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한민국 마약 - 최정옥 케이스 ①

2022년 04월 13일 14시 00분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2014년 9000명 수준이던 마약사범은 6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같은 기간 관세청에 적발된 마약량은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이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마약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범죄 도구로 전락한 SNS, 잘못된 수사 관행 등이다. <텔레그램 마약방> 보도를 통해 '대한민국 마약 실태'를 고발해 온 뉴스타파는 탈북 10년 만에 거물급 마약상이 된 한 마약범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마약 문제를 고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1일 인천공항으로 한 여성 마약상이 강제 송환돼 들어왔다. 35살 최정옥. 2011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들어왔던 그는 한국인들로 이뤄진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이다. 최정옥이 그동안 국내에 유통한 마약(필로폰 등)은 최소 수십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정착한 뒤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생활했던 최정옥에게 마약은 생활이자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최지은'이라는 가명을 쓰며 주로 탈북자들에게 마약을 팔았다. 처음엔 소량의 필로폰을 유통하는 일명 '고사바리'(소규모 마약 판매상)에 불과했다. 최정옥의 한 지인은 "최정옥은 경기도 일산에 있는 노래방에서 도우미 생활을 하며 주변 탈북자나 조선족에게 소량의 마약을 팔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뒤, 최정옥은 중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를 넘나들며 마약을 유통하는 거물급 마약상으로 성장했다. 그에겐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4월 1일, 동남아시아에서 국내로 마약 밀반입을 해온 30대 여성 최정옥이 강제 송환됐다. (출처 : 한국일보)

소규모 마약 판매상, '향방'을 가다

최정옥이 처음 경찰에 검거된 건 2016년. 18건의 마약 투약·판매 혐의였다. 최정옥은 의정부교도소 '향방'에 수감됐다. '향방'은 마약사범 중에서도 필로폰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수감되는 곳이다. 통상 마약사범인 미결수는 비마약사범과 분리 수용된다. 
'향방'에선 당연히 마약을 할 수 없지만, 마약을 끊을 수도 없었다. 뉴스타파가 만난 전직 마약 판매상·투약자들은 '향방'에 대해 "온종일 마약 얘기만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향방에서는 마약사범들끼리 사업을 공모하는 일도 허다했다. 사업 파트너를 구해 출소 후 동업을 하는 마약상도 있었다. 한 전직 마약상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인천 사람인데 수원 구치소를 갔다고 치자고요. 전국에 있는 사람이 수원 구치소로 올 거 아니에요. 그럼 전국구가 돼서 나가는 거예요. 마지막에 출소할 때쯤에는 접견 용지에 각자 휴대폰 번호를 써서 나눠줘요. '형님 나와서 인사 한번 합시다', '밥 한 끼 합시다.' 그런데 그 내용 안에는 참 많은 게 담겨 있겠죠. 같이 약을 거래하자든지 아니면 동업하자든지, 그렇게 해서 이제 전국구가 돼버리는 거죠. 인천의 조그마한 꼬맹이가 구치소를 한번 들어갔다. 초등학생이 대학생이 되어서 나와버리는 거죠.

임 모 씨 / 전직 마약 판매상

'야당' 마약범이 되다

최정옥도 처음 붙잡혀 들어간 '향방'에서 마약 인맥을 쌓았고, 수많은 정보를 듣고 배웠다. 그리고 감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속칭 '야당'이 되기로 결심했다. 
'야당'은 마약 세계에서 수사기관의 정보원 노릇을 하는 마약범을 뜻하는 은어다. 주로 경찰이나 검찰에 마약 범죄를 제보하고 이득을 챙긴다. 영화 '사생결단'에서 황정민(경찰 도경장 역)에게 마약 정보를 넘기던 류승범(마약 판매상 이상도 역)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마약범이 '야당' 짓을 해 얻는 가장 큰 이득은 '공적'이다. 우리나라에선 검거된 마약범이 수사기관에 다른 마약 범죄를 제보하면 수사 협조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재판에서 감형을 받을 수 있다.
최정옥이 야당이 된 것도 바로 이 '공적' 때문이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정옥은 마약 제보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최정옥 때문에 마약한 탈북자들을 무더기로 검거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정옥은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에도 여러 정보를 줬다고 한다. 교도소에서 최정옥을 만난 적이 있는 류성하 변호사는 "최정옥이 검찰 출정을 자주 갔다. 접견하려고 해도 검찰에 가서 못한 적이 종종 있었다. '검찰 출정을 왜 갔냐'고 물어보면, '검사들을 돕기 위해 갔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정옥의 한 지인도 "자기(최정옥)가 검찰 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협상을 했대요. 이름만 아는 마약사범도 불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야당' 노릇을 한 덕분인지, 최정옥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형만 선고받았다. 18건에 달하는 마약 범죄 치고는 가벼운 형벌이었다. 최정옥의 1심 판결문에는 '체포된 후 다른 마약사범 제보 및 수사에 협조한 점'이 유리한 양형 조건으로 나와 있었다. 

교도소 수사접견실, 경찰과 야당의 은밀한 만남

최정옥의 '야당' 실력은 광주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노 모 팀장(경위)의 귀에도 들어갔다. 노 경위는 곧바로 최정옥에게 접근했다. 노 경위는 일단 최정옥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노 경위가 최정옥에게 보낸 편지에는 "정옥이", "곧 수사접견을 하러 갈 테니 기다리라"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노 경위는 수시로 전라남도 광주에서 의정부로 올라와 최정옥을 수사접견했다. 이 자리엔 남성 마약범 장 모 씨도 함께였다. 장 씨는 1년에만 80번 이상 마약 수사검사실로 출정을 나가던 야당 마약범이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자료에는 장 씨가 검찰청에서 버젓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
장 씨의 의정부교도소 수사접견 기록에는 최정옥이 '대질자'로 나와 있었다. 노 경위가 남녀 죄수인 장 씨와 최정옥을 수사접견실로 불러 모았다는 뜻이었다.
또 다른 의정부교도소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노 경위가 장 씨를 수사접견한 횟수는 확인된 것만 20번에 달했다. 노 경위가 장 씨와 최정옥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의정부까지 한 달에 두세 번꼴로 올라왔다는 얘기가 된다. 장 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편지에서 "검찰 출정을 나가지 않을 때면 노 경위와 수사접견을 했다. 노 경위와 수사접견을 할 때는 거의 매번 최정옥이 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공을 들인 덕분에, 노 경위는 최정옥과 장 씨의 도움을 받아 최소 3건 이상의 마약 사건을 제보받을 수 있었다. 
광주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팀장이었던 노 모 경위가 최정옥에게 쓴 인터넷 편지.
이 과정에서 장 씨는 경찰로부터 여러 편의를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씨가 쓴 편지에는 "노 경위는 대질이라는 명목하에 외부인들을 교도소로 데리고 들어왔다. 우리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매일같이 만나 얘기를 나눴고, 마음대로 무슨 일을 해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한 현직 교도관은 수사기관이 마약범의 편의를 봐주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말 그대로 자기 실적 쌓기 위해 (마약사범의) 수용 생활 편의 봐주는 차원에서 잠깐 그럴 수도 있죠. 남녀 죄수를 수사접견실로 불러 모으는 것도 흔하지는 않은데, 1년에 한두 건 정도는 있을 수 있죠. 지금 구속돼 있는 여자 죄수가 (남자 죄수의) 애인일 수도 있잖아요. 수사기관에서 '수사상 필요해서 협조 좀 부탁드린다', '얘네들 공범 관계가 있고 확인해 봐야 된다' 라고 하면 우리는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없잖아요.

현직 교도관 
의정부교도소에서 작성한 마약사범 장 모 씨에 대한 동정관찰 문건. 장 씨와 노 모 경위의 수사접견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다. 

'공적 장사'와 불법 수사

공짜는 없다. 장 씨와 최정옥을 통해 여러 마약 사건을 제보받아 수사한 노 경위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수사접견실에서 편의를 제공한 것은 대가 중 일부에 불과했다. 검은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설명했듯, 우리나라에서 마약 범죄를 제보한 마약사범은 수사 협조에 대한 대가로 '공적'을 받고, 공적은 재판에서 감형 사유로 활용된다. 이 공적 제도의 원칙은 '공적은 수사 협조를 한 마약사범에 한해서만 써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주지도 않은 마약범을 위해 공적서를 써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중요 범죄 정보를 갖고 있는 마약사범에게 공적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재판이 이미 끝났거나, 이미 쌓아놓은 공적이 많거나 하는 등의 이유다. 이때부터는 공적이 사고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 '사건을 제보한 공적이 전혀 엉뚱한 사람의 공적으로 둔갑'하고 '사건을 제보한 마약범은 공적을 챙긴 마약범에게 돈을 받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적 거래', '공적 장사'다. 
마약계의 '공적 장사' 구조도. A 마약사범이 수사기관에 사건을 제보하면, 수사기관은 B 마약사범을 위해 공적을 써준다. A 마약범은 공적을 대가로 B로부터 돈을 챙긴다. 
마약계에서 공적 장사는 이미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감옥에는 '공적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마약상이 활개를 칠 정도다. 한 마약 전과자는 "500만 원에 공적이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마약전과자는 "단순 마약 투약이 아니라 밀반입 같은 큰 사건은 수천만 원이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 경위가 최정옥과 장 씨에게 제공한 대가도 바로 이 '공적 장사'였다. 최정옥과 장 씨는 노 경위에게 사건을 제보해주고, 노 경위는 장 씨 등이 지정한 사람을 위해 허위 공적서를 써줬다. 2017년 1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노 경위가 쓴 허위 공적서·수사보고서는 확인된 것만 20개에 달했다. 노 경위는 이후 이 문제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2020년 노 경위에 대한 판결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노OO 경위는 2017년 5월 12일경, 장 모 씨로부터 마약 투약자의 범행을 제보받았을 뿐, 마약류관리법 위반죄로 재판을 받고 있던 000으로부터 위 범행에 대한 제보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장 씨의 부탁으로 000에 대한 수사보고(공적 확인 자료)를 재판부에 도달하게 했다.

허위 공적서 사건 관련 노 모 경위 판결문 (2020.4.23)
공적 장사만 해도 이미 우리 사법 체계를 우롱한 중범죄다. 하지만 노 경위, 최정옥, 장 모 씨가 벌인 은밀한 거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아예 마약 사건을 만드는 단계로 진화, 발전했다. 

마약범과 경찰의 야합, '던지기'

'던지기'는 마약 세계에서 '함정'이란 뜻으로 널리 쓰이는 은어다. 특정 인물을 마약이 있는 곳으로 끌어들이거나, 그가 있는 곳에 마약을 숨겨놓고 경찰을 불러 검거되게 하는 수법이다. 한마디로 사건을 조작하는 방법이다.  
2017년, 최정옥과 장 씨, 그리고 노 경위는 의정부교도소 수사접견실에서 수시로 만나 '던지기'를 모의했다. 목표물은 유명 마약 전과자 염 모 씨였다. 노 경위는 평소 염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싶었지만 별다른 건수가 없던 상태였고, 최정옥은 마침 재판을 위해 공적이 필요했다. 장 씨도 염 씨에게 원한이 있었다. 장 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편지에서 "노 경위와 최정옥이 만나면 '던지기' 얘기를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노 모 경위가 먼저 최정옥을 (던지기 작전으로) 꿰어낸 것입니다. 이 둘은 진작에 계획하고 있던 던지기 사건에 저를 포섭한 것입니다. 수사접견장에서 최정옥과 노 경위는 만나면 항상 밀반입, 던지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장 모 씨 / 의정부교도소 수감 마약사범(뉴스타파에 보낸 편지)
이들은 먼저 목표물인 염 씨에 대한 범죄 첩보를 거짓으로 꾸몄다. 염 씨에게 사람을 한 명 붙인 뒤 그에게서 "염 씨가 '필로폰을 팔 곳이 없느냐'고 연락을 해 왔다"는 허위진술을 받아 냈다. 그리고 장 씨와 최정옥이 돈을 대 염 씨에게 던질 필로폰을 중국에서 조달했다. 그리고 마약이 숨겨진 차량에 염 씨를 끌어들여 체포했다. 현장에서 염 씨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은 노 경위가 맡았다. 
염 씨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소용없었다. 노 경위는 마약 소지 현행범으로 염 씨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도 의심 없이 염 씨를 기소했다. 
이 작전은 노 경위와 장 씨, 최정옥 모두에게 큰 이득을 줬다. 노 경위는 실적을 쌓았고, 장 씨는 염 씨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다. 최정옥은 노 경위로부터 거짓 공적서를 받았고, 1심에선 1년 6개월이었던 형량이 2심에선 1년으로 줄었다. 최정옥의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마약사범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그 성과가 상당한 점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썼다. 경찰과 마약범이 합작한 불법 수사는 그렇게 성공하는 듯 보였다. 

마약범은 검찰과도 거래한다

하지만 이들이 벌인 '삼각 거래'는 곧 덜미가 잡혔다. 검찰이 사건 조작 사실을 눈치챈 것이다. 공교롭게도 사건이 만들어지던 2017년 말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 간의 신경전이 거셀 때였다. 경찰에 수사권을 뺏길 수 없던 검찰이 '경찰 비위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2017년 11월, 검찰은 최정옥을 불러 들였다.(장 씨는 이미 같은 해 8월 출소한 상태였다) 최정옥을 부른 것은 의정부지방검찰청 별관 333호 서 모 검사. 서 검사는 마약·보이스피싱 수사를 전담하고 있었다. 
의정부지방검찰청 소속이던 서 모 검사는 최정옥, 노 모 경위가 기획·조작한 마약 사건을 수사했다. 사진은 이 사건의 또 다른 관련자인 마약사범 장 모 씨의 검찰 출정기록.
그런데 서 검사가 최정옥과 거래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정옥이 노 경위, 장 씨를 잡으려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그 대신 수사상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얘기다. 장 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편지에서 "(서 모) 검사는 현직 경찰관(노 경위)과 나를 잡아주는 조건으로 최정옥을 풀어줬다. 최정옥은 나를 유인해서 검찰에 검거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정옥은 추가 구속 없이 2017년 11월 28일 출소했고, 마약사범 염 씨를 잡아 넣은 '던지기'를 기획한 사건에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기소도 안 됐다. 반면 장 씨와 노 경위는 곧바로 구속됐다. 최정옥과 장 씨를 모두 접견한 적이 있는 류성하 변호사는 "검찰에서 불구속을 해주기도 했고, 최정옥은 자신의 범죄를 감췄다. 장 씨한테 죄를 많이 덮어씌웠다"고 말했다.

검찰이 풀어준 최정옥... "괴물 됐다"

최정옥의 수사 협조로 출발한 검찰 수사는 성공했다. 장 씨와 노 경위, 그리고 이들이 염 씨를 구속하기 위해 동원했던 사람(A씨) 등이 모두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장 씨와 A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위증 혐의, 노 경위는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직권남용체포,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건은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 '경찰이 실적에 눈이 멀어 불법 수사를 저질렀다'는 식의 검찰발 기사였다. 아래 사진은 당시 노 경위 구속 사건을 다룬 언론 보도 중 하나. 
2018년 4월 검찰은 노 경위를 기소한 뒤 '경찰이 실적 욕심에 사건 조작을 했다'는 식의 검찰발 기사를 내보냈다. (출처 : 연합뉴스TV) 
한때 동업자나 다름없던 노 경위, 장 씨 구속에 기여했던 최정옥은 출소 후인 2018년 3월 11일, 해외로 유유히 출국했다. 검찰이 불구속 수사를 하고 기소도 미루던 사이, 사실상 도주의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장 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편지에서 "저는 징역형을 받았는데, 주범인 최정옥은 검사가 아무런 제지도 없이 풀어줬다. 그것으로 인해 지금과 같은 괴물로 변해버렸는데 이것이 팩트가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결국 던지기 사건의 주범인 최정옥의 범죄 사실은 공범들의 판결문에만 허무하게 남았다. 노 경위가 구속된 사건 판결문엔 노 경위와 최정옥, 장 씨가 '던지기를 공모했다'고 명시돼 있었다.
피고인(장 모 씨)은 최정옥의 제안에 따라 중국에 있는 필로폰 공급책으로부터 필로폰을 밀반입하기로 공모했다.. (중략).. 장 씨는 최정옥이 알려준 계좌로 필로폰 대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송금했다.  

던지기 사건 관련 장 모 씨 1심 판결문(2018.6.8)
뉴스타파는 의정부지검과 서 검사에게 최정옥을 구속·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의정부지검은 대검찰청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2019년부터 판사로 일하고 있는 서 전 검사는 '수사를 위해 일부러 최정옥을 불구속 상태로 놔뒀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여러 사정을 고려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서 전 검사는 "던지기 사건 수사 초기엔 교도소 내 떠도는 풍문 외에 뚜렷한 단서가 없었다. 최정옥의 협조 없이는 노 경위의 개입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수사가 실패에 이를 가능성도 컸다. 제보자나 공범의 수사 협조 없이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사건이 존재하고, 부득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서 전 검사는 또 "최정옥이 중국 마약밀수 조직까지 제보하는 등 의지를 보이며 수사에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국외로 도주하는 돌발적인 상황은 상정하기 어려웠다. 이후 형사 입건 및 인터폴 수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검찰도 무고한 피해자'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찰과 손잡고 사건을 조작하고, 검찰이 풀어준 틈을 타 한국을 떠났던 마약범 최정옥. 그가 향한 곳은 중국 길림성이었다. 한국에 수없이 마약을 뿌릴 해외 마약상의 시작이었다. 
* 서 모 전 검사는 뉴스타파 보도가 나간 뒤인 4월 13일 오후 입장을 밝혀 왔다. '최정옥을 일부러 불구속 수사한 것이 아니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불구속했다. 최정옥을 구속·기소하려던 게 당시 수사의 방향이었기 때문에 최정옥이 검찰 수사 도중 도주했다고 해서 검찰이 최정옥을 풀어줬다는 식의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제작진
취재홍주환
촬영이상찬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