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 범죄 예방이 경찰의 주된 업무라고 해서 다시 물어보면, 경찰관 직무집행법 2조에 기본적으로 중요도 순서로 1호부터 7호까지 나오는데, 1호가 뭔지 아십니까?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국민의 생명, 신체...
재판장: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가 1호고, '범죄 예방·진압 및 수사'는 2호로 되어 있는데,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그 부분을 도외시한다고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생명·신체 보호는 굉장히 추상적인 임무로 돼 있고...2024.4.29. 이임재 등 용산경찰서 관계자 재판 증인신문
○ (용산경찰서에서) 기동대 1개 제대 이렇게 얘기하던데요.
● 기동대 1개 제대를 요청한다고?
○ 네.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이) 핼러윈 혼잡경비 차원에서 요청하더라고요. 그 얘기 들으신 건 없는 거예요?
● 어.
(중략)
○ 만약에 요청을 하면 혹시 가능하신가 싶어 가지고.
● 경력이 지원이 가능한데, 우리 부장님(경비부장)이 혼잡경비에 기동대 지원하지 말라고 방침이 서 계셔서 모르겠네.
(중략)
● 우리 부장님이 '혼잡경비, 그런 행사엔 기동대 지원하지 마라'(고 하셨어).
○ 네.
● 큰 틀에서의... 마라톤 이런 것도 다 안 나가고 그랬거든.2022.10.26 서울청 112상황실 통화 녹취록 / 2024.4.1. 이임재 등 용산경찰서 관계자 재판 중 제시
개인 생각인데, 혹시 사고 책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참고하면 좋겠네. 사고 책임 관련 검토.
- 경찰이 경력 배치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으로 흐를 경우 → (중략) 앞으로 지역 행사, 축제 등에 더 많은 경력 배치 문제로 연결되어 수익자 부담원칙, 경찰 만능주의 극복에 악영향.
- 주최 측, 자치단체의 안전불감증으로 귀책될 경우 → 주최 측, 자치단체 책임 강화로 이어져 경찰 부담 완화. 적극적인 수사 드라이브로 주최 측, 자치단체 책임이 부각되도록 조치 필요.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이 경찰청 치안정보국 관계자에게 보낸 메시지 / 2022.10.30. 오후 1시 39분경
재판장: ('이태원 참사' 당일) 집회·시위에 그 많은 경찰관들은 어떤 목적으로 나간 건가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집회가 대로변에서 있었습니다. 집회 대오가 깨져서 (사람들이 차도로) 나오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재판장: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사고에 대비하려고 나간 게 아닌가요. 이태원에 대해 대규모 압사 사고 예상은 어려웠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모이면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건 상식적인 것 아닌가요? 최소한의 대비는 했어야 하지 않나요, 경비부가 마련한 대책 있었나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따로 없었습니다.2024.4.29. 이임재 등 용산경찰서 관계자 재판 증인신문
재판장: 핼러윈 축제 당시 이태원에 인파가 많이 몰렸는데, 대책은 범죄 예방밖에 없었나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일반인 인식은 그럴 수 있습니다. (행사가 있더라도) 시간대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원이 많다고 해도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습니다. 일부 경찰관이 안내를 위해 갈 뿐입니다.
(중략)
재판장: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면, 시민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범죄 발생보다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나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사고 이전에 만약 이태원에서 경찰관들이 시민들을 제지했다면 그 사람들이 무슨 근거로 막느냐고 했을 것입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만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가깝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으면 통행을 막을 수 있는 요건이 안 됩니다.
재판장: 사고 발생 직전 (이태원 현장) 동영상을 봤으면 그렇게 말씀 못하실 겁니다. 그러면 이전에 사고가 발생했어야 꼭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겁니까?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그것도 체크할 수 있어야... 예지력이 있어서 예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2024.4.29. 이임재 등 용산경찰서 관계자 재판 증인신문
취재 | 홍주환(뉴스타파) 최윤정(코트워치)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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