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의료기기 불법로비 조사 확대...경찰도 수사 착수

2019년 03월 25일 17시 20분

뉴스타파-ICIJ 공동기획
인체이식 의료기기의 비밀 : 업체와 의사의 '검은 공생법'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 주관으로 36개국, 59개 언론기관과 함께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의 문제점을 공동취재하면서 의료기기 업체와 의료인들이 불법적인 유착 관계를 맺어 온 실태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후속 취재를 통해 국내 심혈관 스텐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려온 한국애보트가 수년 간 의사들에게 불법 로비를 벌여 온 내막을 공개했습니다. 뉴스타파는 한국애보트 등 주요 의료기기 업체의  부당한 영업 행위를 당국이 제대로 조사하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도할 계획입니다.

1월 22일
(1) 의료기기업체-의사 부당거래...애보트 내부자료 무더기 입수
(2) 애보트의 해외학회 '의사 모시기'...세션조율부터 비자발급까지

1월 23일
(3) 애보트, 해외 학회·교육훈련 빙자해 불법 관광접대
(4) 부당거래 이득은 업체와 의사에...부담은 국민 몫

1월 24일

(5) 공정위, 뉴스타파 '애보트 보도' 관련 고강도 조사 착수

공정위, 메드트로닉·보스톤 ‘급습’...심혈관 스텐트 ‘빅3’로 조사 확대

지난 1월 뉴스타파의 ‘한국애보트 불법 로비’ 보도와 동시에 시작됐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심혈관 스텐트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정위는 오늘(25일) 오전부터 서울 메드트로닉코리아와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사옥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로써 지난 1월부터 공정위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는 애보트에 이어 메드트로닉과 보스톤사이언티픽까지 심혈관 스텐트 업계 ‘빅3’가 동시에 조사를 받게 됐다.

이번 3개사 동시 조사 내용은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난 의료인에 대한 해외 학술대회 참가비 불법 지원과 편법적인 학회 스폰서십 등이 핵심일 것으로 관측된다. 메드트로닉 홍보 담당 상무 A씨는 이날 현장조사에 대해 “공정위 조사가 오후에도 진행되고 있으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톤사이언티픽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 B씨는 “오늘 오전 두 회사에 공정위 조사관들이 방문했다고 한다”면서 “업체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회의실에 커튼을 치고 조사를 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상황은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불법 로비) 혐의 유무, 증거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번 현장조사에 대한 세부적인 언급은 피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에도 의료인에 대한 학술대회 참가비 불법 지원 혐의로 동시 조사를 진행한 끝에 2014년 3월 애보트와 보스톤사이언티픽 등 2곳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애보트는 당시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부당한 학회 참가비 지원과 관광 접대 등 불법적인 로비를 계속 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났다.

▲공정위가 지난 2014년 3월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와 한국애보트에 내린 시정명령 의결서

경찰, ‘애보트 불법 로비’ 사건 수사 착수… 첫 참고인 조사

한편, 공정위는 지난 1월 가장 먼저 조사에 착수했던 애보트와 관련해 이미 부당영업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상당한 근거들을 확보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공정위는 최근 애보트 임원 C씨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의료인 대상 불법 로비와 사내 지시·보고 내역 등이 담긴 수 개월치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또, 애보트 직원들로부터 확보한 자료들을 의사들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제출한 영수증 등 지출 증빙자료와 대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보트에 대한 경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는 애보트의 불법 로비 행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처음 제보했던 공익신고자를 지난 22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 홍우람, 김성수, 김지윤, 연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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