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시민단체 대표 때 공금 횡령으로 벌금형 선고

2022년 05월 11일 14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이 신설한 대통령 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된 김성회 씨가 과거 자신이 운영하던 '한국다문화센터'(이하 다문화센터)의 공금을 횡령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회 비서관의 혐오·일본군 '위안부' 비하 발언에 이어 횡령 범죄 전력까지 드러났지만,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있다. 

김성회, 본인 차량 할부금을 다문화센터 공금으로 대신 납부... 업무상 횡령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은 다문화센터 대표로 있을 때인 지난 2016년, 본인 소유의 SUV 차량을 할부로 구입했다. 그런데 김 비서관은 자신이 내야 할 차량 구매 할부금을 다문화센터가 대신 내게 했다. 차량 할부금을 본인 명의 신용카드로 지급해야 하는데도, 신용카드 대금이 나가는 계좌를 본인 계좌에서 다문화센터 명의 계좌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 할부금뿐 아니라 김 비서관이 사적으로 쓴 신용카드 청구액까지 모두 다문화센터 공금에서 나갔다. 업무상 횡령이었다. 이런 수법으로 김 비서관이 횡령한 다문화센터 공금은 2016년 11월 21일부터 2018년 3월 20일까지 모두 약 437만 원이었다. 다문화센터는 후원자들의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운영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김성회 대통령 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김성회 비서관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시민단체 '한국다문화센터'의 공금을 횡령했다. 

법원, 400만 원 벌금형 선고... 유죄 확정 뒤에도 대표직 유지

김 비서관의 횡령은 결국 덜미가 잡혔다. 지난 2019년 3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11월 유죄 판결받았다. 재판부는 벌금 4백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문화센터의 자금 관리 등을 총괄하는 이사로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다문화센터의 자금을 자신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고자 했다. 불법 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김 비서관은 "차량은 다문화센터 업무를 위해 사용했고, 횡령의 고의는 없었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당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기각됐고, 2020년 11월 10일, '400만 원 벌금형'이 최종 확정됐다. 
김성회 비서관은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계속 다문화센터 대표직을 유지했다. 다문화센터 홈페이지에는 지금도(5월 11일 기준) 김 비서관이 대표로 나와 있다. 김 비서관의 횡령 범죄에 대한 다문화센터 차원의 징계 조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김 비서관이 유죄 확정 뒤에도 계속 대표직을 유지한 이유를 묻기 위해 한국다문화센터에 여러 번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성회 비서관(맨 오른쪽)은 2020년 11월 '업무상 횡령' 유죄가 확정된 뒤에도 계속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직을 유지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김 비서관이 다문화센터 대표 자격으로 모 미술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출처 : 디자인 정글)

위안부 비하 발언 ·시민단체 공금 '횡령범'을 대통령실 비서관에 앉혀 

지난 10일, 뉴스타파는 김성회 비서관이 과거 SNS에 동성애 혐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비서관이 2019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보상금에 대해 "밀린 화대"라고 표현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김 비서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부 사과했다. 김 비서관은 오늘(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와 언쟁하면서 댓글로 짤막하게 대꾸한 것이 문제가 된 듯하다." '밀린 화대' 표현은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깨끗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부적절한 발언인 '동성애 혐오'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애를 질병으로 보는 혐오적 주장을 계속 폈다. 김 비서관은 "개인들의 다양한 성적 취향에 대해 존중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선천적인 동성애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경우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본다"며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관은 나아가 자신의 혐오 발언, '위안부' 비하 발언 등을 지적한 뉴스타파·한겨레신문 등 언론 보도에 대해 "내로남불 586 세력과 종북 주사파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해왔던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에 김성회 비서관 임명 이유 묻자 "따로 입장 없다"

뉴스타파는 대통령실에 연락해 혐오 발언의 당사자이자 횡령 범죄 전력이 있는 김성회 씨를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대통령실 공보 담당자는 "따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과는 연락이 계속 닿지 않아 정확한 생각을 듣지 못했다. 
김성회 비서관의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과 윤석열 정부의 침묵에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성소수자 지원단체인 '무지개 행동'은 "김성회 비서관은 성소수자를 비정상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는 혐오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한 이가 대통령 비서관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즉시 김성회 비서관을 해임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현재 윤석열 정부에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주역, 서울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왕 생일 잔치에 참여한 사람, 여기에 일본군 '위안부' 배상 문제에 '화대'를 운운하는 인사까지 있다. 과거사 왜곡과 부정을 용인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
취재홍주환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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