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조금으로 회원에게 일당 준 특전사동지회

2018년 07월 02일 17시 01분

특전사동지회가 주차관리 등 자원봉사를 했다며 소속 임원과 회원들에게 정부보조금으로 일당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며 참가비와 기업 협찬 등을 받고도 정부보조금으로 회원 자원봉사 일당을 지급해 관련 규정을 무시했다.

특전사동지회는 군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전역한 사람들의 친목단체로 신현돈 전 육군대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특전사동지회는 회원들을 상대로 재난안전지도사 교육 등을 하겠다며 지난 2016년 정부 보조금 3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95%인 2800여만 원은 인건비성 경비로 지출됐다. 단순인건비가 1159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순인건비는 대부분 특전사동지회 회원들에게 지급됐다.

특전사동지회는 ‘6.25 상기 국민대통합 마라톤’ 대회에서 교통 통제와 주차장 관리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며 92명에게 1인당 5만3천원씩 모두 490만 원을 지급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국민대통합 마라톤 대회는 특전사 동지회가 참가비와 협찬 등을 받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별로 1인당 2만~3만5000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또한 당시 작성된 특전사동지회의 내부 회의 문건에는 현대자동차에서 1000만 원, 하나카드 500만 원, 국가보훈처 300만 원 등 모두 11곳에서 4300만 원의 후원금을 받는 것으로 나온다.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사업에 참가비나 후원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무시됐다. 마라톤 행사 예산은 3300여만 원이었다. 기업체 후원금만으로도 행사를 치르기에 충분했지만 특전사동지회는 자체 수입이 아닌 정부 보조금으로 회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했다.

특전사 동지회는 또 경기도 이천도자기축제에서 주차관리 등의 자원봉사를 했다며 620만 원의 보조금을 사용했다. 보조금은 이천지부 회원 16명에게 1인당 39만원씩 전달됐다. 이 돈은 회원들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된 뒤 다시 갹출돼 지부 운영비로 사용됐다. 특전사동지회 이천시지부 관계자는 “회비만 갖고는 지부 운영이 어려워 지원을 받은 것”이라며 “ 돈의 출처가 정부 보조금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1000만 원이 넘게 집행된 강사비 사용내역도 불투명했다. 특전사동지회는 지난 2016년 5월 2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4명의 강사가 강의를 했다며 모두 107만 원의 강사비를 지급했다. 강의 장소는 경북 포항의 한 교회. 포항까지 가는데 필요한 기름값은 강사 중 한 명의 신용 카드로 결제하고, 특전사 동지회가 나중에 비용을 보전해줬다. 그런데 카드 영수증에 찍힌 결제 시각은 28일 오전 10시 40분. 카드 영수증이 발급된 경기도 양주의 한 주유소는 포항에 있는 교회까지는 차로 4시간이나 떨어진 곳이었다. 주유를 마친 뒤 쉬지 않고 달려도 오후 3시쯤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김진영 특전사동지회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동안 강의를 했다며 50만 원의 강사비를 받았다. 김진영 사무총장은 또 7월 18일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경북 상주로 내려가 오전 8시부터 강의를 했다고 했는데  증빙 자료로 제출한 고속버스 승차권의 출발 시간은 6월 23일 낮 12시 10분이었다.

뉴스타파는 김진영 사무총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다. 김진영 사무총장은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며칠 뒤 김진영 사무총장은 전화를 받지 않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보조금 집행 규정을 준수했으며 포항에 가서 강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특전사동지회에는 올해도 국민세금으로 22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이 배정됐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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