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원 노동자에 470억 손배소...'대우조선 사태 주범은 산업은행'
2022년 09월 01일 20시 00분
다리가 부러지거나 골절상을 입은 사람들은 들것에 들어야 되거나 업어야 되거든요. 옛날에는 그런 일이 생기면 어두워진 뒤에야, 사람들이 다 퇴근한 뒤에야 업고 나와서 병원에 트럭으로 싣고 갔어요. 119 안 부르고 회사 차로 싣고 나갔죠. 사망 사고는 어차피 은폐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일반 골절 사고나 협착이나 손가락 잘린 사고는 은폐할 수 있거든요. 협력업체 사무실에서 몰래 119 안 부르고 자기들 회사 차로 병원에 옮겨 치료하면 되니까요.김 모 씨 /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저희가 사망 사고가 한 번 났었어요. 중대재해니까 대우조선이 작업 중지를 당했는데, 그때 원청(대우조선)이 자기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경영관리단에서 벌금이라도 때려라 해서 저희가 원청에 벌금을 냈어요. 그리고 1년 반 동안 페널티 먹여서 회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그때 사고도 저희보다는 대우조선 자재가 원인이 된 건데...C 씨 / 전직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대표
산재를 당한 업체는 한 3개월, 4개월 동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원청(대우조선)에 불려 가서 대책회의, 무슨 회의, 뭔 회의하고... (하청업체는) 죽어요, 죽어. 그렇게 하니까 은폐할 수밖에 없고, 완전 죽어요, 죽어. 지금은 좀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후환이 두려워서 일부는 산재를 숨기죠.D 씨 / 현직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대표
치료 기간이 길게 필요한 상황에선, 치료가 끝나지 않아도 현장에 복귀하라고 자꾸 회사에서 연락을 해요. 그럼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용접을 하게 된 이유가 그겁니다. 제가 원래 취부사 일을 했는데, 팔이 부러져서 깁스를 한 채로 취부하던 형님이 공구를 한 손으로 다루다가 공구가 터져 가지고 얼굴에 맞아서 이빨이 다 나가는 걸 봤거든요. 그걸 보고 '이 짓은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용접으로 전향했죠.유최안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하청노동자들이) 다리가 부러졌는데, 팔이 부러졌는데 출근하신 거예요. 보통 그런 분은 2차 하도급에 많아요. '왜 출근을 했느냐' 이유를 물어보니 '맨 아워(Man-hour)'를 얘기하시는 거에요. 맨 아워는 사람의 출근 일수로 기성금(원청이 주는 공사대금)을 주는 걸 말합니다. 그러니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출근 카드는 찍어야 되는 거죠. 그래야 그 사람의 출근 일수가 (기성금으로) 인정이 되는 거예요.김형수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
근래는 사람이 안 죽었어요. 일이 없을 때는 사람을 옆에서 닦달하진 않거든요. 그런데 사람이 이제 일이 바쁘니까 계속 닦달하게 되면 어느 순간 자기가 위험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계속 사람이 죽을 거예요. 안 그래도 주 52시간은 거의 유명무실해졌고요. 예전에 대우 조선소에서는 신규 입사자 사고가 워낙 많이 일어나니까, 처음에 들어오면 파란색 안전모를 씌워서 위험한 작업을 안 시키고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가르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파란색 안전모를 쓰고도 그냥 혼자서 공구 다루면서 작업하는 일이 너무 현장에 많아요. 이런 게 계속되면 사고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저는 그래서 차라리 조선업이 안 됐을 때가 나았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돈은 안 되는 건데 괜히 사람만 더 죽잖아요.유최안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취재 | 홍주환 홍여진 |
촬영 | 김기철 신영철 |
편집 | 박서영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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