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유용 카르텔' 국회의원 14명...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 고발

2022년 11월 16일 17시 47분

뉴스타파가 폭로한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오늘(11월 17일) 연루 국회의원 14명 전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고발된 국회의원은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김미애, 김희곤, 박수영, 백종헌, 서병수, 안병길, 이주환, 이헌승, 장제원, 전봉민, 정동만, 하태경, 황보승희 의원 등이다. 
▲ ‘사기 및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연루된 부산 국민의힘 국회의원 14명
고발장에 적시된 14명 의원의 혐의는 정치자금법 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위반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치자금법 45조, 정치자금부정수수죄는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지난 9월 뉴스타파는 이들 의원 14명이 국회의원 정책연구용역을 구실로 국회사무처로부터 예산 3,300만 원을 지급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국회사무처를 속이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는 ‘세금 유용 카르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국민의힘 부산 의원 14명... 조직적 세금 유용 의혹)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등 뉴스타파와 협업 중인 시민단체 3곳은 “전례 없는 조직적 예산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의원 14명을 허위 공문서 작성죄와 허위 공문서 행사죄, 사기죄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사건은 현재 부산지방검찰청으로 이첩된 상태다.
이후 뉴스타파는 의원 14명이 국회사무처로부터 받아 낸 세금 3,300만 원의 사용처를 추적했고, 이 돈이 지난해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 개발비용, 즉, 정치자금으로 불법 사용됐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의원 14명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공수처에도 고발장을 접수했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전례에 비추어봤을 때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고 밝혔다. 
▲ 11월 17일 오전, 뉴스타파와 협업 중인 3개 시민단체가 국회의원 14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예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왼쪽),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운데), 채연하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오른쪽)

정치자금법 45조 정치자금부정수수죄 위반 혐의에 대하여

시민단체들은 고발장에서 부산 국민의힘 의원 14명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명백하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먼저, 문제의 국회 예산 3,300만 원을 사용한 곳은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싱크탱크인 ‘부산행복연구원’이다. 부산행복연구원은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공식 조직이 명백하다. 연구원 원장은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주요 당직자이고, 연구원에서 개최하는 간담회 등에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정치자금이 집행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 의원 14명이 세금인 국회 예산을 받아내 사실상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정치자금으로 흘려보냈다는 뜻이 된다.
▲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주요 당직자로 부산시당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수석대변인과 함께 부산행복연구원장이 기재되어 있다. (출처 : 국민의힘 부산시당 홈페이지)
지난해 1월, 부산행복연구원으로 흘러 들어간 국회 예산 3,300만 원은 석 달 뒤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 개발 비용으로 쓰였다. 이 같은 의원들의 세금 유용 비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선거 공약 개발’을 ‘정당의 정치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치자금 회계보고서를 보면 ‘2021년 1월 26일’에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개발단 회의비’로 ‘60만 원’을 집행한 내역이 나온다. 즉, ‘선거 공약 개발’은 ‘정당의 정치활동’이라는 사실을 국민의힘 부산시당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치자금 수입지출 회계보고서. ‘2021년 1월 26일’에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개발단 회의비’로 ‘60만 원’을 쓴 내역이 나온다.
더구나 당시 부산행복연구원에서 선거 공약 개발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국회 예산 3,300만 원이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더욱 명백해진다.
(국회의원 정책연구용역비를 회의비나 식사비 이런 걸로 사용을 하신 거죠?) 회의비, 식사비라기보다는 저희들 그냥 수당으로 다 준 것도 있고 회의비 그것도 쓴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있는데. (국회의원 정책연구용역비) 330만 원은 행복연구원 팀원들하고 나눠서 썼다는 말씀이신 거죠?) 예, 그렇습니다.

부산행복연구원 공약 개발 참여자 ㄴ
부산행복연구원 차원에서도 좀 죄송하고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교수님한테 뭔가 좀 사례를 해야 되는데 방법이 없잖아요. (부산행복연구원) 각 분과별로 보고서를 하나씩 내고 거기에 대한 이제 대가를 그렇게 원고료, 수고비 형태로 그렇게 지불을 받은 거죠.

부산행복연구원 공약 개발 참여자 ㄷ
심지어 부산행복연구원의 최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부원장도 국회의원들이 부산행복연구원으로 흘려보낸 세금을 정치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우리(부산행복연구원) 팀들이 있잖아요. 계속 회의하고 그래서 이제 식사도 하고 그런 거죠. (활동비조로?) 예, 그럼요. 거마비죠, 거마비.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우리 이 사람들이 다 봉사하러 온 건데 그냥 자꾸 와서 회의하고 하라 하니까. 돈 일, 이백만 원 가지고 어떻게 연구 용역이 됩니까. 안 되는 거죠. 정책팀이나 교수들이라도 맨날 오라 해가지고 계속 얘기하고 이러면 와서 계속 모아가지고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지원금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OOO 부산행복연구원 부원장
하지만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회계보고서 어디에도 문제의 3,300만 원에 대한 수입·지출 기록은 없다.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은 반드시 회계보고서로 작성해 선관위에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된다.
정치자금법 45조 1항 정치자금부정수수죄는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적용할 때,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싱크탱크인 부산행복연구원으로 흘러 들어간 3,300만 원은 ‘법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방법을 통한 정치자금’, 즉, 불법 정치자금이 된다. 그리고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자’는 바로 ‘국민의힘 의원 14명’이다. 
법 조항에 적힌 대로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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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이상찬
웹디자인 이도현, 정동우
출판심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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