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국회작동법 3부]② '특권놓기 NO'...제 머리 못깎는 국회의원

2020년 02월 07일 18시 20분

뉴스타파 총선기획 프로젝트 <국회작동법> 

매번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회. 뉴스타파는 국회가 어떻게 작동하기에 이렇게 항상 욕을 먹는지 실상을 들여다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속보도합니다.

3부 : 국회개혁, 총선과 만나다
         ①'최악의 국회' 데칼코마니...21대 국회는? 
         ②'특권놓기 NO'...제 머리 못깎는 국회의원 
         ③정당 23곳에 물었다 “국회개혁 찬성하십니까?”
         ④국회개혁 법안, 어디까지 갔을까?

- 편집자 주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월급을 스스로 책정한다. 국회의원의 월급 지급은 법에 근거하고, 이 법을 바꾸는 입법권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받는 월급이 과도하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들의 월급에 변동이 없는 이유다.

국회 내부에선 이런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국회의원수당조정위원회, 보수산정위원회 같은 외부의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국회의원의 월급 수준을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국회 역시 같은 시도를 했다.  

▲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 활동결과보고서.

20대 국회 초반인 지난 2016년 7월, 국회는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발족시켰다. 약 세 달의 활동을 마치고 추진위는 활동결과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때 제시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관련 안들은 국회의장 명의로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됐다. '보수산정위원회 설치' 등이 이 당시 제안된 대표적인 방안이었다.  

또 다른 개선방안인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폐지도 이때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국회의원이 받는 월급은 수당·입법활동비·특별활동비 등으로 항목이 나뉘는데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는 비과세 항목이다. 액수는 월 3백 92만원. 연간으로 4천 7백여만 원에 이른다.  

▲ 추진위 활동결과보고서에 담겨있는 국회의원 월급 체계 개선 방안 중 하나. 현재 국회의원은 한 달 3백 92만원의 입법활동비 및 특별활동비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이 안건을 묻어버렸다.  

의장제시안이 국회 운영위 운영제도개선소위에 상정된 것은 2018년 3월. 이때 회의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의장 안건에 일부 수정돼야 할 것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예컨대 일반 국회의원과 상임위원장,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이 모두 똑같은 선출직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따라 연봉에 차등이 발생하는 것 등이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행정부 장·차관 등에게는 차량이 지급되고 국회의원에게는 지급이 되지 않는 점 등을 들며 "(국회의원이) 당연히 받아야 할 것도 못 받고 있는데 무조건 특권을 내려놓으라는 것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왜 보수체계만 하면 늘 우리는 이렇게 뭇매를 맞아야 되는지 그것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연혁적으로 무슨 이유가 있는지, 차도 지급 안 받겠다고 결의한 적 있습니까, 국회에서 옛날에? 줘야 되는 것, 당연히 받아야 되는 것도 못 받고 있으면서 있는 것 자꾸 내려놓는 게 그게 옳은지는 잘 모르겠네요.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 2018.3.21 국회 운영위 운영제도개선소위 회의록 중

의견이 엇갈리자 안건은 다음 회의로 미뤄졌지만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소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이권이 달린 문제를 논의·처리하는 데는 무척 소극적이다. 

지난 16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의 수당을 규정하는 근거법인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하 수당법)' 개정안 제출 현황을 보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국회는 지난 17대 국회에 발의된 수당법 개정안 중 '보좌진 특혜 채용 제한(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척 보좌진 채용 금지)'과 '장관 겸직 국회의원 수당 지급 제한(입법활동비 및 특별활동비 제한)'을, 18대·19대 국회를 지나 20대 국회에 와서야 비로소 통과시켰다.

이밖에 지난 16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발의해 온 '원구성 지연시 수당 삭감', '국회의원 구속시 수당 지급 제한', '독립적인 보수산정위원회 설치' 등의 핵심적인 개혁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 16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발의됐지만 임기만료 폐기됐거나 현재 계류 중인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 내용.

국회의원의 또 다른 고질적인 문제인 '윤리특위' 문제도 다르지 않다. 20대 국회 동안 모두 47건의 국회의원 징계 안건이 접수됐지만 징계 처리가 된 것은 전무하다. 동료의원에 대한 징계에 인색한 것이다. 

▲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계류 중인 국회 '윤리특위' 관련 개정안 현황.

지난 십수년 동안 '의원 징계안 회의록 공개', '징계안 상정 후 특정 기간(60일·3개월 등) 내 미처리 시 바로 본회의 부의' 등의 윤리특위 개선안을 국회의원들 스스로 제출했지만 임기만료폐기 됐거나 현재 계류 중이다. 뉴스타파가 분석한 국회의원수당등에관한법률 개정안 발의 및 처리 현황은 [국회작동법] 국회개혁 법안 어디까지 갔을까? 에서 볼 수 있다.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국회 개혁 문제는 무지의 장막에 놓고, 오랜 유예 기간을 두고 지금 결정을 해야 한다"며 "눈 앞에 내가 바로 취할 수 있는 기득권이 보이면 국회의원들이 반대를 한다. 이해관계를 초월할 수 있는 기간, 예컨대 21대 국회 초반에 22대 국회부터 적용을 하는 것으로 하면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
취재최기훈, 강혜인
데이터연다혜
데이터 시각화임송이
촬영오준식, 이상찬
편집박서영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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