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
2024년 12월 07일 15시 10분
천안함 조사단 미국 조사팀장이었던 토마스 에클스 제독이 2010년 최종 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측의 흡착물질 분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미국에 거주 중인 안수명 박사를 통해 입수한 미국 문건에서 확인됐다.
▲ 2010년 7월 14일자 천안함사건 미국 측 조사팀장 토마스 에클스 제독의 이메일
이 자료에 따르면, 에클스 제독은 지난 2010년 7월 14일 한국 조사단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알루미늄 산화물(백색 흡착물)에 대한 논의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불필요하다(the discussion of aluminum oxides (white powder) is not necessary to prove that CHEONAN was shot by a North Korean torpedo)’고 밝혔다.
당초 합조단은 현장에서 발견된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 함체에 공히 알루미늄 산화물인 흰색 흡착물이 붙어 있었으며, 이것은 어뢰 안에 있던 알루미늄이 폭발하면서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해 흡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알루미늄 산화물(흰색 흡착물)은 1번 어뢰와 천안함을 연결시키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조사팀을 이끈 에클스 제독은 ‘비결정질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정상적인 바다 속 부식 환경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반증도 있다(there is countering evidence that the amorphous form of aluminum oxide can exist in a normal seawater corrosion environment)’면서 합조단의 흡착물질 분석 결과를 모두 제거하거나 부록으로 옮겨 달라고 촉구했다. 흡착물질 분석 결과가 합조단 전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2010년 7월 26일자 천안함사건 미국 측 조사팀장 토마스 에클스 제독의 이메일
결국 같은 달 26일 에클스 제독이 받은 이메일에는 한국 측이 에클스 제독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부분의 흡착물질 분석 결과를 부록에 싣기로 했다(Most of it was pushed to an appendix though)’는 내용이 나와있다. 실제 흡착물질에 대한 합조단의 분석 내용은 천안함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다섯번째 부록으로 실려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여전히 ‘흡착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이고, 폭발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 KBS ‘추적60분’ 팀의 흡착물질 분석결과, 흡착물질은 수 중에서 부식에 의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합조단의 흡착물질 분석 결과에 대한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 2011년 11월 한국방송 ‘추적60분’ 팀이 안동대학교 정기영 에게 의뢰해 진행한 실험에서도 흡착물질은 ‘용액 상태에서 침전하면서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폭발 형태의 급격한 과정에서 형성된 물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합조단 측은 이같은 지적을 일축했고, 오히려 추적60분팀은 보도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법원은 2014년 6월 방통심의위의 징계가 위법하다며 KBS의 손을 들어줬다.
에클스 제독이 ‘흡착물질 분석이 과학적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 드러남으로써 합동조사단의 흡착물질 분석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동시에 과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분석을 무리하게 증거로 내세웠던 배경에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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