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특활비로 '명절 떡값', '연말 격려금' 의혹

Aug. 28, 2024, 02:00 PM.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자신에게 주어진 검찰 특수활동비를 설·추석 명절 직전과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아 쓴 사실이 확인됐다. 특수활동비를 기밀 수사 같은 특수활동과 무관하게 부하 검사들의 ‘명절 떡값’과 ‘연말 격려금’으로 오남용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현재 법무부 차관인 심 후보자는 2021년 서울동부지검장, 2022년 인천지검장, 2023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차례로 지냈다. 뉴스타파는 심 후보자의 일선 검찰청 검사장 이력 가운데 특수활동비 지출 기록 전체가 확보된 서울동부지검장 시절(2021.6.11.~2022.6.26.)을 중심으로, 과거 그가 국민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 검증했다.
<검찰예산검증 공동취재단>에 참여 중인 인천·경기 지역 독립언론 ‘뉴스하다’는 심 후보자가 인천지검장 시절에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를 오남용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예산 매뉴얼 위반 의혹 / https://newshada.org/2705/)

심우정 후보자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① 특수활동비를 ‘설 명절 떡값’으로 전용

심 후보자는 1년의 서울동부지검장 임기 동안 모두 272차례에 걸쳐 1억 2천 781만 4천 330원의 특수활동비를 썼다. 
▲ 심우정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쓴 특수활동비의 지출증빙 자료
심 후보자는 2022년 1월, 다른 주에는 특수활동비를 전혀 집행하지 않았고, 오직 1월 24일부터 시작하는 다섯 번째 주, 딱 이 한 주에만 특수활동비를 몰아 썼다.
2022년 1월 24일 월요일, 235만 원을 시작으로 심 후보자는 1월 다섯 번째 주에만 모두 1천 35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 28개의 돈봉투에 담아 누군가에게 나눠줬다.
2022년 1월 다섯째 주는 1주일을 기준으로 서울동부지검장 재임 중 심 후보자가 가장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쓴 주간이었다.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심 후보자가 쓴 특수활동비는 1주일 평균 272만 원. 그 5배에 이르는 특수활동비를 1월 다섯째 주에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동부지검에서는 특수활동 수행을 필요로 하는 사건이 2022년 1월 다섯째 주에 유독 많이 발생했던 걸까. 
2022년 1월 다섯째 주는 그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주였다. 명절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가 집행된 것이다.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으로 부하 검사들에게 나눠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심우정 후보자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② 특수활동비를 ‘추석 명절 떡값’으로 전용

2021년 9월 6일,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로 부하 검사, 수사관 등에게 햄버거 40만 원어치를 돌렸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사에서 600m 거리에 있는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에서 식음료를 배달했다.
심 후보자는 바로 다음 날인 7일은 물론, 8일, 9일, 10일까지 2021년 9월 둘째 주 내내 매일, 약 40만 원어치의 햄버거를 업무추진비로 사서 나눠줬다.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쓴 업무추진비의 지출증빙 자료
집행 사유는 ‘전직원 업무지원’. 그런데 심 후보자가 일주일에 걸쳐 햄버거를 돌린 2021년 9월 둘째 주는 그해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두고 있던 때였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검찰 직원들의 격려 목적으로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심 후보자는 업무추진비만 쓴 게 아니었다. 매일 수십만 원어치 햄버거를 돌렸던 2021년 9월 둘째 주는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심 후보자가 1주일을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때이기도 했다.
2021년 9월 6일 월요일, 205만 원을 시작으로 심 후보자는 9월 둘째 주에만 모두 1천 16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 17개의 돈봉투에 담아 누군가에게 나눠줬다.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심 후보자가 쓴 특수활동비는 1주일 평균 272만 원. 그 4배가 넘는 특수활동비를 9월 둘째 주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심 후보자는 설뿐만 아니라 추석 명절을 앞두고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다.

심우정 후보자의 세금 오남용 의혹 ③ 특수활동비 ‘연말 몰아쓰기’

심 후보자가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잇따라 수천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뿌린 데 이어,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1주일을 기준으로 세 번째로 많은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쓴 때는 2021년 한 해의 마지막 주다. 그해 12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약 636만 원을 썼다.
2021년 12월 한 달 동안 심 후보자가 쓴 특수활동비는 약 2천 283만 원.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심 후보자의 월평균 특수활동비 집행액 983만 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연말에 몰아서 집행했다.
기밀 수사 등 특수활동 수행 때문이 아니라 연말 불용액을 남기지 않기 위해, 부하 검사들에게 특수활동비로 ‘연말 격려금’을 나눠주는 등 특수활동비를 털어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2021년 서울동부지검의 특수활동비 불용액은 0원이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세금 오남용 의혹과 관련해 심 후보자에게 질의서를 보냈지만, 심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9월 3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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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취재임선응, 조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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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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