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당국 상황실 오락가락 엇박자 내며 시간 허비

2014년 05월 16일 19시 35분

17분 사이 세월호 위도 경도 4번이나 전화로 물어
구조자 팽목항 집결 연락 받고도 40분 넘게 집결 위치로 실랑이
당시 통화 음성파일 원본과 녹취록 전부 공개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직후 이뤄진 119상황실과 해경의 전화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명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구조당국이 서로 우왕좌왕하고 엇박자를 내면서 황금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16일 오전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최전선에서 구조책임을 진 주체 목포해경과 전남소방본부였다.

그런데 이 두 기관은 1분1초가 아까운 시각인 당일 9시 3분부터 20분까지 17분 동안 세월호의 위도와 경도를 4번이나 묻고 답하기를 반복했다.

구조자가 팽목항에 도착하기로 돼 있는 상황이 공유가 안돼 10시 14분부터 57분까지 구조 상황과 구조자의 집결 위치를 놓고  40분이 넘도록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구조당국의 초기 대응와 업무협조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방방재청은 이에 대해 중앙부처의 인력이 팽목항에 집결해 있기 때문에 신속한 지원업무를 하기 위해 구조자를 어디로 이송할 지 해경에 물었을 뿐이라며 설명했다.

당시 119상황실과 통화했던 목포해경 상황실의 박 모 경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시 통화내용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녹취록에 나온 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119상황실의 전화로 업무에 방해를 받았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뉴스타파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16일 오전 8시58분부터 10시 57분까지 전남119종합상황실에서 목포해경과 진도관제센터, 해군3함대 사이에 이뤄진 통화내역을 음성파일 18개와 함께 원본 그대로 모두 공개한다.

( 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통화에 등장하는 개인 실명은 일부 가리고, 음성은 변조했음을 밝힌다. 녹취록은 일부 오탈자와 부정확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방재청이 제출한 원문 그대로 싣는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통화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을 시간대별로 추가했다.

음성파일과 녹취록은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를 입수한 것이다.

 119종합상황실-해경 간 통화

❍ 08:58:15~08:58:59(119→목포해경)

119 : 119상황실입니다. 인천에서 제주가는 페리호 전화 받았는가요 / 해경 : 전화 받았습니다 / 119 : 배가 기울려 사람도 바다에 빠졌다고 합니다 / 해경 : 사람이 바다에 빠져요 사람이 몇 명이 빠졌다고 / 119 : 학생이 많이 타고 있는것 같은데 수학 여행가는것 같다고 / 해경 : 사람이 많이 타고 있다고요 / 119 : 예 / 해경 : 알았습니다.

이미 알려진대로 최초로 119에 접수된 세월호 신고시각은 단원고 학생이 신고했던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다.

당시 119상황실은 통화 중인 상태에서 8시 54분 38초에  목포해경과 3자 통화를 연결한다. 이 때 해경 근무자는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묻기도했다.

3자 통화는 8시 58분에 끝이 난다.

위 통화에서 해경이 전화받았다는 것은 119와의 3자 통화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연락한 119는 해군에도 연락을 취해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119종합상황실-해군 3함대간 통화

❍ 09:01:52~09:04:13

3함대 : 직통전화 김OO 병장입니다 / 119 : 여기 119 상황실입니다 / 3함대 : 어디 119인가요 / 119 : 전남도청 119입니다 / 3함대 : 말하세요 / 119 : 119신고로 인천에서 제주가는 세월호라는 페월.. 카페리선이라고 합니다 / 3함대 : 인천에서 제주가는 무슨배 / 119 : 세월인가 페월인가 하는 여객선 카페리호. 그배가 500여명 타고 있는데 그 배가 기울려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 받았습니다 / 3함대 : 위치가 어딘가요 /

119 : 진도나 조도근처로 나옵니다. 해경에는 통보했습니다. 전화번호 받아보세요. ***-***-***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타고 있는데 500-600명정도 되는데 배가 갑자기 기울려 침몰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확한 위치는 해경으로 통보했습니다. 해경이 알고 있을겁니다 / 3함대 : 정확한 위치 다시 불러 주세요 좌표 같은 것 / 119 : 저희는 핸드폰 기지국이 나오기 때문에 진도하고 조도사이 기지국이 나옵니다 / 3함대 : 진도하고 조도요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 119 : 허00입니다. 소방위 / 3함대 : 09:03분 접수했습니다.

9시 3분 경, 이번에는 목포해경이 전남119상황실에 전화를 건다. 사고현장에 경비함정을 보내긴 했는데 배가 침몰 중이어서 헬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 때 해경은 세월호의 GPS 위도와 경도를 알려준다.

❍ 09:03:51~09:05:27(해경→119)

해경 : 예 수고많으십니다 / 119 : 예 / 해경 : 목포해양경찰서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여객선 세월호 라고. 진도 병풍도쪽에 여객선이 있는데 지금 침몰한다고 인계, 신고를 받았는데 거기에 환자들이 있답니다 / 119 : 환자가 있어요 / 해경 : 예 그래서 119헬기로.. 저희 헬기가 중국어선 단속있어서 멀리 나가있거든요. 119 헬기좀 부탁드릴게요 / 119 : 헬기요 / 해경 : 지금 픽스 위치 알려 드릴게요 / 119 : 잠깐만요 저희도 헬기가 출동 가능한가 확인해야 되거든요 / 해경 : 그러면 저희한테 다시 연락주시겠어요 / 119 : 환자가 몇 명이나 되던가요 / 해경 : 환자가.. 그건 아직 파악 못했는데 여러명 있다고 들었습니다 / 119 : 그러면 혹시 배타고 못나오신가요 / 해경 : 저희 경비함정이 갔는데 배가 침몰중이어 가지고 헬기가 필요합니다 / 119 : 그럼 대충 위치가 어떻게 되나요 / 해경 : 진도 병풍도 쪽입니다 / 119 : 병풍도 쪽이요 / 해경 : 제가 GPS 위치 불러 드릴게요. 3411 / 119 : 경도인가요 여기가 / 해경 : 예 북위 34도11분 동경 125도 55분입니다 / 여기가 경도 위도인가요 / 해경 : 예 경도 위도입니다 / 해경 :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 / 119 : 네 일단 확인해 볼게요

다시 4분 정도가 흐른 시각인 9시9분, 119상황실에서 해경으로 전화를 걸어 선명과 정확한 위치를 다시 묻는다. 배 이름이 세월호라는 것과 세월호의 정확한 위도와 경도 좌표 모두 앞선 통화에서 확인한 사항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 09:09:14~09:10:37 (119→목포해경)

해경: 목포해양경찰서입니다. /119 : 경관님 여기 119상황실입니다. 인천-제주간 페리호처리중에 계시죠 정확한 선명하고 / 해경 : 선명이 세월호입니다. 세월 / 119 : 세울호 / 해경 : SEWOL 거기 승객이  350명 타고 있는데 응급환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빨리좀 조치좀 해주세요 / 119 : 저희는 선박이 없어요 / 해경 : 헬기 안될까요? / 119 : 헬기 알아보고 있고요. 해군 3함대사령부에도 통보했구요 학생이 350명 정도 된다고요? / 해경 : 예 예 / 119 : 일반인들은 전체 몇명이나 된가요 / 해경 : 저희가 바빠서 이만 끊겠습니다. / 119 : 해경에서는 / 해경 : 죄송합니다 경비함정 동원해서 가고 있습니다. / 119 : 위치가 어떻게 정확히 파악됬는가요 / 해경 : 경위도 불러드릴까요 3410.12557. 전화 끝내겠습니다.

이미 9시 3분 통화에서 해경에서 알려준 위도와 경도를 9시 11분에도 여전히 묻고 있다. 벌써 3번째다. 바로 헬기가 이륙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 09:11:20~09:12:06(119→목포해경)

119 : 예 119상황실입니다 / 해경 : 예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

119 : 저희한테 헬기 문의하신 것 운항은 가능하고요 위도 경도를 다시한번 불러 주실랍니까 / 해경 : 위 경도 지금 현재 지금나온 게요 34.11 125.55 언제쯤 나갈수 있습니까 / 119 바로 운항가능합니다. / 해경 : 바로 이륙하신다고요 / 119 : 예 /

해경 : 119 어떤 헬기가 나갑니까 / 119 : 아 저기 bk 잠깐만요 그걸 확인해봐야 하겠는데요/ 해경 : 확인하고 연락한번 주십시오

그러나 7분 정도가 지난 다음 통화(09시19분)에서도 119헬기는 아직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앞선 통화(09시11분)에서 말한대로 바로 출동했다면 세월호 현장에 거의 도착했을 시각이다.

❍ 09:19:06~09:21:37(119→목포해경)

해경 :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 119 : 119종합상황실입니다. 저희 헬기도 이륙하려고 하구요 병풍도..지금 해경에서는 어떻게 조치가 되고 있는가요? / 해경 : 저희 지금 목포에 있는 헬기 이륙하고 / 119 : 목포 해경 헬기요. 한 대요 ? / 해경 : 예. 해경헬기 이륙하고, 인근에 있는 경비정하고 정박에 있던 함정 비상소집해서 출항하고 그리고 인근에 있는 항행하는 선박 구난 요청해서 지금 다 상선들이 구난작업 하려고 이동중에 있습니다 / 119 : 그러면 거기 도착하면 몇시경이나 될지 예상되나요 / 해경 : 0940이 경비정 EK 이고요. 빨리 도착하는 경비정이고요. 민 선박들은 더 빨리 도착할거예요 /

119 : 그러면 배는 총 몇대나 움직이고 있나요 / 해경 : 몇 척 움직이는지 그거까지는 파악이 안되고요 지금 가용.. 다 투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119 : 아직 도착을 못했죠? 거기 다리부상 학생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울면서 한명이 다리를 부상당했다. 그런 신고 내용도 있어요 / 해경 : 아 다리를 부상 당했다고요 예예 알겠습니다 / 119 : 저희 소방헬기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이륙했는지 모르겠네) / 해경 : 예 알겠습니다 / 119: 거기가 병풍도인가요 / 해경 : 동거차도하고 병풍도 사이 진도쪽.. 그 위치를 불러드릴께요 / 119 : 위치는..(위치는 받았죠. 조00 주임) 위치는 받았고요 거기 혹시 배이름이 세월호 맞죠 / 해경 : 세월호 세월호. 인천에서 제주간 여객선이요 ? / 119 : 예 여객선인가요 / 해경 : 예 승객이 450명 / 119 : 예? 몇 명이요 / 해경 : 450명이요. / 119 : 탑승한 사람이 수학여행 학생들이라던데 어디학교인지 아신가요? / 해경 : 모르겠습니다 거기까지는 저희가 못받았어요 / 119 :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모르고요? / 해경 : 예예 / 119 : 현재 450명 탑승해있다고요? / 해경 : 예예 / 119 : 예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릴께요 / 해경 : 예예

9시 20분이 다 돼 가도록 세월호 이름과 위도와 경도를 확인하고 있다. 위도와 경도를 묻는 것은 무려 4번째다. 움직이는 배가 몇 척인지 등등 가장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해경에게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실질적인 구조활동을 위한 질문이라기 보다는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질문이란 인상이 짙게 드는 부분이다.

❍ 09:26:05~09:28(119→목포해경)

(..... 09:27:00경 수신함) / 해경 : 예 해양경찰입니다 / 119 : 예 119상황실이고요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생들이네요. 탑승한 학생들이요 / 해경 : 우리는 승객 450명으로 파악을 했는데 그 모르겠습니다 / 119 : 학생들은 324명 탑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 해경 : 학생..학생은 324명이요? / 119 : 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 324명이라고 그러더라고요 / 해경 : 예 그럴거예요 / 119 : 최초신고는 저희한테 받은거죠 저희가 연결해가지고 08:52 들어가지고 / 해경 : 아니요 우리는 52분에 안받았어요 우리는 더 지나고 받았어요 / 119 : 52분에 저희가 받아가지고 통화를 하다가 연결시켜 드린거예요 / 해경 : 예예 / 119 : 세월호가 몇톤급인가요 / 해경 : 그게 6825톤이요 / 119 : 6825톤이요? / 해경 : 예 / 119 : 지금 혹시 도착했는가요 / 해경 : 잠시만요 아 지금 경비정은 아직 도착 안했고 인근 세력들이 어떻게 구난활동을 하고 있는가 확인을 해봐야 겠어요 / 119 : 환자도 다수 있다고 그렇게 추가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요 아직 도착은 안했네요? / 해경 : 예예 / 119 : 혹시 사고 개요가 나온가요? / 해경 : 그런건 안나옵니다 그런건 아직 파악이 안됐어요 / 119 : 지금 충돌은 아니죠 / 해경 : 모르겠어요 그 사항도 .. 충돌인가는 모르겠습니다 / 119 : 지금 침몰중이어서 물이 배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가요 / 해경 : 예예 물이 들고 있죠 / 119 : 아이고. 알겠습니다 / 해경 : 예예

이 시각이면 현장에 거의 해경 헬기가 도착해 현장 소식이 들어올 때이다. 세월호는 45도 기울어있고 침몰이 진행중인 상황. 그런 긴박한 사정을 모르는지 119상황실은 사고 개요가 나왔냐며 묻는다.

❍ 10:07:48~10:10:31 (119 → 목포해경)

해경 : 네 목포해경입니다 /119 : 전남119상황실이고요. 바쁘시죠. 지금 구조 인원이 나온가요? /

해경 : 지금 약 한 56명까지 파악을 했는데 아직 정확하게는 파악을 못하고 있네요 / 119 : 56명을 구조했다고요? / 해경: 예. 경비정에서 50명 싣고 ,헬기에서 6명을 / 119 : 50명은 경비정으로 어디로 나온가요? / 해경 : 가까운 서거차도로 갈겁니다. 서거차도 / 119 : 서거차도에 환자를 수용할 병원이 없잖습니까? / 해경 : 예. 없어요 / 119 : 그럼 어떻게 한답니까 / 해경 : 일단 최 인접 섬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쪽으로 이송을 해요. 또 얼른 가서 구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119 : 서거차도로 향하고 있어요? 경비정이 몇시에 도착한가요? / 해경 : 모르겠습니다 그사항은 / 119 : 그리고 6명은? / 해경 : 6명은 이미 가 있고요 / 119 : 아 서거차도에요? 서거차도에 의료기관이 없을텐데.. / 해경 : 예 / 119 : 6명은 뭘로 이동을 했는가요? / 해경 : 6명은 헬기로 헬기로 / 119 : 무슨 헬기가요 해경헬긴가요? / 해경 : 예. 해경 헬기 / 119 : 지금 우리 헬기, 전국에 있는 저희 전남, 광주, 전북, 부산 ,경남 헬기 다 떳어요 / 해경 : 예 / 119 : 알고 계시죠. 지금 56명이고, 혹시 사망자라던지 있나요 / 해경 : 혼자말. 배 침몰됐어! 배 침몰 됐습니다 / 119 : 침몰 됐어요? 완전히 잠겼어요? / 해경 : 예예 아아. / 119 : 그러면 어느정도 구조가 됐을까요? / 해경 : 아니죠 다 못 뛰어 내렸죠 / 119 : 그러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얘기네요 / 해경 : 네. 그렇게 예상됩니다 /

119 : 아 완전 침몰이예요 / 해경 : 예예 / 119 : 다른 선박과 배 충돌한건 아니죠 / 해경 : 모릅니다. 원인은 / 119 : 현장하고 연락이 안된가요? / 해경:예예 / 119 : 완전침몰 되버렸어요 / 해경 : 예예. 지금 방금 들어왔어요/ 119 : 어쪄지. 엄청 부상자가 많겠는데.. / 해경 : 예 / 119 : 일단 알겠습니다

10시 7분부터 10분 사이 통화중에 해경은 완전침몰이란 단어를 쓴다.

119 상황실 근무자가 헬기가 다 떴다고 하는데 10시 10분 쯤 사고 해역에 소방헬기 1 대가 먼저 도착했다. 9시 3분에 해경이 요청한 헬기가 1시간이 넘어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해경의 요청으로 구조작업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이 때는 이미 해경헬기 3대가 구조작업을 진행 중일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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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지점에서 서거차도와 팽목항의 거리를 보면 해경이 왜 구조자를 의료기관도 없는 서거차도로 먼저 보냈는지 알 수 있다. 구조헬기나 구조선이 일단 승객을 내려놓고 바로 현장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119상황실은 서거차도에서 지원인력이 있는 팽목항으로 어떻게 구조자를 데리고 올 것인지 계속해서 묻는다. 지도를 보면 당시의 긴박한 상황에서 구조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해경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지난 15일 국회 안행위에서 당시 상황실 직원이 서거차도와 팽목항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 10:08:35 ~ 10:09:08(해경 → 119)

119 : 네 119입니다. 여보세요 / 해경 : 네 방금 ?인데요 / 119 : 어디요? /

해경 : 서해지방청입니다 / 119 : 서해지방청. 네 / 해경 : 방금 핼기 목포 한대, 광주 한 대, 경남 한 대인가요? / 119 : 목포, 광주, 경남 네 맞습니다. / 해경 : 경남이요? 전남입니까? 경남입니까? / 119 : 전남이랑 경남, 목포는 아니고, 목포는 전남이고, 전남, 광주, 경남 / 해경 : 네 알겠습니다

10시 12분 진도연안VTS, 즉 진도관제센터에서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1차로 구조자 50명 정도를 팽목항으로 이송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다. 그러나 119 상황실은 이후 40분이 넘도록 해경 진도관젠센터가 이미 알려준 내용을 계속해서 목포해경 상황실에 되묻는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진도VTS란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 10:12:25 ~ 10:13:20 (해경→119)

119 : 네 119입니다. / 해경 : 고생 많습니다. 진도연안 VTS 김주임입니다.

119 : 어디요? 진도 / 해경 : 진도 연안 VTS / 119 : VTS가 뭐예요? /

해경 : 아 그렇게만 알아두시고 해양경찰팀의 교통관제센터에요

119 : 네 / 해경 : 지금 현재 병풍도 옆에 세월호가 침몰 위기에 있었는데 거기서 사람들을 구조해가지고 / 119 : 예 / 해경 : 지금 팽목항으로 오고 있을거거든요 /

119 : 팽목항으로요? 몇 명이요 / 해경 : 현재 1차로 한 50명 오고 있습니다 /

119 : 아 / 해경 : 총 450명 있는데 / 119 : 그러면 환자는 몇 명이에요 /

해경 : 환자는 정확히 모릅니다. 그중에 일부가 좀 다쳤어요. 그러니까 조치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 119 : 네 알겠습니다.

이후 119에서는 구조 상황과 이송 상황에 대한 질문을 계속한다. 막바지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다. 해경의 목소리에서도 다급함이 느껴진다.

해경은 계속해서 구조가 우선이라고 설명하지만 119는 구조자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 해경은 통화 도중 끊어버리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기도 한다.

❍ 10:14:18~10:14:59 (119 → 해경)

해경 : 해경 상황실입니다 / 119 : 네 경관님 수고하십니다. 119종합상황실입니다. 조도 부근 훼리호요 혹시 구조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서요 / 해경 ; 저희들 나중에 상황보고서로 한꺼번에 드리겠습니다 일일이 대응을 못하니까요 / 119 : 아니요 지금 헬기로 몇 명이나 구조 되었는가요 지금 / 해경 : 예.. 조금 했는데 제가 나중에.. / 119 : 아니요 그 환자분들이 어디../ 해경 : (끊어버림)

❍ 10:34:58~10:36:30 (119 → 해경)

해경 : 목포해경입니다 / 119 : 전남119 상황실입니다. 지금 환자나 ,헬기등 모든 것을 팽목항에 집결하는가요? / 해경 : 아니 지금 한명이라도 구조해야 되니까 서거차도로 무조건 나르고 있음 / 119 : 서거차도로요? / 119 : 섬이라서 그래요 / 해경 : 지금 이렇게.. 못한다니까요(끊으려고함) 지금 바빠서 끊.. / 119 : 아 잠깐만요 우리 팀장님 좀 바꿔드릴께요. 그 관계가 있어요 / 119 : 여보세요. 그거는 아는데요. 보건 복지부랑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일단은 중앙부처에서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 / 해경 :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린 한사람이라도 구조 하는게 우선 아닙니까 / 119 : 그건 그런다 치고요. 그럼 서거차도로 가십니까. 저희도 그쪽으로 말을 해줘야 하니까 그래요 / 해경 : 예 저희는 일단은 구조해서 서거차도로 이송시키고 있습니다 전화 끊겠습니다.

❍ 10:37:48~10:38:36 (119 → 서해지방경찰청)전화받지 않음

통화가 연결되자 119상황실장이 직접 해경에게 묻는다.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의 의료 인력과 지원 인력이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다면서 구조된 사람들이 팽목항으로 오는지, 온다면 어떻게 언제 오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애를 쓴다.

❍ 10:39:09~10:41:01 (119 → 서해지방경찰청)

해경 : 감사합니다 상황실..입니다 / 119 : 잠깐만요. 저희 실장님 바꿔드릴께요. 지금 환자를 어디로 이송을 하시죠? 지금 보건복지부쪽에서 팽목항으로 의사등 인력 집결중인데 지금 모든 환자를 서거차도로 보내고 있나요? / 해경 : 잠깐만요 .. (한참동안 내부의논) 지금 죄송합니다만 어느 병원으로 갈건지 까지는 저희가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 119 : 아니 그게 아니고 보건복지부 말로는 사람들이 나오면 병원 갈사람은 병원에 보내고 안갈 사람은 처치하고 그런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 많은 인원이 못가기 때문에 어쨌든 구급차로 이송해야 하지 않습니까 / 해경 : 지금 사람을 구조하는게 급선무이고 지금 배는 침몰했어요. 구조하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가까운 섬에 내려 놓고 구조하러 가야하니까 일단 나중에 전화하면 안될까요 / 119 : 그래요 알겠어요 서거차도로 가신다고요 / 해경 : 네네 / 119 : 알았어요

119상황실은 서해청으로 전화를 걸어 구조자가 몇 명이냐, 상황보고서를 팩스로 보내줄 수 있느냐.  해경은 인명구조가 우선이라고 하는데도 119상황실은 중앙부처 지원인력이 집결한 팽목항으로 구조된 사람들이 오도록 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 10:45:32~10:49:55 (119 → 서해지방경찰청)

해경 : 서해청입니다 / 119 : 현장에서 요구조자가 다 구조 완료가 됐나요? / 해경 : 아 지금 다는 안됐습니다 / 119 : 그러면 어떻게 472명중 몇 명 구조된 걸로 파악 되나요? / 해경 :저희가 집계하는 거는 79명인데 / 119 : 79명이 뭐예요. 구조된 거예요? / 해경 : 예 / 119 : 79명이 구조되었으면 나머지 한 400여명 구조가 안됐다는 얘긴가요 / 해경 : 지금 구조 하고 있기 때문에 / 119 : 네 그래요, 현재 사항을 상황 보고서를 팩스로 저희한테 보내줄수 있습니까 / 해경 : 지금 정신이 없어가지고 / 119 : 그러는줄 아는데 그래도 저희 헬기가 전국에서 11대, 소방정, 구급차 어머어마하게 동원되었기 때문에../ 해경 : 목포서에서 안들어 오던가요 / 119 : 목포 서는 전화도 안받더라고요/ 해경 : 우리는 상황보고서 만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목포서에서 만들기 때문에 거기서 넣어주라고 말할께요 / 119 : 지금 현재 79명 무조건 서거차도로 뺴더라고요 요구조자들을요. 그럼 서거차도에서 다시 이송할 방법은 어떻게 하나요 / 해경 : 그건 나중에.. 인명구조가 우선이니까 그건 나중에 나중 일이구요 지금 많이 바쁘니깐 죄송합니다 / 119 : 아니요 물론 바쁜줄 알지만 저희 헬기라든지 구급차, 유조차등 전부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어요 또 중앙 정부에서 집결하고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서거차도에서 다른데로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다 붕 뜨게 된단말이예요 / 해경 : 그러면 구급차 몇 대입니까 / 119 : 적어도 10여대. 구급차 10여대, 헬기도 11대가 거기 있어요 / 해경 : 헬기 11대가 거가 있다구요? / 119 : 지금 거기 현장에서 헬기를 다 빼라고 했대요. 작업하기가 오히려 불편하다 그래서 헬기를 다시 팽목항으로 오라고 하고 또 헬기 급유차, 또 조사라든지 모든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라든지 모든 내려오시는 분들이 모두 다 팽목항으로 되어 있는데 서거차도에서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것이며 방법이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예요 / 해경 : 그 저는 조금 있다 구조하고 나서 인것 같고요 그러면 일단 팽목항에 대기하고 있다고 구조세력에 통보하겠습니다 /

119 : 한쪽에서는 구조하고 한쪽에서는 밖으로 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 해경 : 그렇죠 지금 인근에 경비정 함정이 있고 멀리 경비함정이 오고 있습니다 / 119: 아니면 우리 헬기가 서거차도에서 가서 요구조를 나올 방법. 그런 방법이 나을 것 같은데 혹시 서거차도에 헬기 착륙장 있나요? / 해경 : 잠깐만요 서거차도에 앉을수 있을 것 같은데요/ 119 : 그러면 우리헬기가 서거차도에 가서 구조할 수 있지 않습니까 / 해경 : 그러면 서거차도에 헬기를 한대 이동을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 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거기는 자주 안가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 예 알겠습니다

진도관제센터는 119에 구조자 50명을 태운 전남 관공선이 팽목항에 도착할 예정임을 알린다.

❍ 10:49:58~10:50:32(해경 진도센터→119)

119 : 예, 119입니다 / 해경 : 수고 많으십니다. 해경 진도센터입니다. 약 15분 후에 팽목항에 전남 707이 도착합니다 / 119 : 해경정인가요? / 해경 : 전남 707 관공선입니다 / 119 : 몇 명 정도인가요? / 해경 : 한 50명정도라고../ 119 : 전남 707 관공선이 50여명 정도 구조해서 도착한다고. 알겠습니다

❍ 10:50:25~10:50:30(119 → 해경)통화중

10시 50분에 이뤄진 통화에서 마침내 결론이 난 것 처럼 보인다.

전남119상황실은 팽목항에 동원된 인력과 장비를 언급하며 서거차도에 있는 구조자들이 언제 팽목항으로 올 지를 묻고, 해경은 구조의 우선을 다시 강조한다. 119측은 결국 헬기를 서거차도로 보내 구조자들을 팽목항으로 실어오기로 했다.

❍ 10:50:31~10:53:03(119 → 해경)

해경: 해경상황실입니다 / 119 : 전남119상황실입니다. 지금 서거차도 요구조자를 전부 다 옮기고 있죠. 서거차도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나올 예정인가요 ? / 해경 : 일단 그 구조가 우선이지 어떻게 바로 나온답니까? / 119 : 아니요. 지금 해경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저희 헬기가 전국에서 11대 정도 동원 됐고 구급차 열몇대가 동원됐고 인근에서 헬기에 급유할 유조차들등 모든 인력장비, 소방과 통보된 모든 유관기관들도 팽목항 그쪽으로 집결하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씀하면 안되죠 / 해경 : 일단 인원이 많다 보니까 / 119 : 예 구조가 중요한지 아는데 요구조자를 육지로 옮기는 것도 중요 하잖습니까. 우리 헬기가 가면 서거차도에 앉을수 있겠습니까 / 해경 : 서거차도에 헬기장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119 : 그러면 저희가 헬기가 가서 서거차도에서 데리고 나오면 되잖아요 ? / 해경 : 그 부분은 그렇게 하신다면 일단은 구조해놓고 무조건 한사람이라도 바다에 있는 분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 119 : 그거는 이해 하는데 한쪽에서는 구조를 하고 또 한쪽에서는 서거차도섬에서 육지로 나와야 하지 않습니까. 중앙부처에서 전부다 팽목항으로 집결중인데 서거차도에 그대로 있으면 다 발목이 묶인 상태가 되지 않습니까? 제가 말씀드린거는 그겁니다.

서거차도에 감독자라든지 관리하는 해경직원이 계신가요 전화번호 몇번인가요? / 해경 : 예 061 - 241 - 2433입니다. / 119 : 서거차도에서 팽목항까지 헬기로 몇분이나 걸립니까? / 해경 : 예 한 10분 정도 걸립니다 / 119 : 그러면 서거차도로 헬기가 가서 환자를 실고 나오면 좋겠구만요 / 해경 : 예예

❍ 10:53:08~10:53:57(119 → 해경) 전화받지 않음

그러나 119는 서거차도로 헬기를 보내지 않는다고 해경에 통보했다. 결국 원래 있던 팽목항에 처음에 모였던 것처럼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배가 침몰하는 와중에 해경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구조자의 이송 시기와 장소, 방법을 문의하더니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셈이 됐다.

세월호에서 구조돼 서거차도에 옮겨져 있던 탑승객들은 119 상황실이 중요한 문제라며 30분 넘게 강조하면서, 서거차도로 보내겠다고 했던 소방헬기가 아닌 어민과 섬마을의 조합 배를 타고 오전 11시11분과 11시 50분, 13시 50분 등 3차례에 걸쳐   팽목항으로 이동했다.

❍ 10:56:44~10:57:14(119 → 해경)

해경 :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 119 : 전남119상황실입니다. 일단은 전부가 다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을겁니다. 예 참고로 계십쇼 /서거차도로 안가고요 / 해경 : 예예

종합하면 목포해경과 해경 진도관제센터, 전남119상황실은 상호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관제센터가 알고 있는 사항을 목표해경 상황실에서는 모르고 있었고, 119상황실은 목표해경에 구조자들의 이송 방법을 수차례 문의하기 위해 직접 헬기를 서거차도로 보내기로 하지만 결국 보내지도 않았다. 해경이 요청한 헬기는 1시간이 넘어서야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도착해서는 해경의 거부로 투입되지도 않았다.

그렇게 4월 16일 절체절명의 시간들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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