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서울 동작갑 국민의힘 후보가 뉴스타파를 상대로 제기한 ‘기사 및 동영상 게재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다. 장 후보는 뉴스타파의 ‘22대 총선 후보 검증’ 보도 3건에 대해 2개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는데 모두 패소했다.
어제(5일)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재판장 김승정)는 장진영 후보가 낸 2건의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면서 “(뉴스타파의) 이 사건 기사나 동영상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허위라는 점이 소명되지 않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진실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채권자(장진영)의 명예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지엽적인 사항에 불과하다고 보인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 12일 장진영 후보 본인과 부친의 땅투기 의혹을 보도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장진영 후보가 경기도 양평에 수천평 대의 땅을 법인 명의로 매입하면서 부친 관련 금융기관 등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21일에는 장진영 후보의 거짓 해명 의혹을 보도했다.
장 후보는 이렇게 3건의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2건의 ‘기사 게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장진영 서울 동작갑 국회의원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타파, 장진영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투기 의혹 집중 보도
뉴스타파는 22대 총선 후보 검증 과정에서 장진영 서울 동작갑 국민의힘 후보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투기 의혹을 집중 보도해 왔다. 아래는 기사 목록.
장진영 후보가 법원에 2건의 ‘기사 게재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며 문제삼은 건 앞선 기사 3건이다.
첫번째 기사(국힘 장진영 후보, 父 부동산 투기 의혹…본인은 흑석동 건물 매입)는 장 후보와 장 후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뤘다. 장 후보 부친이 서울 노량진 소재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지에 있는 소유주를 찾기도 힘든 ‘디귿자 모양’의 맹지를 샀다 1년 반만에 지주택 조합에 파는 방식으로 7억 1,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내용, 장 후보 본인이 과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지역에 개발 조합 설립 전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내용이었다.
두번째 기사(장진영, 99% 빚 내 양평땅 개발…'父 찬스 대출' 의혹)는 장 후보가 (주)밸류업코리아라는 법인을 이용해 경기도 양평에 약 2,500평 규모의 땅을 매입한 사실을 다뤘다. 토지 대금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의 대출이 이뤄졌고, 장 후보 부친이 이사로 재직중인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이 실행됐다는 내용이었다.
장진영 후보는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대부분 부인했다. 부친의 노량진 땅투기 의혹에 대해선 “지역주택조합을 도운 것”이라고 했다. 양평땅 매입 관련 의혹에 대해선 “정당한 노력을 들여 땅을 개발한 것”, “전체 개발비용 중 대출 비율은 99%가 아닌 66%”라고 했다. 뉴스타파에 대해서는 “검증의 탈을 쓰고 후보자를 비방”, “가짜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무한 투쟁에 들어간다”고 했다.
장 후보는 뉴스타파를 상대로 ‘기사 게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사실을 자신의 SNS에 알리고 실행했다. 3월 12일 보도된 첫 기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3월 16일 냈다. 3월 18일과 3월 21일 보도된 두번째 세번째 기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26일 냈다.
장 후보는 뉴스타파를 형사 고소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아래는 지난달 18일 장진영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글.
지난 3월 18일 장진영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글.
법원, 장진영 후보가 낸 가처분 2건 모두 기각
어제(5일) 법원은 장진영 후보가 낸 2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이 사건 기사나 동영상이 허위사실을 포함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채권자(장진영)의 이 사건 신청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없다”고 했다.
먼저 법원은 ‘장 후보 부친이 서울 노량진 지주택 사업지 내 ‘디귿자’ 맹지를 사서 7억 1천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보도 내용은 “허위 사실로 보이지 않는다”,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장 후보 본인이 서울 흑석동에 건물을 매입한 것과 관련해선 “장 후보가 흑석뉴타운 1구역에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사실”, “뉴스타파는 장 후보 측의 해명을 구체적으로 게재했다”,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나 표현의 정도를 볼 때, 가처분으로 삭제를 명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장 후보의 경기도 양평 땅 개발과 관련된 각종 쟁점에 대해서는 “장 후보가 양평 공흥리 토지 세 필지를 담보로 합계 78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부분은 거짓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목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지만…허위사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 후보가 부친이 재직중인 금융기관에서 특혜 대출은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채무자(뉴스타파)의 언론인으로서의 의견표명을 넘어서서 채권자(장진영)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이나 허위임이 명백한 왜곡된 표현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참여연대, “장진영 후보 부동산 의혹 해소 안돼…부적격”
장진영 후보와 관련된 의혹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 후보가 경기도 양평땅을 매입, 개발, 임대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업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은 이미 뉴스타파 보도로 확인됐고, 장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축소 허위 신고한 의혹도 나온 상태다.
참여연대는 5일 “장진영 후보는 부동산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민의를 대표하기에는 부적격하다"는 내용이 담긴 논평을 냈다. '무등록 부동산 개발업체' 운영, '아빠 찬스 대출 의혹' 등을 문제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