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파도 파도 괴담, 검찰 특활비 오남용의 끝은?

2023년 09월 21일 20시 00분

2023년 9월 14일, 뉴스타파는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뉴스룸을 침탈하는 와중에도, 검찰의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을 폭로하는 프로젝트 <검찰의 금고를 열다>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며 예정대로 그간의 검증 취재의 결과를 공유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검증 보도 첫 번째 시즌에서 뉴스타파는 '기밀을 요하는 수사와 정보 수집'에 쓰여야만 하는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명절 떡값'이나 일부 검사들의 격려금 등으로 오남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고위 검사들의 '특수활동비 돈봉투 만찬'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을 구체적인 정황 등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 시즌 또한 시작과 동시에, 검찰이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기념 사진 인화비에 다름 아닌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사실, 고위 검사들이 퇴임 직전 특수활동비를 몰아쓴 것으로 보이는 기록 등을 토대로 검찰의 세금 부정 사용, 예산 오남용 사례를 추가 폭로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뉴스타파는 폭로를 이어갑니다.

검찰 또 법원 판결 무시... 특수활동비 기록 무더기 '은폐'

이미 여러 차례 보도한 것처럼 대검찰청을 필두로 전국의 검찰청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무시하면서까지 특수활동비 등 예산 자료 가운데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주요 정보를 임의로 삭제한 일명 '먹지 영수증'을 뉴스타파에 내놓았습니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유의 집단 판결 불이행을 검찰이 자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도는 짐작 가능합니다. 오랫동안 감춰왔던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검찰의 판결 불이행과 관련한 더욱 심각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대검찰청이 먹지 영수증처럼 중요 정보를 삭제한 수준을 넘어, 특수활동비 자료 가운데 한 뭉텅이를 통째로 숨긴 채 아예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밀 수사에 쓴다더니... 특수활동비로 휴대전화 요금 냈다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기념 사진 인화비에 특수활동비를 썼다는 뉴스타파의 지난 보도를 두고 대검찰청은 세금 65만 8,400원을 환수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뉴스타파의 보도를 통해 드러난 세금 부정 사용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대검찰청은 특수활동비의 부정 사용은 극히 드문 문제일 뿐이라는 변명을 덧붙였습니다. 검찰의 말, 신뢰할 수 있을까요?
뉴스타파는 10만 장에 이르는 먹지 영수증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중입니다. 이 가운데 검찰이 미처 가리지 못 한 채로 공개한 한두 장, 서너 장의 영수증을 단서로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즉, 뉴스타파가 확인해 폭로하고 있는 검찰의 세금 부정 사용, 예산 오남용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 그 일각의 일각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일각만으로도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 사례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은 특수활동비로 매달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가 결재하고 내가 가져가는' 지청장의 셀프 특수활동비

다음 일각은 일선 검찰청 기관장의 '셀프 수령 특수활동비'입니다. 뉴스타파가 검찰의 특수활동비 예산 자료를 분석해보니, 지청장 등 검찰 기관장은 연말이나, 임기가 끝나는 달에 갑자기 몰아서 수백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가져갔습니다. 이런 식의 세금 집행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싶은데, 기관장 본인이 직접 결재 서류에 서명을 하고 특수활동비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돈에 대한 내부 통제를 이 정도로 하지 않는 조직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기관장이 셀프 수령한 특수활동비는 한 푼도 빠짐 없이 우리가 낸 세금입니다. 검찰이 국민 세금을 어떻게 여기는지, 충격적인 실태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전국 검찰청의 특수활동비 예산 자료... '검찰의 금고를 열다' 특별 페이지 통해 공개

뉴스타파는 대한민국의 가장 막강한 권력 기관인 검찰에 대한 감시·견제의 역할을 그 어떤 언론보다 강력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언론 본연의 비판 기능이 오롯이 가능한 이유는 '독립 언론'이라는 뉴스타파의 대단히 독특한 지위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뉴스타파는 권력의 그 어떤 공세에도 위축되지 않고 검찰에 대한 감시와 견제·비판 기능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검찰의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은 물론, 이를 방조하는 관행, 시스템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헤친 검증 취재의 결과물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언론이 검찰의 세금 부정 사용과 예산 오남용 검증 작업에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전국 검찰청의 특수활동비 예산 자료를 특별 페이지를 통해 공개합니다.
제작진
검찰예산검증 공동취재단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영상취재김기철, 오준식, 정형민, 최형석
CG정동우
편집박서영, 정지성, 김은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데이터김지연, 연다혜, 전기환, 최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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