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 ICIJ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8번째 명단 발표

2013년 06월 20일 07시 27분

1.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제작되는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제작)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지난 몇 주 동안 공동 취재를 수행하면서 5월 22일부터 그 공동취재 결과물을 발표해왔습니다.

 2.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관련 정보를 보도자료와 자체 탐사 리포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6월 20일) 발표하는 명단은 김영소 한진해운 전 상무입니다.

  3. 김 전 상무는 지난 2001년 9월 6일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조세피난처 중 하나인 사모아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이들 한진해운 전직 임원 2명은 페이퍼 컴퍼니를 새로 만드는 대신 페이퍼 컴퍼니 등록대행업체인 PTN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터내셔널(Rhodes International Limited)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4. 이들에게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곳은 UBS 홍콩지점입니다. 뉴스타파는 조수호 전 회장에 이어 경영권을 장악한 조 전 회장의 배우자 최은영 회장 역시 UBS 홍콩 지점의 소개로 지난 2008년 10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진해운 현 회장과 전직 임원들이 모두 UBS 홍콩지점을 통해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입니다.

 폴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사모아에 설립된 이 의문의 페이퍼 컴퍼니는 고 조수호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그것도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두 사람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함께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페이퍼 컴퍼니가 만들어진 2001년 당시 김 전 상무는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싱가포르에서 근무했었고, 조 전 사장은 미주지역본부에서 근무했었습니다.

6. 김 전 상무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돌아가신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설립됐고,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서류에 날인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또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 없고,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7. 그러나 그의 해명과는 달리 그는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로 등재돼 있었습니다. 그것도 일반 주주가 아닌 Beneficial Owner(실소유주)였습니다. 김 전 상무는 2001년초 서남아지역본부로 발령나기 직전까지 비서실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고 조수호 전 회장을 모셨습니다. 조 전 사장은 한진해운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조 전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페이퍼 컴퍼니 이름 : 로우즈 인터내셔널(Rhodes International Limited) - 설립 장소 : 사모아 - 설립 시기 : 2001년 9월 6일 - Director(등기이사) : Dectra (Samoa) Limited.   - Beneficial Owner(실소유주) : 김영소(서류상 영문명 : Young So, Kim) 조용민(서류상 영문명 : Yong Min, Cho)   -페이퍼 컴퍼니 대행업체 : PTN(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   -페이퍼 컴퍼니 중개업체 : UBS AG(HK)   8.  뉴스타파는 이와 함께 예금보험공사가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직원 개인 명의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최근까지 운용해왔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자회사인 ‘한아름 종금’을 통해서도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한아름 종금은 IMF 외환위기 당시 퇴출 종금사의 정리 업무를 맡은 이른바 가교 종금사입니다. 역시 공적자금을 투입해 퇴출 종금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9. ICIJ가 입수한 데이터에는 페이퍼 컴퍼니 설립 대행업체인 PTN이 1999년 3월부터 2001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한아름 종금>에 페이퍼 컴퍼니 세 곳의 연간 회계 보고서 등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팩스 기록이 나옵니다. 수신자는 한아름 종금 김모씨로 돼 있고, 수신처는 한아름 종금 사무실로 나옵니다. 당시 한아름 종금이 페이퍼 컴퍼니들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개의 페이퍼 컴퍼니는 모두 가장 비밀스런 조세피난처로 손꼽히는 라부안에 설립된 것입니다.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로 허용과 신상헌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데, 당시 예금보험공사 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에는 삼양종금 출신의 진대권씨가 등기이사로 올라 있습니다.   10.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페이퍼 컴퍼니는 한아름 종금이 직접 설립한 게 아니라 삼양종금이 만들어 운용하던 것을 퇴출 이후 이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이후 아무런 금융사고도 없이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 자금을 회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1. 한편 예금보험공사측은 해외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매각하고, 공적 자금을 원활히 회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조세 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운영과 관련해 자료를 공개하는데는 약 2, 3주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2. 이해를 돕기 위해 김영소씨 등 페이퍼 컴퍼니 증빙자료 등을 발췌해 공개합니다. <끝>  

2013년 6월 20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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