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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회] 길환영 때문에 KBS 기자들이 뿔났다

2012년 12월 08일 06시 56분

 
<앵커멘트>

지난 6일 KBS 기자 협회가 총회를 열고 95.1%의 압도적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 했습니다. KBS의 대선후보 검증 프로그램에 새누리당이 추천한 KBS 이사들과 신임 길환영 사장이 편파방송이었다고 딴지를 걸면서 초래 된 사태입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끊임없이 반복돼 온 낯익은 모습입니다. 기자들 95%가 집단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공영방송이 몇 달 동안 파업을 하는 모습, 다음 정권에는 되풀이 되지 않길 기대합니다.

<기자>

공영방송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결의 했습니다. 대선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벌어진 사상초유의 일입니다.

지난 4일 밤 방송 된 대선후보 검증 프로그램인 ‘시사기획 창, 대선후보를 말한다’를 두고 KBS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인사들이 문제를 삼은 게 발단이 됐습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 “대선후보 검증단의 프로그램은 노사 합의에 따라서 지난 8월에 팀이 구성이 됐고요, 그리고 임원진들까지 다 회람된 대선후보 보도 준칙에 입각해서 취재와 제작, 방송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심의를 거친 모든 절차와 과정을 거친 정상적인 프로그램입니다.”

@ 시사기획 창 ‘대선후보를 말한다’ 12월 4일 방송

문제의 프로그램은 이미 길환영 사장이 취임직후 일방적으로 방송 보류 결정을 했다가 KBS 노조의 저항에 부딪혀 뒤늦게 방송 됐습니다. 당시 길환영 사장은 이미 뉴스에서 다 나간 방송을 장시간 다시 내보내는 것은 유권자들의 선택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아 진짜로 왜 이래요!”

거센 항의 끝에 결국 방송은 나갔지만 다음 날 여당 인사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편파적인 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단순 인상 비평에 의존한 근거도 없는 주장이었다는 게 야당 인사들의 입장입니다.

[최영묵 KBS 이사회 이사] “이건 완전히 내용에 대한 개입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얘기들을 했어요. 왜, 이런 얘기에요.왜 박근혜 후보를 앞에 25분 먼저 했느냐, 문재인 후보를 먼저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그러면서 두 번째, 문 후보에는 그 장례식장 장면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 장면을 넣고 박 후보에는 육영수 여사 장례식장 장면이 없느냐 뭐 이런 구체적인 얘기에요. 그리고 왜 재연을 썼느냐, 화면에.. 그리고 완성도가 떨어지고 구성이 엉망진창이다, 싸구려로 만들어졌다, 효과음은 왜 썼느냐, 이건 뭐 그냥 제작에 일일이 다 개입을 해가지고 얘기를 한 겁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기계적 균형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특히 프로그램에서 제기한 각 후보들의 의혹 내용은 제작진이 임의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두 달 전 여론조사를 통해 수렴한 것으로 그만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 “사전 심의를 거친 프로그램이었고요 심의평에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울이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여러 차례 나타난다라고 문제가 없다란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의 보고서에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에 대해서 시비가 붙었다는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가 없는 것이죠.”

[최영묵 KBS 이사회 이사] “그것은 저희는 깜짝 놀란 게 그 날 예산안에 대한 보고와 심의를 하는 자리니까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는데, 그 이슈를 밀고 어떤 이사가 와서 먼저 ‘시사기획 창’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된다라고 처음에 굉장히 강경한 논조로 얘기를 해가지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예산안부터 논의하자고 그래가지고 갔는데요, 그게 이구동성으로 동일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굉장히 여권 이사들이 뭔가 (시사기획) ‘창’에 대해서 같이 시청을 했는지..”

개벌 프로그램에 대한 부당한 여당 이사들의 압력성 발언이 이어졌지만 길환영 사장은 이사들의 부당간섭을 막기는커녕 게이트 키핑에 문제가 있다며 사실상 여당 이사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KBS 기자들이 거세게 저항하고 나섰습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 “특히나 그 젊은 기자들은 울분에 너무 북받친 나머지 울먹이기까지 하면서 우리가 제작거부에 들어가야 되는 점을 강조를 했습니다. 또한 연차가 있는 선배 기자들 같은 경우에도 오늘 글이 나오긴 했습니다만은 굉장히 격앙돼 있는 상태입니다.”

급기야 이에 대한 항의로 대선후보 진실검증단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기자들은 총회를 열어 90%가 넘는 압도적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습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 “사장이나 이사회가 개별 프로그램이나 아이템에 대해서 편파 시비를 제기하거나 한 적은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그 이전에도 사례가 없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바로 노골화된 겁니다. 불과 선거를 2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은 바로 대선 과정에서 불공정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를 본격화한 것으로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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