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이동조 회장의 승승장구

2015년 04월 09일 20시 17분

이동조 회장의 제이엔테크는 포항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그러나 주사업인 기계설비 관련 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공장에는 어쩐 일인지 앞치마를 두른 직원들만 오갔다. 모두 도시락을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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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에 대해선 알려진 게 별로 없다. 포항고를 나와 1990년대 초반까지 포스코에서 일했으며 이후 도시락 회사(조은식품)를 운영했다는 것 정도다. 이 회장의 한 지인은 “2007년까지도 이 회장은 사채빚으로 고생했다. 90년대 후반 해외광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용불량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랬던 이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승승장구한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도움이 컸다는 게 이 회장 주변의 평가. 이 회장 소유 기업인 제이엔테크(구 조은개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8년 1월 포스코건설 협력회사로 등록했다. 업계 도급순위 상위 30% 이상, 신용등급 BB 이상 등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통과해 얻은 결과였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25억 원과 27억 원에 그치던 이 회사의 매출은 2008년 100억 원, 2010년 226억 원, 2012년 21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늘어난 매출은 대부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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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이 아니다. 이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해외사업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거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785억원 가량의 해외공사 물량을 수주했다. 뉴스타파가 단독 입수한 제이엔테크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제이엔테크는 2011~2013년 사이 국내외에서 총 1159억 원(22건)의 하청물량을 따냈는데, 국내에서 따낸 물량보다 베트남, 브라질 등 해외에서 따낸 물량(785억원)이 훨씬 많았다. 정준양 회장 재임 막바지인 2013년 브라질에서만 749억 원의 공사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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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인 포항스틸러스의 후원회장도 지냈다.포항 경제계의 실세로 성장한 것이다.

이 회장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진 건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파이시티 사건 때였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등에서 받은 돈 1억 3000만 원을 이 회장이 돈세탁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포스코 주변에서는 이 회장이 MB 정부 당시 가까운 기업인들과 함께 포스코 하청을 주물렀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덕을 봤다는 기업 이름이 등장할 정도다. 파이시티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2011년 12월, 기자는 2009년 2월까지 포스코건설 부사장(재무담당)을 지낸 이태구씨를 만나 이러한 의혹을 확인했다. 다음은 이태구 전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한번은 2008년 골프치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거기 와 있더라. 같이 악수를 하고 ,자기가 이동조다. 나는 그때도 사실 이동조? 관심도 없었고.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이동조라는 사람을 골프장을 갔다 와서 안 거야. 공을 치고 아침식사를 같이 하는데 굉장히 서운한 표정을 지어. 저 사람 대체 뭐하는 어떤 사람이냐, 살짝 물어봤지. 그러니깐, 아 이동조씨 몰라요? 이동조가 뭔데? 아니 박영준 최측근 아닙니까. 박영준이 이동조 말은 100%다 들어줍니다.

이 회장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돈세탁 부분은 이미 검찰에서 다 소명했다. 제가 일개 소기업 하는 사람인데 제가 포스코 대기업의 회장을 선임하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스코가 그렇게 어설픈 곳이냐, 대한민국이 그렇게 어설픈 곳이냐. 절대 그렇게 안된다.

박 전 차관과 이동조 회장,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끈끈하다. 박 전 차관은 한 달여 전 포항에서 치러진 이 회장의 아들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이 터지기 직전의 일이다. 이 회장은 “브라질에서 한창 사업을 진행중이다. 일을 하러 왔다갔다 하는데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이 마무리되면 가려고 한다. 또 도망갔다고 할까 걱정이다. 내가 괜찮으니까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자신있다”라고 말했다.자신은 여전히 떳떳하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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