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이후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밀톤호텔 옆 108라운지 앞에서 대규모 인파가 부대껴 넘어진(전도된) 시각은 오후 10시 15분이다. 그 직후부터 경찰 무전망은 ‘사람이 깔렸다’, ‘압사 있음’, ‘지원 필요’ 등 급박한 현장 보고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그 시각, 이 전 서장은 관용차에 탄 채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파출소로 향하는 도로 위에 갇혀 있었다.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불과 1.4킬로미터 거리를 관용차로 가려고 고집한 결과였다.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20여 분이 지난 10시 35분에야 관용차 내 무전기를 처음 들어 “모든 직원들을 보내라”고 말했다. 이후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11시 5분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는데, 그때까지 무전망을 통한 지시는 전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