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대부' 이수만 관련 홍콩 페이퍼컴퍼니 무더기 발견

2021년 10월 04일 12시 15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합니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 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홍콩)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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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번지'로 불리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관련된 홍콩 법인 여러 개가 ‘판도라페이퍼스’ 파일에서 발견됐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이하 ICIJ)가 입수해 분석한 홍콩의 일신회계법인과 일신기업컨설팅의 고객 관리 파일에서는 공식적으로 이사나 주주명부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이수만 회장이 실소유주이거나 긴밀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홍콩 법인이 다수 나왔다. 

이수만·에스엠 관련 홍콩 법인 8개 발견...이 회장 관련 5개 법인은 차명 등록

판도라페이퍼스 자료에서 발견된 이수만 회장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관련 홍콩 법인은 모두 8곳이다.
이 가운데 드림메이커(Dream Maker Entertainment Limited)와 컬쳐네크놀로지그룹아시아(Culture Technology Group Asia Limited)는 각각 해외공연 기획 및 대행업체, 음악 저작권 관리 업체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해외계열사로 공시돼 있다. 씨티플래닝(CT Planning Limited)에는 일신 내부 문서에 이수만 회장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이수만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나머지 5개 홍콩 법인, ▲석세스 메이커(Success Maker Investment Limited), ▲폴렉스 디벨롭먼트(Polex Development Limited), ▲스카이 크리에이티브 디벨롭먼트(Sky Creative Development Limited), ▲퍼시픽리딩 디벨롭먼트(Pacific Leading Development), ▲제이지 크리스천 채리티(JG Christian Charity Foundation)의 이사와 주주 목록엔 이수만이란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수만 회장과 이들 법인의 관계는 일신회계법인 내부 문서에서 드러난다. 이들 5개 법인은 일신회계법인을 비롯한 여러 홍콩 소재 법인관리 대행사들이 제공하는 차명 관리 서비스(Nominee Service)를 이용했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회사를 설립·관리하고 법인 계좌를 만든 것이다. 이 경우 법인의 진짜 주인은 드러나지 않는다. 

일신 내부문서...차명 법인 다수에 이수만은 ‘수익 소유자(Beneficial Owner)’로 등재

5개 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2006년 설립된 석세스메이커는 일신회계법인이 고객들에게 차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 ‘아이에스 노미니(IS Nominee Limited)’가 주주로 등장한다. 또 일신회계법인 직원인 홍콩인 천사우린(Chen Sau Lin)을 초대이사이자 단일이사로 올렸다. 누구에게나 정보가 공개되는 홍콩기업등록청엔 이 같은 차명 정보만 공개되고 누가 진짜 주인인가는 알 수 없게 된다. 홍콩에서 차명 등록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투명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 주인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신탁선언(Declaration of Trust)을 통해 실제 주주를 명시하거나, 법인의 실제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를 이사회 결의 등으로 남겨둔다. 또 법인계좌 결재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밝혀놓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 법인 내부 문서도 보관한다.  
취재진은 일신 내부 문서에서 진짜 주인과 관련한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우선 이수만 명의로 석세스 메이커의 설립과 관리 대행을 신청한 차명 서비스 신청서가 나왔다. 석세스 메이커의 HSBC은행 법인계좌의 운영은 이수만만 할 수 있다고 명시된 자료 또한 확인됐다. 운영권자의 서명이나 승인 없이는 계좌 입출금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법인의 실제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 또한 이 회장으로 명시돼 있었다. 
이런 패턴은 일신회계법인 자료에서 발견된 다른 법인 문서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석세스메이커가 설립되고 이듬해인 2007년 3월 설립된 폴렉스 디벨롭먼트의 이사는 일신 직원인 천사우린, 주주는 이 회장이 실소유자로 기록돼 있는 법인 석세스메이커였다. 이 법인 역시 수익적 소유자가 이 회장으로 명시돼 있었다. 이 회장은 폴렉스가 설립되고 한 달만에 이 법인과 공동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 있는 별장을 매입한 바 있다. 
2010년 6월 설립된 또 다른 홍콩 법인 스카이 크리에이티브. 이 법인의 이사는 일신의 또 다른 직원 청혼컹(Cheung Hon Keung)과 미국계 한국인 손모 씨로 기록돼 있다. 주주도 청혼컹이다. 이 법인의 수익 소유자는 이수만 회장으로 돼 있다. 같은 해 10월 설립된 퍼시픽리딩 디벨롭먼트의 이사와 주주는 일신 직원 천사우린이었다. 법인의 수익 소유자는 이 회장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제이지 채리티는 손모 씨와 김모 씨가 이사로 올라가 있다. 
이 5개 홍콩 법인은 서로 자금을 주고 받기도 했다. 많게는 미국 돈으로 수백만 달러가 오갔다. 
▲이수만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3개 홍콩 법인 석세스 메이커(Success Maker Investment Limited), 폴렉스 디벨롭먼트(Polex Development Limited), 스카이 크리에이티브 디벨롭먼트(Sky Creative Development Limited)이 퍼시픽리딩 디벨롭먼트(Pacific Leading Development) 법인 계좌로 송금한 내역이다. 

에스엠 “홍콩 법인은 이수만 부친 자금으로 설립, 이수만 및 에스엠과 무관"

이에 대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설명자료를 통해, 석세스 메이커와 폴렉스 등 홍콩 법인은 미국에 거주하던 이수만 회장의 부친 이희재 씨가 국내에 갖고 있던 예금 40여 억원을 지난 2006년 홍콩으로 반출해 설립한 회사라고 밝혔다. 또 이 법인의 재산권은 2010년 부친 이희재 씨가 사망한 이후 부인 이경현 씨(한국명 김경현)에게 상속됐으며, 따라서 이수만 회장과 에스엠은 이들 홍콩법인 운영과 자산관리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관련도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해 작고한 부친이 설립했다는 홍콩 법인 내부 문서에 왜 이수만 회장이 실질적 소유자로 적시돼 있는지 추가로 질의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신회계법인 대표에 따르면 계좌 권한자와 베네피셜 오너(수익 소유자), 실제로 누구한테 승낙 받아서 이 회사를 처리할 수 있느냐, 이것을 아버님(이희재) 또는 아버님의 미국 변호사가 한국에 있는 아들내미(이수만)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신 대표가 실질주주 마저도 홍콩에서는 아무나 적어도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콩의 일신회계법인 대표 김찬수 회계사는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설명을 내놨다. 그는 회계법인은 고객의 결정 사항을 행정적으로 집행할 권한만을 위임받는다며, 이들 법인과 관련한 지시를 주로 전달한 사람은 한세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였다고 말했다. 
김찬수 대표는 “법인 설립이나 은행 구좌 개설이라든지 이런 거 (의뢰할 때) 보통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해야 된다. 그래서 그런 결의서 내용이 뭐가 들어가야 되고 이런 내용들은 주로 한세민 대표가 컨택 포인트 역할을 했다. 그 분은 또 결국은 지시를 받아서 또 했겠지만 그 윗단에서의 어떤 지시가 있었고 어떤 방향으로 결정했는지 이런 것들은 사실 저희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순의 이 회장 모친, 지적재산권 투자?

에스엠 측의 해명에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또 있다. 의문의 5개 홍콩법인 가운데 스카이 크리에이티브와 퍼시픽 리딩은 둘 다 이수만 회장의 부친이 작고한 2010년에 설립됐다. 이 회장 부친 이희재 씨의 홍콩 법인을 상속받았다는 이 회장의 모친은 당시 아흔살이 넘는 고령이었다. 새로 홍콩에 역외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했다고 믿기엔 힘든 상황이다. 
스카이 크리에이티브의 주요 사업 운용과 세금 대처 방안을 설계해 준 일신회계법인 내부 자료를 보면 더욱 의혹이 짙어진다. 이 법인 설립 직후인 2010년 10월 작성된 이 자료에 따르면, 스카이 크리에이티브는 각종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상표권, 브랜드 마케팅, 레스토랑 등을 보유한 모기업으로 설정돼 있다. 또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 있는 자회사가 모기업인 스카이 크리에이티브의 IP, 상표권 등을 사용하고 로열티를 홍콩 모기업으로 보내는 구조다. 이 피피티 자료엔 스카이 크리에이티브 주주는 미국 거주 개인 주주라고 기록돼 있다.
▲일신회계법인이 지난 2010년 10월 스카이 크리에이티브 디벨롭먼트 측에 제안한 사업 운용 및 세금 대처 방안 내용이 담긴 발표 파일. 이 회사는 4개월 전인 2010년 6월 설립됐다.
▲스카이 크리에이티브는 각종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상표권, 브랜드 마케팅, 레스토랑 등을 보유한 모기업으로 설정돼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 있는 자회사가 모기업인 스카이 크리에이티브의 IP, 상표권 등을 사용하고 로열티를 홍콩 모기업으로 보내는 구조다.
그러나 또 다른 일신 내부 문서에는 스카이크리에이티브의 주식 7백여 만 주 가운데 5백여 만 주의 실소유주가 이수만 회장이라고 돼 있다. 피피티 자료 설계대로라면 홍콩 이외 지역에서 스카이 크리에이티브의 IP, 상표권 등을 사용하면 로열티 수입 상당 부분이 이 회장에게 가는 구조다. 홍콩은 해외 발생 소득의 경우 비과세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은 현 상황에서 보면 구상 단계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지만, 스카이 크리에이티브가 고령인 이 회장 모친 회사로 보기는 힘들다는 걸 방증한다. 
문제의 5개 법인 가운데 제이지 채리티를 제외한 4개는 2014년까지 대부분 청산됐다. 2014년은 국세청이 이 회장과 에스엠의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인 해이기도 하다. 
이 회장과 관련된 의문의 홍콩법인은 현재 2014년 설립된 제이지 기독자선재단 하나만 남아있다. 그리고 청산된 법인들의 자금 중 상당액은 퍼시픽리딩을 거쳐, 이 재단법인에 이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21 관련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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