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5월 창간을 앞두고, 창간에 참여한 해직 기자들의 목표는 ‘또 하나의 신문이 아닌, 전혀 다른 신문’이었다. 1987년 9월부터 창간 사무국이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창간 준비는 두 갈래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임재경, 신홍범 선배 등이 중심이 된 새 신문의 지향, 구성, 편집 등을 연구하는 팀이었고, 또 하나는 신문사를 세우는 일로서 정태기 선배가 이끌었는데, 나는 편집 쪽 준비 팀에 배속되었다. 이때 나온 “신문사는 내가 만들 테니, 임 선배는 신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정태기 선배의 말이 듣는 이들의 가슴에 짠하게 와닿은 것은 사실 그가 해직기자들 누구보다도 기자직과 편집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던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