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이 지난달 시작했다. 이 재판에서 뉴스타파는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검찰은 오히려 뉴스타파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공판 전 증인신문에서 한상진 기자가 2022년 3월 6일 김만배 녹취록 보도 이후 지인에게 ‘윤석열 잡아야죠. 한건 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사자인 한상진 기자는 검찰의 법정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검찰은 한상진 기자의 주장이 허위이며 사법방해라는 보고서를 만들었고, 이를 법원에 제출한 증거목록에 넣었다.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와 이건웅 특별수사팀 검사가 벌이는 진실 게임은,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이 사실상 끝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문제가 아니다.

뉴스타파로서는 보도의 진실성을 의심받게 되고, 검찰로서는 대통령 명예훼손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조차 증거를 조작하는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즉, 기자 한상진과 검사 이건웅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뉴스타파와 검찰이라는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 

검찰은 한상진 기자가 허위 사실을 말하고 있다며 법원에 무거운 책임을 지우라고 요구한다. 만약 이러한 검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건웅 검사가 요구한 책임은 고스란히 검찰 자신에게 지워진다. 

현재 뉴스타파로서는 검찰이 없는 사실을 퍼뜨리기에 이를 반박하는 것인데, 검찰은 이렇게 반박하는 뉴스타파 의도가 무엇인지까지 주장한다. 따라서 검찰이 주장하는 문자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주장하는 뉴스타파 의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오히려 이 내용이 뒤집혀 검찰의 의도라고 의심받을 수 있다. 

한상진 기자는 ‘한 건 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분명히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한상진 기자가 문자를 부정하는 의도에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비방할 의도를 드러내는 증거라서, 둘째 뉴스타파 보도가 허위라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 셋째,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다는 허위 사실로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한상진 기자가 ‘한 건 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면, 검찰이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렇게 의심할 수 있다. 첫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비방할 의도를 만들어 내려, 둘째 뉴스타파 보도가 진실하다는 지지 여론을 잠재우려, 셋째, 뉴스타파가 증거를 조작한다는 허위 사실로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의 세 가지 주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한 건 했습니다’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비방할 목적’의 증거라고 하는 것이다.

이유는 한상진 기자에게 적용된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이 1.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2.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3.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죄인데, 가장 중요한 1.의 증거가 ‘한 건 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어서다. 

이와 관련해 이 사건 재판부는 검찰 공소장을 두고, 공소시효가 지나 이 사건과 무관한 공직선거법 후보비방죄 공소장 같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유는 검찰이 후보비방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목적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후보비방죄를 정한 공직선거법 제251조는 4.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5. 연설ㆍ방송 …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6. 후보자 … 를 비방하는 죄인데, 공소장에서 적힌‘이재명 공산당 프레임’같은 것이 4.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판부가 공판준비 재판에서 공소장을 변경하라고 한 것이고, 이에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지난 첫 재판에서 다시 4.에 해당하는 내용을 주장해, 결국 재판부가 재판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뉴스타파 관점에서 요약하면, 검찰은 뉴스타파의 유죄를 받아내기 위해, 설령 무죄가 나더라도 수사가 불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한 건 했습니다’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