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4일,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동시에 뉴스타파 봉지욱, 한상진 기자의 자택에도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이날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른바 ‘김만배 - 신학림 녹취’를 보도를 통해, 두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고 돼 있었다. 윤 정부와 검찰, 국민의힘은 이후 “폐간”, “가짜뉴스”, “사형”, “국가반역” 등의 극단적인 용어를 써가며 뉴스타파를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뉴스타파 탄압은 어떤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고, 그 기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모두 4편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그 이유를 짚어본다. 이는 뉴스타파를 넘어 윤석열 정부와 비판 언론의 관계 전체를 살펴보는 기획이 될 것이다. 9월 19일 <제1부 검찰, 독립언론을 침탈하다>에 이어, 오늘은 <제2부, 검사 윤석열의 치부를 폭로하다> 편을 공개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뉴스타파의 ‘악연’은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석열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뇌물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현직 검사가 범죄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윤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인사청문회가 있던 그날 밤 11시가 조금 지나고 진실을 드러내는 한상진 기자의 보도가 나왔다. 2012년 당시 한상진 기자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던 윤석열 후보자와의 통화 내용을 담아낸 보도였다. 통화 속 윤석열 후보자는 “자신이 직접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고 말한다. 그간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던 윤 후보자의 발언을 뒤집는 보도였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석열 후보자의 ‘거짓말’이 생중계됐고, 윤 후보자는 결국 ‘말을 하기는 한 모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김진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문회 내내 거짓말하는 사람은 검찰총장 자격이 없다”며 윤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뉴스타파가 폭로한 ‘윤우진 사건’은 정의로운 검사로 알려졌던 ‘검사 윤석열’이 자신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거짓말까지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검사 윤석열’이 검찰총장에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검찰총장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개혁 대신, 과거 자신과 수사를 함께 했던 측근 검사들을 대거 중용했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장악한 검찰은 법무부의 검찰 개혁 방안에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의 뛰어들며 2022년 3월 대통령에 당선된다.
윤 대통령 당선된 뒤에도 ‘윤석열 사단’은 요직을 차지하며 계속 중용됐고, 검찰은 정치권력과 한 몸이 되어 비판 언론을 압살하려는 ‘검찰 정권 통치’가 도래했다.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의 거짓말을 폭로한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의 보도는 비판 언론의 본령을 보여준 전범이었으나, 권력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는 4년 만에 되돌아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