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 시행 30년을 맞아 1993년부터 2023년까지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자료 30년 치를 모두 수집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고위공직자들의 계층 변화와 이들의 재산 축적 과정에서 확인되는 사회·경제적 함의를 추적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수집·정제한 자료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뉴스타파 공직자 재산 정보>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공직자들 중에서도 최고위급인 장·차관급 인사들과 국회의원들의 재산을 분석했습니다. 재산 형성 과정에서 문제가 된 공직자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며 ‘공직자는 재산을 투명하게 형성해야 한다’는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공직자들의 재산’이라는 렌즈를 통해 ‘정치와 정책’을 비추는 통찰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30년간 장차관 재산 10억 → 33억 증가... 윤석열 정부 최고액
뉴스타파 분석 결과, 장·차관급 인사들의 재산은 1993년 김영삼 정부 10억 원에서 2023년 윤석열 정부 33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이 9억 원 늘어난 것(1993년 13억원 → 2023년 22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증가 추세입니다.
차관급 이상 최고위급 인사에 부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역대 정부 중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차관급 이상 정부 인사들은 전체 재산공개자들보다 1.7배 많은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다른 정부에서는 1.0~1.3 수준이었습니다.
‘강남 사람들’의 국회의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딛고 서 있는 물질적 기반은 어디일까요. 2012~2022년 재산이 한국 상위 10%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70.6%에 달했습니다. 국회의원 300명 중에서 212명이 상위 10% 부자라는 뜻입니다.
국회의원은 주택 소유량에서도 일반 국민과 격차를 보였습니다. 국회의원 중 다주택자 비율은 50%로, 일반 국민 중 다주택자 비율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른바 ‘강남3구’ 중 한 곳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국회의원 수는 연평균 78명이었습니다. 매년 국회의원 300명 중 78명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중 적어도 한 곳에 주택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재산과 이념’의 함수, 정당별 의원의 재산 흐름은?
국회의원 재산을 한 발 더 들어가 분석해 보니, 속한 정당 계열별로 일정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난 30년간 가장 재산이 많았던 세력은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으로 대표되는 ‘충청 계열’입니다. 두 번째는 노태우-김영삼의 민주자유당부터 현재 국민의힘까지 이어지는 ‘보수 계열’입니다.
세 번째로 재산이 많은 세력은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이어지는 ‘중도 계열’, 네 번째는 김대중의 민주당부터 현재 더불어민주당까지 이어지는 ‘민주 계열’입니다. 맨 마지막은 민주노동당부터 현재 정의당까지 이어지는 ‘진보 계열’입니다.
대체로 정당간 이념성향과 국회의원들의 재산 수준이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보수 성향일수록 재산이 많았고, 진보 성향일수록 재산이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