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카르텔]⑬윤석열 정부 ‘돈줄’ 쥐고 활짝 핀 단체들
2024년 11월 15일 06시 00분
뉴스타파는 지난 10년간 노동조합을 다룬 22개 일간지의 사설 3,377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노동조합과 기업에 대한 언론의 시각은 달랐다. 노조는 '파업', '강성', '불법' 등 부정적인 단어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기업은 '투자', '일자리', '고용' 등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 시기별로 노동조합에 대한 언론의 시각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불법’, ‘부패’, ‘회계’ 등의 법률적 표현이 많았다.
노동조합을 다룬 사설 3,377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노조’로 8,309번 나왔다. 정부(8,091회)와 기업(4,932회)이 뒤를 이었다. 분석 범위는 노동조합을 다룬 사설들이었지만, 노동(3,615회, 6위)보다 경제(4,653회, 4위)나 일자리(3,777회, 5위)가 더 많이 언급됐다. 노조와 직접 관계가 있는 키워드 중에서는 임금(3,321회, 8위)과 파업(2,613회, 12위)가 자주 나왔다.
노동조합을 다룬 한국 언론의 사설들은 대체로 ‘노조가 임금 때문에 파업을 하면,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조를 보였다. 이러한 논조는 서로 인접해서 나오는 단어들을 연결망으로 분석했을 때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노조’는 ‘파업’과 연달아 나오는 경우가 375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조’는 ‘강성’, ‘귀족’, ‘기득권’, ‘불법’ 등의 부정적인 단어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언론사 사설에서 기업을 묘사하는 단어들은 노조를 표현하는 단어들과 뚜렷하게 대조됐다. ‘기업’은 ‘투자’와 연달아 나오는 경우가 3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언론사 사설에서 기업은 ‘투자’하고, ‘고용’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로 묘사됐다. 또 기업은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기업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투자, 일자리, 경쟁력 등의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 정부 시기별로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는 ‘부담’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규제’가 특히 많이 언급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는 손해, 부담, 피해 등 노동조합으로 인해 기업이 손해를 본다는 식의 언급이 많았다.
‘노조’가 묘사되는 방식도 정권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파업, 귀족, 기득(권), 정규(직), 강성 등의 부정적인 단어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상위권을 차지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불법’, ‘부패’, ‘회계’ 등 노조에 대해 법적인 접근을 시사하는 표현이 많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빅카인즈 시스템에서 노조, 노동조합, 노동개혁 등 노동조합과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해 기사를 수집했다. 수집기간은 2013년부터 2023년 3월 14일까지다. 이중 제목에 ‘사설’로 표기된 기사만 따로 뽑아내 분석했다. 분석대상 사설의 수는 모두 3,377건이다.
빅카인즈 시스템에서는 기사에 나오는 명사들을 ‘키워드’라는 이름으로 추출해 준다. 이 키워드 정보를 활용해서, 기사에서 연속으로 함께 나온 단어들을 선으로 이어줬다. 예를 들어, ‘임금만 올리는 현대차 귀족노조로 글로벌경쟁 되겠나’라는 문장으로부터 ‘임금-현대차’, ‘현대차-귀족’, ‘귀족-노조’, ‘노조-글로벌’, ‘글로벌-경쟁’ 등 5개의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사설 3,377건 전체를 분석한 후, 함께 나온 횟수가 많았던 단어 200쌍을 연결망 그래프로 시각화했다.
데이터 | 김강민 신동윤 |
데이터 시각화 | 김지연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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