보조금에서 각각 15만원씩 받았다. 이중 서호찬 교수는 독립군 이야기, 안보와 평화통일에 대해 강의를 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서 교수의 전문분야는 역사가 아니라 뇌교육과 뇌건강, 자연치유 분야였다. 서 교수의 석, 박사학위 논문은 물론 그가 참여한 학술연구 목록에서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연구한 이력을 찾을 수 없었다.

국학원이 서호찬 교수의 강의 모습을 찍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사진에는 웰빙트렌드 변화라는 제목의 강의 자료가 스크린에 올려져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독립군을 비롯한 민족의식을 함양하는 내용의 강의를 한 게 맞고 강의 말미에 시간이 남아 강사들의 심신 건강을 위해 뇌건강에 관해 간단히 소개를 했다”고 해명했다.

서호찬 교수가 직접 작성한 강의확인서에는 독립군 이야기, 안보와 평화통일에 대해 1시간 동안 강의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그가 제출한 강의자료는 모두 145쪽 분량이어서 시간이 남아 힐링 트렌드에 대해 추가적으로 강의를 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뉴스타파는 다른 2명의 전문가가 진행한 강사 레벨업 교육도 행정안전부에 보고된 내용과는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

숲힐링피아 교육원 신근식 원장이 직접 작성한 강의 확인서에는 신 원장이 한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에 대해 1시간 동안 강의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신 원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날 강의기법에 대해 교육했다며 교육내용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기술했다.  또 신 원장의 블로그에는 이승호 교수가 집중력 강화를 위한 기법에 대해 강의했다고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국학원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자료에는 이 교수가 광복71주년 대한민국 발전사를 강의한 것으로 나온다.

게다가 각 지역 국학원은 나라사랑 교육 강사를 모집한다며 수강생들에게 따로 교육비를 받았다. 전남국학원이 지난 2015년 1월 올린 국학강사 모집공고를 보면 교육비 20만원을 내고 2시간씩 여섯번 강의를 수강하면 국학강사 자격증을 발급받아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남국학원은 또 2016년 5월, 교육비 3만원과 국학원에 매달 5천원을 기부하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강사 모집 공고를 냈다. 경기도 광명국학원은 5만원을, 서울국학원은 교육비 8만원에 자격증 발급 비용 2만원을 합쳐 10만원을 받았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정형민, 신영철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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