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안전

해경, 사고 당일 상황보고서 절반넘게 삭제 수정

2014년 05월 15일 19시 56분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침몰 초기 작성했던 상황보고서를 폐기한 뒤 새로 만든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경도 첫날 구조 활동을 기록한 상황 보고서를 이달 초 대폭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해경은 당초 상황보고서에 담긴 44개 내용 중 10개를 삭제하고 16개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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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삭제된 내용은 대부분 늑장 대응으로 지적받을 수 있는 부분이어서 해경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초기의 부실 대응 등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황보고서를 고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해경의 당초 상황보고서에는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세월호 선장과 선원을 구조한 목포해경 소속 123정의 비상출동 당시 위치가 세월호로부터 10해리 떨어진 곳으로 기록돼 있었다. 당시 해경 123정이 현장에 오는 데 걸린 시간은 32분, 그렇다면 평균 시속 18.8노트로 운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상 100톤 급 해경함의 속력이 시간 당 최고 25노트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느린 속도로 출동한 셈이다. 하지만 새 상황보고서에는 사고 현장과의 거리가 12해리로 수정됐다. 이 경우 이동 속도는 22.5노트, 늑장 출동 논란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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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 낮 12시 15분 목포 122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세월호에 앵커부이를 설치했다는 당초 보고서 내용은 이보다 한 시간 앞선 오전 11시15분 서해청 특공대 7명이 거둔 성과로 수정됐다.

수정된 보고서에는 실종자 구조와는 직접 관련 없는 해수부 장관의 해경청 방문기록, 실종자 수색에 투입해야 할 해경함을 동원해 기자들을 사고 현장에 데려갔다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대신 해경은 부실 대응이란 지적을 받을만한 부분은 대부분 삭제됐다. 9시 50분 현재 현장 수색에 동원된 해경 경비함이 1척에 불과했고, 사고 접수 후 10분이 지나 완도 해경의 전 함정을 사고 해역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수정 보고서에는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반박할 수 있는 내용들을 새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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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30분 완도해경 소속 50톤급 경비함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는데, 이를 통해 실제 구조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돼 선수 일부분만 남은 10시 31분 이전에 현장에 도착한 경비함 숫자를 한 척이 아닌 두 척으로 늘리는 효과는 거뒀다.

해경은 사고 초기에 보고서를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일부 부정확하게 기록된 내용이 있어서 나중에 바로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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