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방송]‘명태균 여론조사’ 조작 최초 확인... 윤석열 2등에서 1등 됐다

2024년 10월 28일 10시 00분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줄거리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명태균 씨는 조작된 여론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는가. 둘째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측은 명태균 씨의 조작된 보고서를 활용했는가. 셋째 윤석열 후보는 보고서 비용 3억 7천여만 원을 지급했는가. 넷째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그 대가로 국회의원 공천이나 국정에 대한 권한과 정보를 준 것은 아닌가.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는가. 
어제(10월 27일) 뉴스타파는 5가지 의혹 중 두 번째에 대한 유력한 답을 찾아내 보도했습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참모로 뛰었던 신용한 씨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캠프가 ‘명태균 보고서’를 선거 전략 수립 등에 활용했으며, 그 증거로 자신이 갖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를 제시했습니다. (기사 보기 :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 "대선 당일에도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했다")

윤석열 1등 여론조사가 조작됐다.... 증거 첫 확인

오늘 뉴스타파는 명태균 게이트의 첫 번째 의혹, 즉 명태균 씨가 정말로 조작된 여론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취재 결과를 보도합니다. 그동안 여론조사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화녹취까지 공개됐지만, 정작 명태균 씨 자신은 조작을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보고서의 원본 데이터(RAW DATA)를 확보해 직접 검증한 결과, 조작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작으로 밝혀진 여론조사 보고서는 2021년 9월 29일 자로 작성됐는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더구나 조작의 결과, 1위 윤석열 후보와 2위 홍준표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기사 보기 : 윤석열 1등 여론조사가 조작됐다.... 증거 첫 확인)

윤vs홍 뒤집힌 여론조사, 경선 기간 최소 8건 조작 확인

과연 조작된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는 이 한 건 뿐이었을까?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 9건 가운데, 앞서 조작이 확인된 9월 29일 보고서 1건 외에도 나머지 8건의 원본 데이터(RAW DATA)를 더 확인했는데, 그 결과 7건의 조작을 추가로 찾아냈습니다. 
모두 응답하지도 않은 가짜 응답자 샘플을 만들어내는 수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습니다. 그 중에는 매우 민감한 시기, 지지도 2등이었던 윤석열 후보를 1등으로 바꾼 ‘조작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기사 보기 : 윤vs홍 뒤집힌 여론조사, 최소 8건 조작 확인... 명태균 "외부 유출하는 거")

누굴 위해 조작했나, 대선 기간 어떻게 활용됐나... 규명 필요 

선거를 둘러싼 여론은 ‘동심원’의 형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론조사에 응답한 불과 1~2천 명의 의견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당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온 국민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맨 안쪽 원에 해당하는 응답자 샘플을 수백 개만 조작하면, 아주 작은 힘으로도 전체 국민의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명태균 씨가 정치인들에 대해 가진 영향력의 근원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뉴스타파의 취재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외부로 유출하는 거’라는 명 씨 자신의 말에 따라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를 윤석열 후보 측 또는 국민의힘 지지층에 유출해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한 게 아닌지 의심될 수밖에 없습니다. 명 씨가 언급한 ‘외부’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의 조작으로 얻게 된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정말로 국회의원 공천을 얻어냈는지, 산업단지 정보를 먼저 얻었는지, 혹은 영부인을 좌지우지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작진
취재임선응, 조원일, 이명선
촬영정형민, 김기철
편집정지성, 정애주
CG 정동우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 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