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자세
2022년 11월 03일 20시 00분
(국민의힘) 어떤 분은 졸고 계셨고요. 어떤 분은 휴대폰을 하시는데 처음에 저희가 하는 얘기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고 계속 올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역시나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관심이 없었구나. 어떤 한 분은 나가시더라고요, 의원분이. 1주일 전에 약속을 잡았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정부 쪽하고 얘기 좀 해오지 않았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야당 대표나 다른 사람들 잡아넣을 생각만 하고, 참사 희생자 가족 도와주려고 하시는 분들 도와주지 못하게 왕따시키시고, 너무 정치적인 문제로만 끌고 가시고...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 아버지
저희 지한이에 대한 유튜버, 네이버 댓글, 가짜뉴스 너무 많았어요. 우리 지한이가 뭘 잘못했길래,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대한민국은 진짜 반쪽 국가였구나. 도대체가 이런 일을 겪은 사람들한테 할 소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뭐 'OO팔이'에서부터 별 얘기가 다 나옵니다. 그리고 저희 지한이에 대한 유튜브 입에 담지도 못할 그런 게 너무 많아서.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 아버지
갑자기 국가가 유족들과 전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주겠다.' 그러면 일반 국민이 보시기에 '저 사람들은 그냥 돈 때문에 뭔가 국가에 요구를 했고, 국가가 그래서 돈을 주겠다고 얘기하는구나.' 마치 돈을 요구하기 위해 문제점을 제기하거나 목소리를 내려는 것처럼 프레임, 선입견이 쓰여버려서...전수미 / 변호사
금액을 밝히지 않고 '장례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을 지원하겠다' 정도만 이야기했어도 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굳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정부가 직접 참사 다음 날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마땅히 이뤄져야 하는 지원과 보상에 관한 과정인데, 마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게 국민 세금으로 특혜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국민들이 인식하도록 만들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이것이 결국 피해자들한테 책임을 돌리는, '놀러 갔다 죽은 거 아니냐'는 여론을 강화하는 효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직접 그런 효과를 만든 겁니다.용혜인 / 기본소득당 의원
오늘(22일)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것에 대응하듯이 바로 뉴스가 나오더군요. '신속하게 국가배상금 검토해서 지급하겠다'는 뉴스가 같이 나오더라고요. 지한이 엄마하고 한 얘기가 있어요. 얘들(정부)이 자꾸 배상금 얘기한다고 하니까, 제가 그랬죠. '이거 뇌물이다' 라고요. '정부에서 희생자 유가족분들한테 뇌물을 먹이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뇌물 줄 테니까, 돈 줄 테니까, 이 돈 가지고 어디 저기 가서 찌그러져 있어라, 내가 나오라고 할 때까지'라고 생각됩니다. 또 보상금 얘기를 하게 되면 '거 봐라, 결국에는 돈 아니냐' 하는 댓글이 난무할 테고, 어차피 욕을 먹는 건 저희 유가족분들이고요. 분명히 또 그런 프레임이 만들어지겠죠.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 아버지
정부와 한국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면 가족들이 가족관계증명서, 사망진단서, 신고하는 사람의 신분증 그걸 다 준비해서 오랍니다. 유튜브 같은 경우 몇 분 몇 초에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를 유가족들이 다 준비해야 된답니다. 명예훼손 발언이 실린 계정 주소, 댓글도 다 직접 캡처하라더군요.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 아버지
○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가 얘기한 대로 하실 의향이 있어요? 유가족들 다 모셔 놓고 정부는 뭘 잘못했고 이런 걸 해야지요.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 말씀하신 것 생각 중에 있는데요.
○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 : 생각만 하면 뭐 합니까? (이태원 참사 후) 20일이 지났는데도.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 아니 그게 아니라요.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 : 뭐가 조심스러워요?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 유가족들의 입장이요.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22.11.16)
유가족들을 뭉쳐 놓으면 세월호 단체처럼 또 하나의 단체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러면 또 이들이 이 정권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좋은 목소리가 나오지는 않을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 또 우리 정권 유지에 힘들어진다. 이런 게 학습이 되다 보니까 초반부터 쫙 찢어버립니다. 찢어서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 거죠.장훈 4·16 안전사회연구소장(세월호 참사 유가족)
우리 다 같이 합시다. 그래야 우리가 잊혀지지 않고 계속 정부에서 우리 목소리를 듣습니다. 아직 몰라서 모르셔서 아니면 슬픔이 너무 크셔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계신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 여러분. 부상자분들도 연락 부탁드립니다. 뉴스타파 기자님에게 제 전화번호 공개해도 좋다고 제가 말씀을 드릴 테니까 물어보시면 알려드릴 겁니다. 저희들이 모여야, 저희들이 뭉쳐야 큰 힘을 낼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 저들이 두려워할 것 같습니다. 꼭 연락 주십시오.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 아버지
취재 | 홍주환 |
촬영 | 이상찬 김기철 오준식 |
편집 | 정애주 |
CG | 정동우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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