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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XX, 낯짝도 보기 싫어, 집에 가” 코레일자회사 사장, 내부고발자에 폭언

2020년 08월 21일 09시 14분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의 신임 사장이 전임 사장의 법인카드 낭비를 고발한 내부 직원을 색출해 욕설과 폭언, 협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국토부 감사 결과 전임 사장이 해임되고 신임 사장이 취임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전임 사장과 신임 사장은 모두 정치권에서 온 이른바 ‘낙하산’이다.

코레일 자회사 사장, 뉴스타파 보도 이후 해임

뉴스타파는 지난 7월 31일 ‘코레일 낙하산 사장의 슬기로운 법카생활’이라는 보도를 통해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의 법인카드 낭비 실태를 고발했다.

정세균 총리의 보좌관 출신으로 2018년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으로 임명된 강귀섭 사장은 가족 여행이나 가족 외식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정치 행사에서도 거액의 식비를 법인카드로 지출했다. 심지어 편의점 담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집 근처 정육점, 집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강 사장의 법인 카드 사용 액수는 2년여에 걸쳐 7천만 원이 넘게 지출됐다. 당시 강귀섭 사장은 뉴스타파에 개인카드가 없어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휴가도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등의 황당한 변명을 했다.

▲ 7월 31일 뉴스타파 ‘코레일 낙하산 사장의 슬기로운 법카생활’ 중

보도 이후 국토부와 코레일은 감사에 착수했으며, 강귀섭 사장은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주주총회를 열어 강 사장을 해임했다. 그리고 8월 10일 하석태 교통사업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하석태 신임 사장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유세본부장을 역임한 정치권 인사다.

신임 사장, 내부 고발자 사장실에 불러 욕설, 협박

하석태 신임 사장은 취임 이후 뉴스타파에 강 전 사장의 비위 사실을 제보한 내부 직원을 색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 사장은 취임 사흘만인 8월 13일 직원 A씨를 특정해 사장실로 불렀다.

▲ 코레일네트웍스 하석태 신임 사장도 정치권 출신 인사다.

하 사장은 A씨에게 이 XX, 인마 등의 욕설과 폭언을 했으며, 징계를 하고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소리쳤다. 본사 직원협의회 대표를 지낸 A씨는 회사의 정의를 위해 제보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하 사장은 A씨에게 당장 집으로 가서 사유서를 쓰라고 지시했다. 폭언은 4분여에 걸쳐 진행이 됐다. 아래는 주요 대화 내용이다.

⚪하석태 사장: 도대체 본인의 그 업무가 뭔데 그런 거(임원들 카드내역)까지 그래 관심을 가져?
⚫직원A: 제가 본사 (직원)협의회 대표..
⚪하석태 사장: 무슨 소리야!! 이 XX. 그래 갖고! 대표하고 나를 감시할 권한이 있어?
⚫직원A: 사장님, 제가, 제가 말씀드릴 테니까 좀 들어주시겠습니까?
⚪하석태 사장: 당신, 뭐요. 당신 업무가 뭐요. 네가 언제부터 나를 관리했어.
⚫직원A: 제가 협의회 대표이지 않습니까?
⚪하석태 사장: 이 XX 어디서.. 못된 짓을 하고 야단이야. 그래 갖고 대표(전 사장) 보내 갖고 그래 좋아? 수사 의뢰했으니까 그래 아셔!
⚫직원A: 사장님..
⚪하석태 사장: 나가, 인마. 집에 가. 집에 가서 오늘은, 나 당신 낯짝도 보기 싫으니까 그 앞에 앉아 있지 마. 집에 가서 써. 나가란 말이야.

뉴스타파는 내부고발자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녹취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편집과 조작 등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전체 녹취를 공개한다. 4분 가량의 녹취는 영상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부고발자의 음성은 변조했다.

▲ 하석태 사장은 취임 이후 내부고발자를 불러 욕설과 폭언을 했다. 전체 녹취는 영상 리포트에서 볼 수 있다.

기자 전화에는 “내부고발자가 회사를 건강하게…” 앞뒤 다른 변명

뉴스타파는 하석태 사장에게 폭언 등을 한 경위를 묻기 위해 전화 통화를 했다. 하 사장은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이런 것은 전혀 없다”고 녹취 내용과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하 사장은 오히려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직원을 징계할 의사도 없고, 건강한 내부 고발자는 회사를 건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해석의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폭언 들은 직원A, “정신과 치료 중”

사장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집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은 직원 A씨는 당일 강제로 퇴근한 뒤 이후 연차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에 제보를 하게 된 경위도 사유서 형태로 회사에 제출했다.

지난달 뉴스타파 보도 이후 8월 7일 코레일네트웍스 노조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노조는 강귀섭 당시 사장 뿐 아니라 현 하석태 사장(당시 교통사업본부장)의 비위 등을 폭로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제작진
취재김경래
촬영정형민 오준식
편집박서영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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