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 ② 엇갈린 판결들...진짜 진상규명은 지금부터
2024년 10월 31일 20시 00분
정권의 최고 실세로 불리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그는 지난 10일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나와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모른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4월 16일 오전 10시 서면 보고와 10시 15분 전화 보고 이후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전까지 대통령의 행방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이 날 사고 상황은 모두 서면이나 전화로만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나 대면 보고는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실장은 청와대의 책임을 따져 묻는 의원들에게 참사의 원인은 선장과 기업, 그리고 공무원의 태만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콘트롤타워냐는 질문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최종 지휘 본부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국조에 성실하게 임하러 나왔지 책임을 회피하려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거듭 청와대, 특히 대통령의 책임을 최소화시키려는 모습을 보여 국조특위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가 드러났다고 지적하자 “인사의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며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야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김 실장에게 인사 실패의 책임과 대통령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했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관보고는 11일 종합질의에서 세월호 참사를 AI(조류 인플루엔자)에 비유한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의 발언과 심재철 위원장의 유가족 퇴정조치로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 정부의 어이없는 대처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 등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국정조사를 지켜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지상준 군의 어머니 강지은 씨는 “배가 침몰했을 때 해경이나 해군이 3일 동안 언저리만 돌았다. 그런데 지금(국정조사)도 마찬가지다. 언저리만 돌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보고를 끝낸 국정조사 특위는 증인과 참고인 등을 대상으로 8월 4일부터 8일까지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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