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안전

"자전거 바퀴 바람 넣는 걸로 세월호 공기 넣은 꼴"

2014년 06월 27일 22시 13분

"덴요180을 넣었다고요?그건 너무 작잖아요….180은 비교하면 자전거예요. 자전거 바퀴바람 넣는 걸로 그 큰 세월호에 공기를 넣었다면 장난하는 거지 그게.” (공업용 공기압축기 판매업체 대표)

“공업용은 유해가스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이죠. 사고 현장에는 전기가 안 들어와서 아마 엔진기동으로 갔을텐데, 이 엔진에서 나오는 매연이 (에어)포켓으로 들어갔었다면 자동차 매연이 압축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엠에스엘 에어콤프레서 성시민 대표-호흡용 압축기 제조업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해경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주요한 구조 방안으로 발표했던 ‘선체 공기주입’이 한바탕의 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사고 당일 오후 5시 세월호 선내에 공기를 주입하는 구조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선체에 에어포켓이 있을 것을 염두에 두고 혹시 살아있을지 모를 생존자가 호흡할 수 있도록 공기를 공급하고, 선체를 조금 더 띄어 올려 수색구조를 돕겠다는 취지였다.

6000톤급 세월호 선박에 소형 공기압축기 1대로 ‘공기주입’

그러나 뉴스타파 확인결과, 당시 공기주입을 지휘했던 해경은 6000톤급 세월호 선박에 소형 공기압축기 단 1대만을 투입해 작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용된 장비는 일본에서 제조된 덴요180(cfm(풍량))이라는 제품명을 가진 공기압축기. 이는 매우 적은 양의 공기를 생성하는 것으로,1000cfm이상의 이동형 공기압축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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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요 180 기계. 건설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소형 공기압축기로 분당 5.3㎥의 공기를 생성한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국내에 쉽게 이동 가능한 대형 공기압축기가 많은데도 해경은 이 장비 단 1대만 공수해 투입했다. 공기압축기 전문가는 “당시 세월호 선박은 침몰한 상태라 물의 압력까지 계산하면 대형 공기압축기 여러대가 필요한데, 어떤 판단으로 이 장비를 투입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호흡에도 부적절...해경-언딘-금호수중 거쳐 장비 공수만 사흘 걸려

그렇다면 이 소형 공기압축기로 정확하게 에어포켓에 공기를 주입했을 경우, 사람을 생존시킬 수는 있었을까. 확인해보니, 덴요 180이란 장비는 건설현장에서 흔히 쓰는 공업용 공기압축기로 사람이 호흡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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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에 투입된 공기압축기를 압축 공기 품질 국제기준에 적용해보니 하위등급인 5등급에 해당했다.

호흡용 공기압축기는 공기 중 유해성분을 걸러내는 총 9가지 엄격한 기준을 거쳐 출시된다. 공업용은 먼지, 수분, 기름 3가지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특히 ‘덴요 180’의 공기 품질은 공업용 압축기 가운데서도 하위 등급. 국제 압축공기 품질기준에 따르면 0~7등급 가운데 여섯번째로 공기의 질이 안 좋은 장비였다.

때문에 필터 장비를 따로 장착했다고 해도 에어포켓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이 숨쉬기에는 부적절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는 이렇게 부적절한 공업용 압축기 1대를 공수한 뒤 사고 현장에 가져오기까지 또다시 사흘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소비했다. 이 장비는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최소 10개의 업체에서 임대 중이다. 그런데도 구난업체 언딘에 장비 공수를 요청하고, 언딘은 다시 자신의 협력업체인 금호수중개발에 일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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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수중개발은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공기주입 결정 회의에 참석했던 민간 측 대표로, 해양구조협회 목포지부 대장이자 언딘의 협력사다.

하지만 금호수중개발은 공기압축기도 이를 싣을 선박도 보유하지 않은 곳이었다. 때문에 바로 장비 투입이 불가능했고, 다시 또 자신들의 거래처를 통해서 장비와 장비를 싣을 선박을 임대했다. 그렇게 사고 발생 사흘째, 공기주입 결정이 난지 40시간 만에 팽목항에 덴요 180이라는 소형 공기압축기 1대를 투입하게 된 것이다.

무려 사흘에 걸쳐 투입된 공기압축기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 당시 공기주입 작업을 했던 민간잠수부는 “공기압축기가 워낙 작아서 실제로 공기가 많이 투입되지도 않은 데다, 중간에 장비 고장으로 잠수부가 물에 들어갔다가 엉뚱한데 공기를 넣고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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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언론은 세월호 공기주입 성공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세월호는 2시간 만에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결국 제대로된 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엉터리 공기주입 작업을 하느라 골든타임 70여시간을 허비했던 셈이다. 그런데도 당시 해경은 마치 최선을 다해 공기주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

뉴스타파는 해경 측에 천금같던 골든타임에 사람이 호흡하기도 부적절하고, 그렇다고 선체를 부양하기에도 역부족인 소형 공기압축기 1대를 어떤 판단 하에 투입했는지 질의했다. 해경측은 “해경은 공기압축기를 갖고 있지 않아 언딘에게 요청했고, 해경보다 전문성이 있는 언딘이 당시 제대로 판단하고 장비를 투입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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