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v. 윤석열> ④ 윤석열, 2011년 본인 손으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출국금지'

Nov. 01, 2024, 02:00 PM.

2011년 대검중부부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 직접 대장동 대출브로커 조우형을 출국금지요청하고 강제 수사에 나섰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조우형을 출국금지하기 바로 전날, ‘윤석열 수사팀’이 조우형의 대장동 불법대출 관련 범죄 혐의를 포착한 사실도 드러났다.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의 핵심 쟁점은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이 대장동 대출브로커 조우형을 봐준 사실이 있는지 여부다. 그 동안 검찰은 “조우형은 단순 참고인이었을 뿐 ‘윤석열 수사팀’의 수사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봐준 사실도, 봐줄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2011년 대검중수부 부산저축은행 수사팀 윤석열 주임검사가 직접 전결해 법무부에 보낸 대장동 대출브로커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서'. 하단에 윤석열 주임검사의 자필 사인이 들어 있다. 이 이미지는 검찰이 법원에 낸 증거기록을 뉴스타파가 재구성한 것이다.    

윤석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직접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

지난 10월 29일,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이 열렸다. 대장동 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 날 피고인 중 한 명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변호인은 검찰이 법원에 낸 증거기록에서 찾은 서류 하나를 증거로 제시했다. 2011년 대검중수부가 법무부에 낸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서’다. 아래는 신학림 변호인과 증인 남욱의 질의 응답 내용 중 일부.
신학림 변호인: 순번 52번 기록 1929쪽 2011년 4월 19일자 ‘출국금지요청 조우형’을 제시합니다. 증인(남욱)은 조우형이 대검중수부 수사를 받을 무렵에 출국금지되었던 것을 압니까.
증인(남욱): 잘 모르겠습니다.
신학림 변호인: 제시한 수사기록에 보듯이, 윤석열 당시 대검중수부 중수2과장은 검찰총장의 전결권자로서 작성한 2011년 4월 19일자 법무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요청에 대해서 조우형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였는데 증인 이거…
증인(남욱): 처음 보는 문서고 피의자나 이런 사람들은 (출국금지되는 경우가) 더러 있고 (그 외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 기록 중 일부 (2024.10.29.)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서'에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조우형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한다”고 적혀 있다. 요청서를 결재한 사람은 바로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팀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다. 요청서에는 검찰총장을 대리한 전결권자인 윤석열의 사인이 선명하다. “조우형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단순참고인에 불과했고, 수사대상자가 아니었다”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윤석열 수사팀’이 조우형에 대한 범죄 혐의를 잡고 본격 수사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윤석열, '조우형 범죄' 증언 확보 다음날 '조우형 출국금지'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윤석열 주임검사가 조우형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한 시점이다.
윤석열 주임검사가 자기 손으로 법무부에 ‘조우형 출국금지’를 요청한 건 2011년 4월 19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전날 대장동 최초 사업자인 이강길 당시 씨세븐 대표는 '윤석열 수사팀'에 불려가 조우형의 범죄 혐의를 털어놨다. 당시 작성된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강길은 ‘부산저축은행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조우형이 사실상 부산저축은행의 대리인 자격으로 불법대출을 진두지휘했고, 이강길에게 대검중수부 수사를 방해하라고 사실상 종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아래는 2011년 4월 18일자 이강길 진술 조서 중 일부.
이강길(대장동 최초 사업자): 부산에서 돈을 빌렸고, 앞으로 대출금에 대한 연장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산 측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변경 약정서 작성할 즈음 부산 측 조우형이 저에게 요구하여 작성해 준 것입니다. 저는 조우형은 부산이라고 봤습니다.

이강길(대장동 최초 사업자): 조우형이 저에게 검찰 전화번호가 몇 번으로 시작하는지 알아 연락이 오면 받지 말라는 등의 얘기를 했는데, 왜 연락이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조우형이) 이번에 검찰(대검중수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대장동 최초 사업자 이강길 대검중수부 진술 조서 중 일부 (2011.4.18.)
검찰이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 낸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서는 딱 한 장이다. 출국금지 요청 사유가 적힌 별첨자료는 빠져 있어 정확한 출국금지 사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조우형 출국금지 요청’ 바로 전날 ‘윤석열 수사팀’이 대장동 최초 사업자 이강길을 통해 확보한 조우형 범죄 혐의도 조우형을 출국금지 요청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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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한상진 최윤원
영상 취재신영철 김기철
영상 편집정애주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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