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대통령을 원한다”

2014년 05월 20일 23시 29분

우리는 하나의 생명을, 우리의 곁을 떠난 실종자를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을 원한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20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실종자 17명을 모두 찾을 때까지 민관군 합동구조팀과 해경을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17명의 실종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은 단 한마디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통령조차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특히 “오늘 아침 모든 신문 지상을 통해 우리는 대통령의 눈물을 보았지만 언론들이 잊어버린 것은 세월호에서 아직도 절규하며 신음하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세월호 사고 발생 34일째 만에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실종자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희생자 가족들의 염원도 담아내지 못했다. 또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와 특별법 제정은 국회로 떠넘겼고, 특검의 범위는 청해진 해운에 대한 특혜와 민관유착 문제에 한정했다.

박 대통령은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지만,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콘트롤 타워의 혼선과 무능을 반성하는 대신 국회와 해경,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에 책임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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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폭로로 청와대가 KBS의 뉴스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세월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민 2백여 명이 연행된 것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에대해 세월로 가족대책위는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권 대책위원장은 “대통령께, 국민 여러분께 부탁을 드린다. 살인죄로 단죄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책임을 지게 하는 리더십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면서 “해경을 해체하고 모두 바꾸어서 책임졌던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가를 개조하겠다며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안전행정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등 정부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하려는데 우려가 쏟아졌다. 제 2대, 3대 인사위원장을 역임한 조창현 한양대 석좌교수는 “본질적, 근원적 처방이 미흡해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은 65점에서 70점짜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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