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5년①] 1번 어뢰.. 부실 조사로 얼룩진 ‘결정적 증거’
2015년 03월 25일 20시 42분
천안함 사건이 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그러나 천안함 사건의 원인에 대한 국민적 공감은 여전히 이뤄져 있지 않다.뉴스타파의 여론조사 결과, 47.2%가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불신한다고 답했다. 48%는 불신 해소를 위해서라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천안함 사건 5주기를 맞아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과학적으로 재검증했다. 그 결과, 수많은 과학적 오류와 근거 없는 추정이 발견됐다. |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해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침몰 원인에 대해 많은 의혹이 남아 있는데도 정부가 성급하게 결론을 지은 까닭에 많은 국민들은 정부 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렇다면 합조단 조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다른 주장들은 근거가 있는 것일까. 뉴스타파는 각각의 주장들을 검토하고 전문가들이 어떤 평가를 하는지 들어봤다.
합조단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 씨는 천안함 조사 결과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천안함이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효과로 절단된 것이라면 함체의 페인트가 벗겨지지 않았어야 하는데 천안함의 가스터빈실 인양 당시의 사진을 보면 벗겨졌기 때문에 수중폭발은 없었다는 것이다.
신 씨는 당시 어떤 잠수함이 긴급하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천안함과 충돌하면서 함체가 절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천안함이 침몰한 해역의 수심은 47m로 얕기 때문에 이 해역에서는 잠수함이 활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뉴스타파가 조선해양공학 전문가 5명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시도한 결과 2명은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3명은 함체의 파손 형태를 봤을 때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20년 간 선박 충돌과 좌초, 폭발 등의 해난 사고가 났을 때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떻게 선체가 파손되는지 연구해 온 ‘유체구조연성해석’ 전문가인 한국해양대학교 이상갑 교수에게 천안함 함체 절단 원인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천안함 함체가 절단된 이유에 대해 “파단된 단면을 봤을 때 모두 위로 솟구쳐있는 걸로 봐서는 수중 폭발에 의해 생긴 충격파와 버블효과 때문에 절단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잠수함 충돌설에 대해서 “천안함은 고정되어 있는것이 아니고 물 위에 떠있던 수상함인데 수상함일 경우 부딪히면 물에서 저항 받기는 하지만 밀려서 나간다”며 “천안함에 충돌하는 물체가 큰 속력 가진 미사일이 아닌 이상 파단 형태가 천안함처럼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상철 대표는 이에 대해, 이같은 주장은 자동차 충돌 사고가 났을 때 파단면이 모두 같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천안함 사건의 보고서는 부상자와 사망자들의 상처가 대부분 골절이거나 피부가 찢겨진 열창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천안함 사건 희생자들에게 나타난 상처가 일반 폭발 사고 때 나타나는 유형과는 다르기 때문에 수중 폭발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폭발이 있었다면 압력 때문에 고막이 터지거나 눈이 튀어나오는 등의 부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 교수는 “버블 제트로 배에 압력이 작용할 순 있지만 천안함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전부 기계적인 힘만 작용하지 열이나 압력은 별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천안함 사건으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들이 전부 내부 구조 물체에 부딪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당시 관측된 공중음파와 지진파도 국방부에 의해서 천안함 사건의 증거로 제시됐다.
뉴스타파는 지진파 전문가 5명에게 이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 결과 4명은 수중폭발이 있었던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1명은 지진파만으로는 수중폭발 여부를 알기 어려워 다른 증거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진파와 관련해 4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한국지진연구소장 김소구 박사는 “잠수함하고 충돌해도 물론 저 지진파 같은 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충돌이나 좌초로 인한 지진파는 멀리 떨어진 관측소까지는 뻗어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천안함 사고가 난 그 시점, 강화도에서는 지진파가 관측됐다. 공중음파는 강원도 고성에서까지 관측됐다.모두 백령도와는 수십,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원인이 수중 폭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당초 정부의 발표에 무게를 싣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뉴스타파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한 국민의 47%는 정부의 조사 결과를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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