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서울 서초갑 재보선 국민의힘 경선에도 개입 확인
2024년 11월 24일 12시 16분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에 국고보조금 5억 원이 특혜 지원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예산 지원 전 한선교 의원 측 관계자가 문체부 고위 간부를 직접 만나 예산 배정을 여러 차례 청탁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확인 결과 지난 2012년 4월 한선교 의원의 민간단체가 문체부로부터 5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기 몇 달 전부터 한선교 의원실 등에서 문체부의 국장 등 고위 공무원을 수차례 만나 예산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의원은 국회 문방위 여당 간사였고, 문체부는 피감 기관이었다.
당시 한선교 의원 측은 문체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직접 “단체 사업비를 예산에 반영해 달라”, “단체의 사업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식으로 예산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문체부 담당 국장 등 고위 간부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체부 측은 한 의원실 관계자에게 ‘국고 보조금 신청과 지원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파
이후 문체부는 한선교 의원 측의 요청대로 원래 자체 부처 예산안에는 없던 예산 항목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끼워 넣었고, 결국 새로 배정된 5억 원의 보조금은 모두 한 의원의 단체에 돌아갔다.
이 때문에 한 의원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민간단체에 국고보조금을 배정받기 위해 문방위 간사와 위원장의 지위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한선교 의원은 지난 2011년에도 다른 단체의 이름으로 문체부로부터 3천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2년 연속 피감기관으로부터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이다. 2011년에도 2012년의 경우처럼 보조금 신청 하루 만에 문체부의 예산 지원 결정이 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타파는 이밖에 2012년 국고 보조금 5억 원 지원 과정에서 한 의원의 민간단체가 관련 규정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지금까지 별다른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문체부의 ‘민간단체 보조금 관리 규정’은 국고보조금을 사용할 때 반드시 보조금 통장과 연결된 체크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고보조금 횡령을 방지하고 투명한 예산사용을 위해서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 측은 체크카드 자체를 아예 발급받지 않았다. 대신 보조금 집행을 모두 계좌이체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 중 일부 금액은 한 의원의 비서관과 보좌관 등의 개인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감사담당관실은 “체크카드를 발급받지 않은 것 자체가 보조사업자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해 별도의 제재는없었다.
최형석 / 뉴스타파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선 단체의 전체 예산 가운데 자부담 비중이 최소 10%는 돼야 한다는 규정도 위반한 의혹이 있다. 실제 한 의원이 대표로 있는 정암문화예술연구회의 2012년 수지예산서를 보면, 전체 수입 가운데 5억 6천만 원은 보조금이었고 자체 부담을 뜻하는 회원들의 특별회비는 1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예산현황을 보면 100% 정부 보조금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이 단체는 별 문제없이 문체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뉴스타파는 국고보조금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한 달 동안 줄곧 한선교 의원에게 해명을 요청했지만 그는 만남을 거부했다. 이번 주에도 뉴스타파는 두 차례 국회를 찾았지만, 보좌관들이 취재팀을 가로막는 사이 한선교 의원은 자리를 피했다.
김기철 / 뉴스타파
다만 한선교 의원은 카메라가 없는 상태에서 취재기자와 만나 “조광조를 기리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 한 것이다”, “어떠한 불법도 저지른 적이 없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예산을 지원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정산중이고 결코 보조금을 횡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식 인터뷰는 거절했다.
문화연대는 지난 1월 29일 성명서를 내고, 한선교 의원이 지위를 악용해 불법적으로 국고지원을 받았다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또 전국언론노동조합도 2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방위 상임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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