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미국인 유족 "삶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2022년 11월 17일 15시 02분
저희 집에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고 있어요. 그 고양이를 모티브로 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무실도 얻었죠. 처음에는 걱정이 됐죠. 그래서 '그냥 직장 생활하지. 사업이 얼마나 힘든데 왜 사업을 하려고 하냐'고 많이 말렸어요. 그런데 본인이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이정민 / 고 이주영 씨 아버지
속옷인데 속옷이 어떻게 더 드럽냐 이거예요. 겉옷은 그나마 좀 덜하더라고. 이거 보면 사람이 또 돌아버리는 거예요. 시신을 몇 군데를 끌고 다녔나, 그런 생각도 드는 거고... 영안실에서 준 봉지에 있는 것 중에서도, 우리 딸 옷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같이 간 애 얘기를 들어보니까. 딸 옷이 아니고 다른 사람 옷을 넣어 놓은 거예요.이종관 / 고 이민아 씨 아버지
저는 참 의아했죠. 실종 신고를 왜 하지? 부모가 여기 와 있는데 무슨 실종자 신고를 하라는 건가. 내가 내 딸 봤고, 내 딸 여기 들어가는 거 다 보고 있는데 무슨 실종자 신고를 하라는 거냐. 그냥 내가 '신원을 이야기해주마, 여기서' 그랬는데도 막무가내더라고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저희는 그냥 일단 시킨 대로 실종자 신고하고 집에 가서 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연락이 와서 어디 의정부 병원에 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이정민 씨 / 고 이주영 씨 아버지
국가 지도자로서 장관이나 대통령께서 굉장한 오만하다고 생각해요. '애도기간 선포하고 장례비 주고 자기네들은 할 만큼 했는데 저렇게 또 시민단체하고 같이 엮여가지고서는 유가족들이 생떼를 쓴다. 하고 싶으면 해 봐라' 하는 식으로 묵묵부답인데...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오만이라고 생각합니다.이종관 / 고 이민아 씨 아버지
최근 생존자 고등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왜 본인이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지 않았느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격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트라우마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는 희생자 유가족들보다 저는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해요. (트라우마는) 국가에서 직접 찾아가 항상 체크하고 관리해도 힘들거든요. 그냥 사실 어떻게 보면 내버려 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렇게 해놓고는 그 아이한테 책임을 묻는다는 게 정말 어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지... 제가 더 창피합니다.이정민 / 고 이주영 씨 아버지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정말 저희가 요구한 부분은 전혀 어렵지 않은 것입니다. 또 당연히 책임을 지지 못 한 사람들은 진실 규명을 해서 마땅한 처벌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추모 공간을 만들어 달라. 그 추모 공간의 의미는 그렇습니다. 저희가 항상 주장하듯이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계속 하는 거거든요. 이런 큰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참사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청춘들이 가게 됐는지 이걸 계속 기억하고 그걸 보면서 ‘아, 국가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구나. 국가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렇게 해야만 앞으로 이런 불행한 사고가 다시는 안 일어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합니다.이정민 씨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주영 씨 아버지
취재 | 홍주환 |
촬영 | 정형민 김기철 오준식 |
편집 | 박서영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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