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

변협, "간첩조작 사건 담당 검사들도 처벌 가능”

2014년 06월 17일 15시 42분

변협, ‘국정원 증거조작' 진상조사 결과 발표

2014061702_01▲ ‘증거조작’ 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한변협

대한변호사협회가 국정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담당 검사들까지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 5천여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변협이 국정원의 증거 조작 사태를 사법 제도 근간을 훼손하는 엄청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 조사까지 촉구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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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변협 ‘증거조작 사건' 진상보고서 전문

변협은 17일 오후 발표한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위조된 증거를 법정에 제출한 검사들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변협은 유우성 씨 사건 담당 검사들이 중국 공문서의 위조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더 나아가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의사까지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검찰이 판단 유보한 허룽시 명의 출입경기록도 위조로 봐야"

변협은 또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지난 4월 수사결과를 발표할 당시 위조 판단을 유보했던 허룽시 공안국 출입경기록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의 통보 외에도 검찰이 관련 국정원 직원들을 기소한 점, 또 검찰 스스로 증거를 철회한 점에 비춰 위조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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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협은 검사들도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봤다.

변협이 지난 3월부터 2개월여 동안 진행한 진상조가 결과를 토대로 80쪽에 달하는 변협의 진상보고서는 유우성 씨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 언론 보도 문제까지 상세하게 다루며 현재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만 증거 조작에 가담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변협은 담당 검사들이 유 씨의 출입경 기록 4건을 사전에 입수한 상황에서 각각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정 기록만을 골라 법원에 제출한 점, 그리고 지린성 공안청에 보낸 협조 요청이 거절당해 공식경로를 통한 증거 입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차례 법정에서 공식 경로로 증거를 입수했다고 허위 주장을 한 점 등에 주목했다. 진상보고서는 이같은 정황을 봤을 때 유 씨 사건을 담당한 두 검사가 국정원과 긴밀한 협의 속에 위조문서 사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유우성 씨에게 유리한 증거 숨겨…검사의 '객관 의무' 위반"

변협은 보고서에서 담당 검사들이 유 씨에게 유리한 통화 내역과 휴대폰 사진을 숨긴 것 역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발견했을 때 이를 제출해야 한다는 검사의 객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봤다. 또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가담자들에게 특별법인 국보법상 날조죄를 우선 적용하지 않고 형법인 모해증거위조 혐의를 적용한 것도 법리에 어긋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 4월 검찰 국정원 직원들을 재판에 넘기며 정작 위조 증거를 제출한 공판 담당 검사들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변협은 문제를 바로 잡아야할 검찰 지휘부가 범죄행위에 관여한 검사와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줬고,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하지 않아 엄중한 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변협, 사실 확인 않은 일부 언론 보도도 비판

변협은 이번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물타기성 보도를 일삼은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정보를 삭제한 <뉴스타파>의 보도 화면을 를 두고 위변조 의혹을 제기한 <문화일보> 3월 17일자 보도 등은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없었던 추측성 보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변협은 그동안 진상조사를 위해 국정원과 검찰 등에 직접 조사 요청을 했지만 모두 거부당해 현재까지 드러난 수사와 재판 진행 과정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검찰 기소독점권과 국정원 대공수사권 재검토 필요"

변협 진상조사단은 국가권력 기관의 증거 조작행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사법 정의를 마비시키는 중대한 범죄행위인데 검찰 수사가 크게 미진했다며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 기관의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기소 독점과 국정원 대공수사권에 대한 재검토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국내 만5천 명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대법관과 검찰총장,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위원회에 참가하는 권한도 갖고 있으며, 최근엔 세월호 참사 법률지원과 진상조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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