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
2024년 12월 07일 15시 10분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곳곳에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했다. 용산미군기지처럼 익히 알려진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우리가 그곳이 미군기지인 것을 모른 채 지나온 곳도 많다. 실제 도심 한복판, 깊은 산 속, 산 정상 등 의외의 장소에 미군기지가 있다. 이 가운데는 한미 양국 합의로 우리가 돌려받기로 한 기지도 적지 않다.
기지 반환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군사기밀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한미양국이 합의해 공개까지 한 반환시점이 한참 지났는데도 별 다른 설명 없이 반환 일정이 미뤄진다면 이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국민은 한미 당국이 발표한 반환시점을 믿고 기다렸는데, 소수 정부 당국자를 제외하면 반환 확정되기 전까지는 실제 기지 반환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어떤 미군기지는 미군이 빠져 나가고 오랜 세월 방치돼 있었지만 어떤 이유로 반환이 되지 않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미8군 종교휴양소는 폐쇄된 지 6년 만에 돌려받았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반환 대상 주한미군기지들을 정리하고, 각 기지의 반환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지도로 공개한다.
대한민국에 미군기지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는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한미 양국이 발표한 미군기지 반환 관련 정보에 따르면 전체 미군기지 가운데 반환 대상 미군기지는 모두 82곳이다.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개정협정(이하 LPP·2004), 용산기지 이전협정(이하 YRP·2004),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등 3개 한미 협정에 따라 관리되는 기지 목록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군기지 반환이 이뤄지기 시작해, 2021년 1월 현재 기준으로 반환이 마무리된 기지는 66곳, 부분적으로만 반환이 완료된 기지는 4곳, 미반환 기지는 12곳이다. 부분 반환된 기지로는 서울 용산미군기지와 캠프 마켓(인천 부평), 캠프 모빌(경기 동두천), 캠프 캐슬(경기 의정부)이 있다. 미반환 기지는 아직 부분 반환조차 이뤄지지 않은 기지로, 캠프 모스(서울 남산), 캠프 레드클라우드(경기 의정부), 캠프 케이시(경기 동두천) 등이 있다.
위의 ‘반환 대상 미군기지 리스트는 LPP와 YRP 협정, 그리고 SOFA(앞의 두 협정 외에, 필요가 없어진 기지 반환)에 근거한다. 지난 2004년 국회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LPP와 YRP 협정의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과 재배치 등을 골자로 하는 협정이었다. 이에 따라 반환 대상 기지가 정해지고, 현재까지 반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반환 대상 주한미군기지와 현재까지의 반환 현황은 아래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구글 어스'로 자세히 보기 (https://bit.ly/2XMczn3)
'부분 반환'된 미군기지 4곳은 사실상 미반환 기지로 분류돼야 한다. 일부가 반환되기는 했지만 아직 더 반환 받아야 하는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미군기지 반환이 이뤄졌다. 당시 정부는 캠프 마켓(인천 부평)과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경기 동두천), 캠프 이글(강원 원주)과 캠프 롱(강원 원주) 등 4개 미군기지를 반환받는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캠프 마켓 부지는 약 절반만 반환됐다. 전체 44만 제곱미터 중 약 22만 제곱미터가 아직 반환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상황. 이유는 기지 안에 있는 미군의 빵공장 때문이라고 한다. 미8군사령부가 이전한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 기존 캠프 마켓에 있는 빵공장의 대체 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은 탓에 빵공장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평구청 관계자는 "원래 기지 이전 예상 시점은 2020년 7월까지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체 시설 준비가 늦어지면서 기지 반환도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용산미군기지(서울), 캠프 캐슬(경기 동두천), 캠프 모빌(경기 동두천)이 현재까지 일부만 반환된 상태다.
뉴스타파가 국방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은 제 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통해 캠프 스탠리(경기 의정부) 일부를 반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캠프 스탠리는 규모가 245만 제곱미터에 이른다. 서울 용산미군기지 크기가 비슷하다.
그런데 미국 측이 반환 가능하다고 한 곳은 정확하게는 캠프 스탠리 본체가 아닌, '캠프 스탠리 일부(취수장 부지)'다. 뉴스타파 확인 결과 취수장 부지는 캠프 스탠리 본체 기지와는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의정부 부용천 인근의 몇 개 필지다. 의정부시의 부용천 정비사업 대상지역에 스탠리 취수장이 포함돼 반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현재는 미군기지 취수장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었고, 관련 미군 시설도 없었다. 그럼에도 최종 반환까지는 최소 몇 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의 환경오염조사와 반환 협상을 거쳐 최종 반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현재는 해당 부지에 미군 시설이 없다"면서 "올해 안에는 부용천 정비 공사를 끝내야 하는데, 언제 반환이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45만 제곱미터의 캠프 스탠리 본체 기지는 언제 반환 협상이 진행될지 미지수다.
반환 받지 못한 기지 가운데는 이미 폐쇄된 기지도 있다. 경기 의정부의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현재 입구가 아예 폐쇄된 상태다. 84만 제곱미터 규모에 건물들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경기도 평택의 CPX 훈련장 부지는 사실상 공터로 남아있다. 27만여 제곱미터(평택시 기준)의 훈련장 부지에는 오래된 지하 벙커와 화생방 훈련 시설 등이 남아있다. 일반인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아직 반환은 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캠프 케이시와 캠프 호비 본체 기지는 LPP상 반환 대상 기지이지만 아직 주한미군 측이 사용하고 있다.
미군기지 반환 협상은 일체 비공개로 진행된다. 정부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과의 협의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 당시 미국 측이 반환대상 미군기지 중 17곳을 반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확인, 해당 17개 리스트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했다. 현재 미반환 기지의 협상 현황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자료다.
이중 서울 극동공병단, 8군종교휴양소 등 12곳은 실제 지난해 12월 반환이 이뤄졌고, 5곳은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 5곳은 각각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 취수장 부지, 군산비행장 일부, 감악산 통신기지, 불모산 통신기지 등이다.
이 기지들은 이미 미군이 더이상 사용하지 않아 폐쇄한 기지들이다. 미국 측이 "반환 가능하다"고 밝힌 이상 다른 기지들보다 반환이 선순위로 이뤄지긴 하겠지만 전체 반환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1개 기지는 아예 이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다. 아직 주한미군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여기엔 평택 CPX 훈련장처럼 사실상 폐쇄된 것으로 보이는 기지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측과 협의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한다.
SOFA(한미주둔군협정) 제2조의 3에는 "합중국이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은 본 협정의 목적을 위하여 더 필요가 없게 되는 때에는 언제든지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합의되는 조건에 따라 대한민국에 반환되어야 하며, 합중국은 그와 같이 반환한다는 견지에서 동 시설과 구역의 필요성을 계속 검토할 것에 동의한다"고 적혀있다.
2004년 우리 정부가 미측과 합의한 LPP와 YRP상 반환 대상 기지의 반환 시점은 캠프 마켓(2008년), 캠프 캐슬(2006년), 서울 용산 수송부 부지(2008)년, 캠프 모스(2008년) 등이다. 이미 협정상 반환 시점보다 십여 년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SOFA협정도, LPP·YRP 협정도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 | 최윤원 |
촬영 | 오준식 이상찬 김기철 |
편집 | 조문찬 |
CG | 정동우 |
그래픽 | 이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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