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최초 검증, 전국 검사들의 법카 사용 실태

2023년 12월 07일 20시 00분

뉴스타파를 포함한 9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공동취재단이 진행하는 검찰 예산검증 프로젝트. 최근 몇 달간은 검찰 특활비 문제를 집중 다뤄왔는데, 오늘은 업무추진비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업무추진비는 사업 추진과 관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먹고 마신 밥값과 술값을 말하는 데요. 흔히 ‘법카’, 법인 카드로 쓰는 예산입니다.  

공동취재단, 최초로 전국 검찰 업무추진비 전수 검증 

지난 7월 공동취재단은 우선 1차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업무 추진비 검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잉크가 휘발돼 도무지 읽을 수 없는 ‘백지 영수증’과 검찰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식당 이름과 결제 시간을 숨긴 ‘먹지 영수증’을 기억하실 겁니다. (더 보기 : 검찰, '윤석열 식당' 이름·결제 시간 가린 ‘백지 영수증’ 줬다)
그럼에도 당시 공동취재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국민 세금으로 밥과 술을 먹은 식당을 찾아내 공개했습니다. (더 보기 : 검찰이 지운 ‘윤석열 식당’ 48곳 공개)
공동취재단은 오늘부터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해 전국 모든 지검과 지청에서 국민 세금으로 쓴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한 검증 결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합니다. 이번에도 예상대로, 지침 위반 사례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한 끼 10만 원 넘는 고위 검사들의 ‘법카 생활’ 확인

공무원들은 업무추진비로 한 끼에 얼마치의 밥과 술을 먹을 수 있을까요. 행안부 기준에 따르면, 지자체 공무원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인당 4만 원까지입니다. 
그렇다면 검사들은 한 끼에 얼마의 세금을 쓸까요.  실은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찰청이나 국세청 등 다른 정부 기관들과 달리, 검찰은 유독 사용 인원수를 가린 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공동취재단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전국 검찰의 업무추진비 자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부분의 검찰청이 업무추진비 사용 인원수를 아예 기재하지 않았거나 가려놓아서, 검사들이 업무추진비로 1인 당 얼마를 쓰고 있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부 검찰청은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자료에서 미처 사용 인원수 정보를 가리지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뉴스타파와 공동취재단은 이를 통해 몇몇 사례들의 지출 금액과 인원수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고위 검사들의 한 끼 식대 비용으로 1인당 5만 원은 물론, 11~13만 원에 이르는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국회 예산안 심사 중, 특활비 쟁점으로 떠올라… 공동취재단 검증은 계속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 예산안 심의가 진행 중입니다. 주요 심의 대상 중 하나가 80억 원가량이 편성돼 있는 검찰 특수활동비입니다.
야당은 공동취재단이 보도한 특활비 오남용 사례를 근거로 내년 특활비 예산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깎아선 안 된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검찰은 특활비를 제대로 썼는지 입증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서, 특활비 삭감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검찰 특활비 예산을 깎자 혹은 말자, 이런 논점에 대해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가 줄기차게 강조하는 것은 국민 세금을 쓸 때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집행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런 원칙 앞에는 검찰뿐만 아니라 어떤 정부 기관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이 원칙을 확고히 하자는 것인데, 여기에 어떤 정치적 유·불리와 정파적 이해관계가 끼어 들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회의 예산안 심사와 별개로, 저희 공동취재단은 검찰 예산 검증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진
공동취재단세금도둑잡아라,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뉴스타파
촬영기자정형민, 김기철
데이터최윤원, 연다혜, 김지연, 전기환
편집박서영, 정애주
진행송원군, 박종화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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