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약 201개 전수조사, 점수 32점... 낙제수준
2014년 02월 25일 20시 38분
2012년 대선 캠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박근혜 캠프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했고, 안대희 전 위원장은 정치쇄신 공약을 진두지휘했다.
뉴스타파의 대선 공약 분석 결과 경제민주화 부문은 20% 이행에 그쳤다. 검찰 개혁은 25%, 정치 쇄신 공약 5개 모두 진전이 없었다. 개혁적인 두 인물을 영입해 만들어 낸 핵심 공약의 성적이 평균 이하의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당시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국민 표를 얻기 위한 기만극”이라고 단언했다. 위 연구위원은 “상당수 법안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다 통과한 7개 법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여당 내에서 갈등을 겪다 결국 탈당했다. 안대희 전 위원장도 감사원장 등에 하마평이 오르내렸지만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대선의 얼굴마담으로 기용됐다가 토사구팽 당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들 ‘공약 설계자들’에게 현재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이유와 박근혜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를 듣기 위해 접촉했다. 사무실과 자택 등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측근은 “언론 인터뷰를 안 한지 1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어렵게 통화가 된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1년 평가를 부탁하자 “그런 것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안대희 전 위원장도 뉴스타파 기자가 전화를 걸어 정치쇄신과 국회개혁 공약에 대해서 묻자 “그냥 아무 말도 안 하는 걸로 해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자신들이 공약을 만들고 그 공약으로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공약을 파기한 책임은 져야한다”며 “국민들의 비난을 피하지 말고 용서를 구하면서 설득하는 노력이 정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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