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백재현 의원도 "정책연구비 반납하겠다"
2018년 10월 23일 15시 19분
국회 예산을 빼돌리거나 허위 서류를 꾸며 연구비를 타낸 의혹이 불거진 국회의원 4명을 시민단체가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제 3자 계좌를 이용해 1,000만 원 이상의 국회 예산을 빼돌린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과 자신의 선거운동원이 만든 ‘유령 연구단체’에 정책 연구를 몰아준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 등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17일부터 국회의원들의 정책개발비 낭비 실태를 연속 보도하고 있다. (관련기사 : ‘세금도둑’ 국회의원 추적 보도)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 등 3개 단체는 10월 2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국회의원 정책연구 용역 비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대상에는 이은재, 백재현 의원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 4명이 포함됐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은재 의원은 보좌관 지인에게 3건의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기고 1,220만 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급한 뒤 이를 다시 돌려받았고, 백재현 의원은 선거운동원이 만든 정체불명의 단체에 수천만 원의 연구비를 지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황주홍 의원 역시 보좌관 지인에게 2건의 정책연구 용역, 600만 원의 연구비를 지급한 뒤 이를 다시 돌려 받았고, 강석진 의원은 허위 서류를 꾸며 1,100만원 상당의 연구비를 인건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청원 의원은 건설, 토목 회사 임직원에게 북핵위기와 인사청문회 제도 관련 연구 2건을 발주해 1,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는 서 의원이 해당 보고서를 비공개하고 있다며 추가로 수사를 의뢰했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1년치 자료만을 조사한 결과 5명의 고발 및 수사 의뢰 대상이 나왔다.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지난 10년 간 국회의원들이 발주한 정책연구 용역에 대해서 검찰에 전면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을 고발장에 담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의 국회 정책연구비 오남용 실태 보도 이후 현재까지 이은재 의원이 1,167만 원, 백재현 의원이 3,000만 원, 황주홍 의원이 1,200만 원, 강석진 의원이 1,150만 원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했다. 검찰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표절 등으로 문제가 된 이개호 의원(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광수 의원도 각각 300만 원, 200만 원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들은 “연구용역비를 반납했다고 해도 이미 저지른 불법 사실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드러난 범죄혐의가 전부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혐의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또 “사기죄의 공소시효가 10년이므로 최소한 2009년 이후에 사용된 국회의원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에 대해서는 수사가 가능하다”며 정책연구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도 촉구했다.
국회는 지난 2005년부터 ‘입법 및 정책개발비’ 예산을 신설·운영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이 예산은 발송비 46억 원 등을 포함해 130억 원에 이른다. 소규모 정책 연구 용역은 이 가운데 한 항목으로, 국회의원실에서 건당 500만 원 이내에 발주할 수 있는 연구 용역이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와 시민단체 3곳은 행정 소송 등을 통해 국회로부터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치 국회 입법 및 정책 개발비 지출증빙 자료를 공개 받았다. 이번에 오남용 실태가 불거진 1년치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 증빙 자료 원본은 특별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타파는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의원 업무추진비 88억원, 특수활동비 81억원, 특정업무경비 179억원 등 지금까지 사용처가 공개되지 않은 국회예산에 대해서도 정보 공개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잇따라 승소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행정 소송을 통해 관련 자료를 입수하는 대로 유권자인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 문준영
촬영: 김기철
편집: 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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